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마켓, NFT.NYC,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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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2.07.01 09:25 PDT
베어마켓, NFT.NYC, 커뮤니티
NFT.NYC 부대행사로 개최된 ‘인투더메타버스(Into The Metaverse)’ (출처 : 더밀크 박원익)

[뷰스레터플러스]
세계 최대 NFT 축제 NFT.NYC는 무엇을 보여줬나
“지금은 빌더 마켓”...1만6000여 참가자 열정 뜨거워
‘크립토 겨울’ 이미 왔다...유동성 위기는 여전
베어마켓 이겨낼 ‘커뮤니티’의 힘...미래 긍정적

“블록체인 회사 NFT(대체불가토큰)팀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게 됐어요.”

“NFT, DAO(탈중앙화자율조직) 론칭을 돕는 회사에 합류할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오늘 레터는 제가 최근 만난 분들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습니다. 각각 나스닥 상장사, 글로벌 유니콘 기업에 다니다가 이직한 사례인데요, 지난 20일~23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NFT 축제 ‘NFT.NYC’에서 이분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를 떠나 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든 것일까요?

412개에 달하는 부대행사(satellite events)를 포함, 일주일가량 진행된 NFT.NYC를 취재하며 제가 느낀 건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이었습니다. 암호화폐 대장주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60%, 고점 대비 70% 이상 하락한 상황에도 인재의 유입이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죠. 자신의 커리어(경력)을 바꾸는 건 단순히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모험입니다. 장기적 비전, 산업 전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NFT.NYC는 무엇을 보여줬나

NFT 프로젝트 두들스(Doodles)가 맨해튼에 오픈한 '더 제네시스 팩토리'. NFT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상의 액세서리를 '발행(minting)'하거나 캐릭터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 등 기념품(merchandise)을 구매할 수 있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NFT.NYC 기간 동안 만난 세계 각국의 VC(벤처캐피털), 아티스트, 창업가, 커뮤니티 빌더, 기업 관계자분들의 시각도 비슷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에서 뉴욕을 방문하신 분들이 뿜어내는 열정과 에너지는 정말 뜨거웠습니다.

맨해튼 루프톱에서 열린 한국인 사전 밋업(meet up)에서는 크립토(Crypto, 암호화폐) 투자회사, NFT 게임, 블록체인 개발사, 음악 NFT,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했고, 한국인 중심으로 브루클린에서 열린 소울 나이트(Soul Night) 행사에서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NFT 예술, AI 음성 NFT 프로젝트 ‘보이스버스(Voiceverse)’, 스니커즈 중심의 패션 NFT ‘하이퍼 스포츠 클럽(Hyper Sports Club)’ 등 다양한 프로젝트의 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이진하 대표가 이끄는 메타버스 플랫폼 스페이셜이 진행한 ‘인투더메타버스(Into The Metaverse)’ 행사에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The Sandbox)의 세바스티앙 보르제(Sebastien Borget) 공동창업자, 구글 출신으로 블루칩 NFT ‘월드오브위민(World of Women, WoW)’의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는 섀넌 스노(Shannon Snow) 같은 쟁쟁한 연사들이 대거 등장해 큰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어느 누구도 NFT 가격, 암호화폐 하락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른 이들이 무슨 프로젝트를 하는지, 어떻게 서로 협업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NFT와 DAO, 블록체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등에 관한 생산적인 대화가 주를 이뤘습니다. NFT.NYC에 모인 307개 스폰서 기업, 1506명의 연사, 1만6000명의 참가자들은 현재 상황을 ‘베어마켓(하락장)’이 아니라 ‘빌더마켓(builders market, 프로젝트 개발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NFT.NYC…한계와 가능성

‘크립토 겨울’ 유동성 위기는 여전

(출처 : GettyImages))

물론 현재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현실 감각을 잃지 않으려면 발은 땅에 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장기적인 관점의 산업 전망이 긍정적일지라도 단기적인 충격파가 크면 대다수 기업과 투자자, 업계 관계자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닷컴버블 당시 거센 폭풍을 이겨낸 구글과 아마존은 빅테크가 됐지만, 99% 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크립토 시장이 NFT 시장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예컨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NFT,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 NFT는 각각 이더리움과 솔라나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습니다. 해당 암호화폐로 NFT가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크립토 시장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30일(현지시각) 현재 코인마켓캡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만9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이더리움 역시 1000달러대에 거래되며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기업도 연쇄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요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보유 자산 가치가 급락, 기존 투자자들의 출금 요청이 쇄도하며 위기가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기반 유명 암호화폐 헤지펀드인 ‘쓰리애로우캐피털(Three Arrows Capital, 3AC)’이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응하지 못해 몰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장 상황은 얼마나 지속될까요? 크립토 시장 상황을 변하게 만들 핵심 변수는 무엇일까요?

👉시장은 지금 ‘청산 주의보’

베어마켓 이겨낼 ‘커뮤니티’의 힘

‘쿨캣(Cool Cats)’이 마련한 NFT 체험존 ‘쿨토피아(Cooltopia)’를 방문한 어린아이가 환하게 웃고 있다 (출처 : Cool Cats twitter 공식 계정)

NFT.NYC 2022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커뮤니티’를 들고 싶습니다.

크립토 시장 상황, NFT 가격과 관계없이 유지될 수 있는 ‘유일한 무엇’임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커뮤니티를 결속하게 만드는 건 NFT 가격 외에도 특정 신념, 미래를 바꿀 사회적 가치, 무한대로 뻗어가는 창의성, 혹은 밈(meme) 같은 단순한 재미일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 발견, 사업 협력 등 다채로운 ‘사건(serendipity)’이 커뮤니티 안에서 일어납니다. 커뮤니티에 인재가 모이면 관련 제품과 기술이 발전하게 되고, 이런 작은 움직임이 이어져 결국 미래가 바뀝니다. 커뮤니티가 중요한 이유는 그 본질이 사람에 있기 때문입니다.

BAYC, 두들스(Doodles), 쿨캣(Cool Cats), 월드오브위민(WOW), 클론X(CloneX) 등 이른바 블루칩 NFT 프로젝트는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NFT.NYC에서 NFT 홀더(holder, 보유자), 커뮤니티가 누릴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소속감, 유대감, 함께 존재한다는 기분, 홀더 간 정보 교류에 집중하는 전략을 보여줬습니다.

모이고 교류하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건 인간의 기본 욕구이기도 합니다. 무리를 짓는 편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수십만 년 동안 DNA에 각인, 쉽게 바뀌지 않는 본성이 됐습니다. NFT와 DAO가 이런 인간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하는 수단이 된다면 그 미래 역시 밝지 않을까요? 메타버스 시대에도 커뮤니티는 존재할 테니까요.

더밀크는 계속해서 현장,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이 시대의 생생한 풍경, 미래 인사이트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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