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레볼루션, 제 2막이 시작됐다
ICO 광풍과 NFT 거품, 그리고 루나 붕괴까지. 이 모든 일들을 현장에서 지켜본바로는 "블록체인 한다"는 말이 언젠가부터 조심스러워졌던 게 사실이다. 사실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적용 방식의 문제였다. 인터넷 초기의 닷컴 버블과 비슷한 패턴이라고 볼 수 있다.하지만 계속 질문을 던져왔다. "블록체인은 정말 끝난 걸까, 아니면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남아 있는 걸까?" 기술자이자 창업가로서 생각하는 선순환 기술이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레퍼런스 케이스를 만들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나 '무정부화' 같은 이상적인 키워드들로 인해 기존 시스템과 충돌을 빚어왔다. 마치 기존 시스템은 구식이고 블록체인 기반은 새로운 레짐이란 혁명적 언사였다. 이 같은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이제는 블록체인을 이상이 아닌 현실의 렌즈로 바라볼 때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자산 토큰화(RWA)라는 분명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블록체인 혁명의 제 2막을 열 키워드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진짜 가치는 탈중앙화 자체가 아니다. 탈중앙화된 장부와 스마트 계약을 활용해 자산 거래의 국경 제한을 넘어서고, 실시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시장이 주목하는 건 더 이상 '코인' 자체가 아니다. 법정화폐부터 채권, 펀드, 부동산, 미술품까지 실제 자산들이 블록체인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인이나 토큰 자체가 목적이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실제 디파이(DeFi, 탈중앙화된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로, 관리자 없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에서만 동작하는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서비스들은 이미 5.6억 명 이상의 활성 유저가 있다. 산업이 성숙해지면서 점차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다.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에 올리려면 디지털 표준화 과정, 즉 토큰화(Tokenization)가 필수다. 토큰화는 실물 자산이 블록체인에 올라오기 위한 전제 조건이며 이 과정을 통해 블록체인 위에 구현된 자산을 우리는 '실물자산토큰(RWA, Real World Asset)'라고 부른다.마치 자산을 기존 금융 시스템에 편입하기 위해 '증권화' 과정을 거치는 것처럼 말이다. 역사적으로도 지난 1920년대 뮤추얼펀드, 1940년대 벤처캐피탈, 1960년대 REITs, 1990년대 ETF처럼, 기존 자산을 새롭게 재구성해 신규 생태계로 전달하며 자본시장은 계속 성장해왔다. 토큰화는 이 연장선상에 있는 새로운 국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