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AI 에이전트와 물리AI 쇼 될 것"... 9대 전망
[CES 전문가 정구민 국민대 교수 전망]
AI 에이전트가 앱을 지운다… 달라지는 소프트웨어의 미래
실험실 밖으로 나온 휴머노이드, 산업 현장에 서다
한국 'AI + 제품 + 서비스' 융합 경쟁력... CES, 전시 넘어 산업 연결로
CES2026의 핵심은 ‘AI 에이전트’와 ‘피지컬 AI’의 진화다.정구민 국민대 교수
미래 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가 인공지능의 진화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2026은 생성형 AI의 열풍을 넘어, AI의 산업 현장 적용과 물리적 구현이 본격화되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설명회’에서 CES 전문가이자 모빌리티 분야 권위자인 정구민 교수(국민대)는 CES2026의 주요 키워드로 '로봇'과 '인공지능'을 꼽았다. 로봇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와 로봇 손, 그리고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대규모언어모델(LLM), 멀티모달, 그리고 피지컬 AI 등 세분화된 기술 트렌드가 미래 산업 지형을 재편할 것이라 전망했다.
정 교수는 "생성형 AI를 넘어 인공지능이 실제 공간과 물리적 환경 속으로 확장되면서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산업 적용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AI의 진화가 일상과 산업 전반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CES2026은 그 변곡점을 보여줄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 스마트폰 이후의 세상… 새 인터페이스 전쟁의 시작
2. AI 에이전트가 앱을 지운다… 달라지는 소프트웨어의 미래
인공지능은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CES2026에서는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폼 팩터의 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구민 교수는 “이제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AI 에이전트가 음성 명령만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특히 안경형 인터페이스의 등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시간 대화나 명령 수행이 가능한 음성 인식 AI 기술을 비롯해, AR·AI 기반의 웨어러블 기기, 실시간 번역이 가능한 스마트 글래스 등 차세대 디바이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 교수는 “애플 역시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이며, 오픈AI도 관련 하드웨어 기업을 인수하는 등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하드웨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가 꼽은 두 번째 키워드는 ‘AI 에이전트의 진화와 앱 시대의 종말’이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수많은 앱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제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작업 단계가 단순화되고 앱 시장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 변화는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의 구조적 전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트렌드 중 하나는 사용자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툴의 확산이다. 콜센터와 고객 서비스를 자동화하는 ‘페르소나 AI’,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스튜디오’, 구글의 ‘버텍스 AI 에이전트 빌더’, 오픈AI의 ‘GPT 빌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교수는 “이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현할 수 있는 시대”라며 “CES 2026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두드러질 것이며, 관련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3. 로봇이 바꾸는 공간의 정의… 진화하는 공간 컴퓨팅
4. 실험실 밖으로 나온 휴머노이드, 산업 현장에 서다
5. 진화하는 로봇 손과 웨어러블
휴머노이드 로봇은 CES2026에서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핵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구민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확산과 함께 공간 컴퓨팅, 공간 융합, 공간 인지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생활 공간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로봇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로봇과 공간의 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는 이미 주요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도입했고, 테슬라도 자체 개발한 로봇 ‘옵티머스’의 소량 생산을 시작했다. 스타트업 피규어(Figure)가 개발한 ‘피규어 02’는 BMW 공장에 실제 투입되며 상용화 가능성을 시험 중이다.
정 교수는 “2025년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시작한 원년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분야는 로봇 손과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 발전이다. 정 교수는 “로봇 손과 피지컬AI 기술이 얼마나 정교하게 도입되고 있는지 CES2026에서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CES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로봇 손가락 의수 개발 기업 ‘만드로’와 CES2025에서 같은 상을 수상한 로봇 의족 개발사 ‘바이오닉M’을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면서 "의수·의족 기술은 물론이고, 의료 보조와 보행 보조를 위한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들도 더욱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로우 코스트 오토메이션(Low Cost Automation)’이라는 개념을 강조하며 “저렴한 센서를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보다 효율적으로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를 구현하는 것이 핵심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 장수 산업의 핵심 키워드, GLP-1과 ‘비침습 혈당 측정
7. AI 기술을 이용한 제론테크... 진화하는 에이지테크
정구민 교수는 "CES2026에서도 GLP-1 계열 약물과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라이릴리의 GLP-1 기반 약품이 한국에 출시될 예정인데, 단순히 체중 감량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혈당 조절을 통해 장수에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GLP-1 연구는 당뇨나 비만치료를 넘어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염, 심근경색, 치매나 암 등 성인병을 줄이는데 영향을 주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정 교수는 "CES2025 당시 CTA 측에서도 'GLP-1 기술이 AI보다 경제에 더 큰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관련 기술의 발전이 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에 대해서도 그는 "연속적인 혈당 측정을 비침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며, 웨어러블 기반의 지속적 모니터링 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교수는 에이지테크와 제론테크 역시 CES2026에서 주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 사회에서 시각, 청각, 건강관리, 식생활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고령층 삶을 바꾸어 나갈지가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며, "AI 기반 예방 의료, 라이프케어 보조기술,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 꿈의 기술, 양자컴퓨팅… 상용화는 아직 ‘진행 중’
9. CES가 주목한 AI 푸드테크… K푸드와 글로벌 시너지
양자컴퓨팅도 핵심 키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과 투자 성과가 잇따르며 새로운 기술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논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아이온큐(IonQ)는 포획 이온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로 99.99% 이상의 연산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주장한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WS, 엔비디아(NVIDIA) 등과 전략적 협업을 진행 중이며 신약 개발 속도를 2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최근 84큐비트 성능을 갖춘 앤카-3(Ankaa-3) 시스템을 공개하고, 4~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CEO가 공식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양자 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 SDT는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 '큐레카(Qureca)'를 출시, 국내 최초 상용 양자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상용화 시점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5~10년 이내 상용화를 점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20년 이상도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푸드테크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한국은 K-푸드와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푸드테크 산업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식품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빙그레의 '돼지바'가 인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수출 성공 사례로 주목받았다. K-드라마의 인기에 따른 ‘먹방’ 콘텐츠 확산과 맞물려,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기술 기반 식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AI 기반 조리 자동화 기술은 푸드테크의 차세대 트렌드로 CES2026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휴게소 자동 조리 로봇과 같은 실용적 로봇 솔루션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조리 효율성과 고객 맞춤형 식단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구민 교수는 "푸드테크는 단순히 식문화를 넘어서, AI 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식량 문제와 고령화 사회의 영양 솔루션까지 연결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진단했다.
더밀크의 시각: CES는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
AI의 급성장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결합은 스마트폰 이후 가장 근본적인 산업 변화를 예고한다. CES2026은 이러한 전환의 분기점이자, 각국 산업 전략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CES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 중이다. 중국은 모빌리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 기반의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미국은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양자컴퓨팅 등 알고리즘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정구민 교수는 이를 “중국의 물리력 대 미국의 알고리즘 전쟁”이라 표현하며, 기술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강대국들의 기술, 산업 패권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떻게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까. CES 2025의 혁신상 수상 결과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AI 분야에서만 28개 기업이 수상, 51%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혁신상 수상 수에서 글로벌 최상위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기술력보다 ‘AI + 제품 + 서비스’ 융합 설계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준 결과다. 정 교수는 "우리에게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이젠 전시를 넘어 산업 연결로 나아가야 한다"며, 산업형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CES를 더 이상 단순한 '트렌드 쇼'로 여겨선 안 된다. CES는 산업의 방향타이며, 글로벌 경쟁의 바로미터로 봐야 한다. 글로벌 대전환의 물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기술적 독립성과 응용 역량을 확보하는가에 따라 산업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CES 2026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당신의 산업은 얼마나 AI 에이전트화되어 있는가? 피지컬 AI와 공간지능에 대비했는가? 그리고 ‘시간의 압축’ 속 기회를 포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