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재들은 왜 '털사(Tulsa)'로 향하나?
IBM 제품 관리자인 제이슨 매튜는 샌프란시스코와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기술 허브 지역에서 거주해왔다. 그러나 그는 최근 텍사스 옆에 있는 오클라호마주 털사로 이주했다. 메타 플랫폼에서 일하는 데이비드 고라 역시 최근 털사로 이주한 사람 중 한 명이다. 고라는 그간 메타 플랫폼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지역에 거주해왔다. 캘리포니아 이외의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오클라호마주 털사는 어떤 도시일까. 아칸소 강을 낀 이 도시는 오클라호마 시티에 이어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오클라호마는 1920년대 유전이 발견되면서 '세계 오일 수도'라고 불렸고, 석유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경험했다. 주유소 체인인 퀵트립의 본사가 털사에 있다. '블랙 월스트리트'라고 불릴 정도로 흑인 커뮤니티가 경제적 부를 거머쥐었던 털사는 1921년 이에 반발한 백인들로 시작된 '털사 인종 폭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영화 미나리의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파 앤드 어웨이', 'OK 목장의 결투' 등의 배경지 역시 오클라호마다. 서부 개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파 앤드 어웨이'를 보면 개척자들이 말을 타고 깃발을 꽂는 장면이 나온다. 누구나 빨리 깃발만 꽂으면 땅을 가질 수 있었던 1800년대 후반의 랜드러시를 그린 것이다. 오클라호마대학의 모든 운동팀의 이름이 '수너스(Sooners)'인 배경이 여기에 있다. 실리콘밸리의 인재들이 테크 트렌드와는 다소 동떨어진 것 같이 보이는 'OK 목장'으로 잇따라 이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