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커피 : 어떻게 '감동과 경험'을 플랫폼으로 만드는가?
경험의 시대(The Age of Experience). 디지털 플랫폼 기술이 전 산업은 물론, 삶에도 영향을 주면서 많은 경영학자들이 서비스(제품)을 차별화할 수는 비결로 '경험' 그리고 '고객 감동'을 꼽는다. 복제가 가능한 서비스는 온라인에 있으니 '경험'을 주고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어야 가치있는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 것을 가장 잘 실천한 회사가 '에어비앤비'일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플랫폼을 통해 경험을 팔았기 때문에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험' 자체를 플랫폼으로 끌어 올리긴 쉽지 않다. 고객 한명 한명에게 감동을 주면서 놀라운 경험을 준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그런데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감동의 경험을 성공리에 플랫폼의 레벨로 끌어올리고 있는 사례가 있다. 바로 필즈커피(Philz coffee)다. 누구나 캘리포니아에 간다면 마셔봐야 한다는 필즈커피. 특히 민트 모히토 라떼는 라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꼭 한번 마신다는 음료다. 라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는 다른 커피숍에도 있지만, 민트 모히토 라떼는 필즈커피에서만 팔기 때문이다. 필즈커피는 3세대 커피 문화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커피 문화의 발전은 3단계(Wave)로 나뉜다. 제1의 물결(The First Wave)은 차(tea)에서 커피로 전환되며 맥스웰하우스와 같이 상품화된 커피가 자리 잡고 대량 소비가 일어난 때를 말한다. 제2의 물결은 커피 문화가 사람들의 일상이 돼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숍 문화가 발전하고 전 세계적으로 커피숍이 주류가 시작된 시기다. 제3의 물결은 커피 품질에 더 중점을 두며 바리스타가 풍미, 원두 원산지, 가공 과정 등을 알아 고객의 요구에 맞춤화된 핸드 크래프트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다. 필즈커피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바리스타는 바로 신선한 원두를 갈아 필터를 사용해 한 방울씩 정성껏 내린다. 음료가 완성되면, 고객의 기호에 맞게 만들어진 커피가 완벽한지 한 모금 마셔보라고 한다. 불만족스러우면 다시 내려주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으로 커피의 제 3의 물결을 선도하고 있다. 3세대 커피 문화를 대변하던 '블루 보틀'은 글로벌 커피 기업 네슬레에 팔렸다. 블루 보틀은 네슬레에 인수된 이후 전세계로 지점을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 피츠커피와 같이 미 서부의 작은 매장에서 시작했다가 전세계로 퍼진 프랜차이즈의 또 다른 이름처럼 됐다. 하지만 필즈커피는 '사람과 개인화'라는 핵심 가치를 지키며 성장하고 있다다. 위닝 더 다운턴 팟캐스트에 출연한 제이콥 제이버(Jacob Jaber) 필즈커피 공동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는 “필즈커피는 커피숍보다는 바(bar) 같다”며 “고객 이름을 부르면 고객이 와서 커피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바리스타와 함께 커피를 만들어간다"라고 강조했다. 필즈커피가 제시하는 '경험경제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