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인가 전환점인가: 엔비디아 실적이 보여준 AI 사이클의 진실
엔비디아가 다시 벼랑 끝에 서 있던 시장을 구해냈다. 19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표면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3분기 실적을 보고했다. 매출은 5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62%의 증가를 보고했고 순이익은 319억 달러로 65%의 성장세로 월가의 모든 예상을 웃돌았다. 특히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4분기 가이던스도 650억 달러의 매출 전망으로 시장의 예상치였던 621억 달러를 약 30억 가까이 웃돌았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했고 아시아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젠슨 황 CEO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그는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AI의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AI 는 이제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은 남아있다. 막대한 부채를 끌어쓰고 있는 AI 투자가 과연 수익성으로 이어질까? 엔비디아의 실적은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보여주고 있지만 AI 생태계 전반에 걸친 의구심을 떨쳐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말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이 수요가 '진짜'인지 아니면 공급자가 자금을 댄 '인위적' 수요인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둘째, 중국이라는 세계 2위 시장이 사실상 폐쇄된 상황에서 중동의 개방만으로 성장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까? 셋째, 하이퍼스케일 고객사들이 자체 칩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AI 버블' 논란을 일시적으로 해소했다. 하지만 수면 아래의 내용을 살펴보면 구조적으로 투자자가 질문해야 되는 내용들은 오히려 더 선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