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후정보, 공시에 반영하라"
애플, 세일즈포스, 우버 기후정보 공시 의사 밝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은 기업 내 별도 '기후 보고서' 채택
지난 3월 미국 SEC(증권거래위원회)는 기후 정보 공개 규정을 10년 만에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기업들이 기후 리스크 정보를 숨겨서는 안될 것"이라며 ESG 정보가 비교 가능 해야 하고 일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C는 이미 2010년 기후 리스크 공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지침 내용이 국제 협약이나 각국별 규제 영향을 명시하라는 정도에 그쳤다. 이후 SEC는 기후 관련 공시 규정을 개정한 적이 없었고 이러한 이유로 동일 업계 기업들 간에도 기후 리스크 평가는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모든 투자 전략에 ESG 요소를 반영하기로 한 블랙록 자산운용의 CEO 연례 서한 등 ESG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SEC는 ESG 정보 공시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SEC는 기후정보 공시 관련 규정 중 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공개했고 90일간 공개 의견 수렴 후 이를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SEC가 밝힌 15가지의 수정 사항에는 기후정보 공시를 연례 정기 보고서에 포함 여부, 기후 리스크 정보 계량화 방법 등이 있었다.
기후정보 공시에 대해 가장 빠른 응답을 보낸 것은 애플(티커: APPL)이었다. 애플은 강력한 목소리로 비교 가능한 기준의 기후정보 공시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기후정보 공시 공개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
또 다른 테크 기업인 세일즈포스(티커:CRM) 역시 기후정보 공시에 동참할 것을 내비쳤다. 세일즈포스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손잡고 오랫동안 지속가능성 공개 정책을 추진해왔다. 마크 베니오프(Mark Benioff) 세일즈포스 CEO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비즈니스 리더들, 투자자, 정부가 협력하여 비재무적 공시를 구현하는 방법을 파악해왔다.
우버도 SEC 기후 정보 공시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우버는 이미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차량 100%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티커: MSFT), 알파벳(티커: GOOGL, 구글 모회사)은 법률 소송 부담 등의 이유로 기업 내 별도의 ‘기후 보고서'를 통해 ESG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뜻을 SEC에 밝혔다. 그러면서 “기후 관련 공시는 본질적으로 불확실한 추산과 가정에 의존하기 때문에 기업에 부당한 책임이 가중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