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해서 망할 뻔한 회사, 길리어드...10년 정체 깨고 부활한다
[투자노트] 길리어드 사이언스, 10년의 침묵에서 깨어나다
‘혁신의 역설’ 끝낸 길리어드…10년 정체 깨고 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실적·모멘텀·평가까지 3박자 갖춘 길리어드, 왜 지금 주목받나?
"너무 잘해서 망할 뻔한 회사"...길리어드 패러독스의 틀을 깨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GILD)가 2015년 이후 장기 부진을 끝내고 사업 구조 재편에 따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길리어드는 한때 혁명적인 C형 간염 치료제로 짧은 호황을 누렸지만 지속 가능성 부재로 10년간 주가가 정체됐다. 하지만 최근 HIV 치료제와 종양학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길리어드는 2015년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 출시로 주당 122달러가 넘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시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항바이러스 치료제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치료 효과가 워낙 뛰어나 환자들이 지속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이른바 길리어드의 패러독스라는 용어가 만들어진 계기다. 여기에 약 9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가 논란이 겹치며 주가는 10년 간의 장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24년 이후 길리어드의 사업 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다. 간질환 관련 매출 비중은 10%로 축소된 반면, HIV 치료제가 전체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종양학 부문 매출은 2020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일련의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한 다각화 결과다.
최근 2분기 실적에서 이러한 변화의 성과가 드러났다. 길리어드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고 경영진은 HIV 부문의 매출 증가를 자신했다. 트루이스트증권의 애널리스트 애스티카 구니워드니는 "최근 출시된 HIV 치료제 예즈투고의 수요 선행지표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108달러에서 127달러로 올렸다. 또한 그는 길리어드가 경쟁자와 비교 불가한 업계 최고 수준의 HIV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양학 부문도 회복세다. 항체-약물 결합체 트로델비는 2분기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CAR-T 세포치료제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구니워드니는 아르셀엑스와 공동 개발 중인 아니토셀이 출시되면 다발성 골수종 치료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CAR-T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