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신생 전기차(EV) 스타트업 회사들이 최근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급변한 거시경제 상황으로 인해 시중의 돈 줄이 마르고 있는데다 '전쟁' 불확실성까지 덮치면서 공급망 혼란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려하게 미 증시에 안착한 후 EV 점유율 1위 "테슬라를 잡겠다"던 호기로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실제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던 EV 스타트업 회사들의 주가는 올해 들어 바닥을 치고 있다. 리비안 주가는 6월 20일 현재 26.24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74% 이상 빠졌다. 고급 전기 픽업트럭과 SUV가 주력 모델인 리비안은 지난해 11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공모 가격은 주당 78달러로 공모가 기준으로 119억달러(14조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지난해 말 주가는 17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럭셔리 EV를 표방하는 루시드 주가 역시 올 들어 6개월간 59%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고점은 55.20달러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한때 고공행진했던 EV 스타트업 회사들은 현금을 소진하고, 생산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서 주가 폭락을 경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공급망 혼란, 코로나19, 반도체 칩 부족, 지정학적 위기, 기술주 매도, 그리고 인플레이션까지 여러 요인들이 신생 EV기업을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EV 신생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미국의 EV 상용 전기차업체 일렉트릭라스트마일솔루션(ELMS)은 최근 델라웨어 지역 파산 법원에 챕터 7 파산 절차를 신청했다. 스팩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EV 기업 중 최초의 파산 신청 사례다. 특수목적 인수회사(SPAC) 상장에 성공한 EV 스타트업 파산에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례가 단순히 개별 기업의 사례가 아니라, EV 스타트업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리비안과 루시드가 (비용 측면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두 회사 모두 파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WSJ도 "이들 기업은 지난해까지 상용차 생산에 나선 적이 없다. 프로토타입을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라며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대항마'로 주목받던 리비안, 루시드 등 주요 EV 스타트업 회사의 현주소와 현재 직면한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