피스커 두번째 파산의 교훈... 섣부른 제품 출시, 참사 부른다
[테크브리핑] 전기차 제조사 피스커
피스커, 자금 압박 견디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
두번째 파산으로 재기 사실상 불가능
휴메인의 AI핀도 투자유치 홍보 대비 제품 품질 낮아 매각 대상 올라
전기 스포츠카 제조업체 피스커가 7년 만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피스커는 작년 현금 보유고가 감소하자 부실자산 투자자 하이츠 캐피털 매니지먼트로부터 5억 1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피스커는 전기차 열풍이 한창이던 2020년 SPAC와의 합병을 통해 10억 달러를 조달하고 기업가치 29억달러의 평가를 받았는데,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과 합의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구조를 가진 피스커는 전기차 개발과 재고 유지 등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현금을 소진하기 시작했고, 작년 모델 Y 경쟁 모델인 '오션' 배송 및 판매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하게 됐다. 피스커의 파산은 내부 역량과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것이며, 전기차 시장에서의 수요 감소보다는 내부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피스커의 사례는 시장의 탓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로 평가되고 있다. [TheMiilk AI요약 by Goover]
전기 스포츠카 제조업체 피스커가 결국 파산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피스커는 설립한지 7년 만에 파산 보호 신청에 나섰는데요. 지난해 현금 보유고가 줄자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부실자산 투자자 하이츠 캐피털 매니지먼트로부터 5억 10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을 써 왔으나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피스커는 전기차(EV) 열풍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 특수복적 인수회사(SPAC)와의 합병을 통해 10억 달러를 조달하고, 기업가치 29억달러의 평가를 받은 바 있는데요. 애플 아이폰을 조립하는 폭스콘과 합의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듯 했습니다.
전기차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구조를 지닌 피스커는 전기차 개발과 재고 유지 등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서 현금을 소진하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모델 Y 경쟁 모델인 '오션' 배송 및 판매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됐고, EV에 대한 시장 관심마저 줄어들면서 결국 버티지 못하고 파산 보호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시장 탓 아니다... 내부 역량, 기술력 부족이 원인"
피스커에 대한 평가는 어땠을까요?
과연 수요가 급감한 시장의 탓이었을까요? 아니면 내부의 문제였을까요. 실제 전기차 시장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EV 개발업체 중 일렉트릭 라스트 마일 솔루션(Electric Last Mile Solutions), 로즈타운 모터스(Lordstown Motors), 프로테라(Proterra) 등이 폐업하거나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배터리 개발사인 아이오닉 머티리얼(Ionic Materials)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시간 배터리 제조업체 아워넥스트에너지(Our Next Energy)도 지난해 12월 시리즈 C 자금 조달에 실패한 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스커의 사례는 시장보다 내부 문제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피스커는 결함이 있는 제품을 출시하며 사업의 종말을 알리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는데요. "다양한 시장 및 거시경제적 역풍 때문이었다"는 회사측 발표에 "터무니 없는 변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창업자인 헨리 피스커는 2013년에 이미 한번의 파산을 경험했는데요. 2020년 특수목적 인수회사들의 등장으로 매출이 없이도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신생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투자 경쟁이 이뤄지면서 실제 기업의 역량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피스커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매그나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오션 SUV 생산에 나섰지만 크루즈 컨트롤이나 간단한 기능조차 없는 미완성 상태의 차를 만들었습니다. 고객들에게 약속한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무한 업데이트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분기까지 수익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마디로 기술적으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체크가 현금화되지 않거나 신용카드 영수증 등이 분실되거나 송금 기록이 없는 등 회계처리에 대한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판매 방식 역시 테슬라의 직접판매 모델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1만 193대를 생산하고도 고객에게 4929대만 인도할만큼 딜러십과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것도 실패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지난 1월, 2월, 4월, 5월에 미국 고속도로 교통 안전국(NHTSA)이 여러 제동 문제와 주차 모드 전환 불가, 문 열림 문제 등의 결함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가격을 최대 39%, 2만 4000달러나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어려운 시장 상황도 요인이지만, 피스커는 부족함을 인정했어야 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규모 투자유치 성공했던 휴메인 AI핀... 섣부른 제품 출시로 참사
피스커의 사례를 보면서 생각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휴메인입니다. '화면 없는 스마트폰'을 표방한 휴메인(Humane)의 참사도 같은 원인으로 꼽힙니다.
휴메인은 한때 AI웨어러블 유망주로 주목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휴메인이 최대 10억달러(약 1조 3658억 원)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휴메인은 미국 PC제조 및 판매업체인 휴렛팩커드(HP) 등과 매각 협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휴메인은 애플의 디자이너 출신인 임란 초드리와 베사니 본조르노 부부가 2018년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옷깃에 붙여서 사용하는 인공지능(AI) 비서 'AI 핀'을 공개하면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웨어러블"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제품의 품질이었는데요. 스마트폰과 유사한 가격대였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가격은 699달러(약 95만원)였고, 전화번호와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려면 월 24달러를 추가 지불해야 했습니다.
높은 가격에 비해 짧은 배터리 수명, 야외에서 작동하지 않는 레이저 프로젝터 등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는데요. 구독자가 1890만명에 이르는 IT 제품 리뷰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Marques Brownlee)로부터 "지금까지 리뷰한 제품 중 최악"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습니다.
피스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휴메인의 몰락은 시장과 거시환경이 아닌 내부의 문제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고객이 만족할 수 있고,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추지 못한 채 출시를 서두른 것이 독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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