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에 이어 WSJ 까지 팬데믹과 비교..."2020년 2월도 사상 최고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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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6.04.25 19:53 PDT
NYT에 이어 WSJ 까지 팬데믹과 비교..."2020년 2월도 사상 최고치였다"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S&P 최고가 돌파와 유가 106달러의 모순… 월가는 '집단 최면'중?
"카타르 인프라 복구에 수년"… 주가는 사상 최고인데 에너지 공급망은 '심정지'
“폭락은 예고 없이, 서서히 온다” 월가가 놓친 ‘보이지 않는 침식’의 공포
‘유령 합의’: 장관은 사인하고, 군대는 기뢰를 깐다...통제 불능의 이란

📌 더밀크의 AI 핵심 브리핑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공급망 손상은 이제 막 실물경제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까지 2020년 2월 코로나 초기처럼 공급 측 충격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음을 발산하고 있다.

S&P 최고가 돌파와 유가 106달러의 모순… 월가는 '집단 최면'중?

4월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월가는 코로나 사태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가?'라는 뉴스레터를 구독자에게 발송했다. 요지는 간단했다. 이란 전쟁의 충격이 뻔히 눈앞에 보이고 있는 상황임에도 주식시장의 사상 최고가 행진이 마치 팬데믹 직전인 2월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날인 24일, S&P500은 7161의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의 상승세는 더 놀랍다. 무려 18거래일 연속 반도체 지수 상승이라는 대기록을 썼고, 인텔(INTC)은 2000년 닷컴버블 고점을 25년 만에 처음으로 돌파했다.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리스크 온(Risk On) 국면이다.

겉으로 드러난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촉매는 다양하다. 이란과의 협상 재개 기대, 파월 수사 종결,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그리고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연장까지.

모든 촉매가 투자자들에게 위험자산을 사라고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국제유가는 장중 배럴당 106달러를 찍었고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평균 4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경제의 80%를 책임지고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49.8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팬데믹,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보다 낮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스펜서 제이컵은 이 괴리를 이렇게 지적했다.

"2020년 2월 말, 코로나가 통제할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지금 우리는 알고있다. 당시 투자 전략가들은 안락의자에 앉아 역학조사관 역할을 하며 사례 수를 업데이트하고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셧다운되는 것은 그들의 기본 시나리오에 없었다. 그리고 주가는 2월 19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정확하게 한 달 뒤 S&P500은 34% 폭락했다.

"카타르 인프라 복구에 수년"… 주가는 사상 최고인데 에너지 공급망은 '심정지'

주식시장은 일반적으로 경제의 '선행지표'라는 인식이 있다. 경기침체를 수개월 앞서 예측하고 회복도 먼저 신호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선행지표라는 명제는 수요 기반의 충격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르무즈 봉쇄는 수요 측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아니다.

전 세계 석유·LNG·헬륨·알루미늄·비료·석유화학 원료 공급의 20%가 동시에 차단되는 공급 측 구조 충격에 가깝다. 월가가 가장 처리하기 어려워하는 범주에 속한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이 정도 수준의 공급 충격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점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조시 마틴은 "주식시장이 해협이 여전히 닫혀 있다는 사실을 완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라고 지적했다.

월가는 무엇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미국 소비자는 주유소 가격을 걱정하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해 "사라진 10억 배럴의 석유"는 팬데믹 초기 당시 우한에서 집게된 환자 수처럼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고 해상에 떠 있는 재고부터 이란의 자체 선적이 충격을 완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완충재는 곧 소모된다. 바닥이 드러나는 순간 항공유부터 석유화학, LNG 시장이 차례로 마비되고 정상화에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LNG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카타르 인프라 손상으로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유가 선물은 현실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협상 기대 소식이 나오때마다 강세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되면서 원유 선물 가격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폭락은 예고 없이, 서서히 온다” 월가가 놓친 ‘보이지 않는 침식’의 공포

주식시장은 사실상 이란 전쟁을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하고 있다. 단기 급락 후, 이를 급격히 만회하는 회복 장세. 하지만 지금 사태는 '이벤트'가 아니라 '프로세스'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공급망의 손상은 '선형적'으로 누적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충격이 기하급수적으로 표면화되는 것이다. 현실을 보자. 카타르의 라스 라판 LNG 시설은 17%가 오프라인 상태이고 UAE의 하브샨 가스 처리 시설은 중단됐다.

걸프 산유국들은 더 이상 추가로 저장할 공간이 남아있지 않아 3월 하루 750만 배럴, 4월 910만 배럴씩 생산을 감축하고 있다. 수요 탄력성이 둔화된 상황에서 공급망의 물리적 손실이 한 층씩 누적되어 쌓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누적되고 있는 이 충격이 기업 실적에 도달하는 데에는 시차가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파동은 최근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듯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70% 이상인 아시아 국가에서 시작된다. 두 번째 파동은 산업용 가스 가격의 급등에 노출된 유럽으로 전이되고 마지막 세 번째 파동은 결국 미국 기업들의 매출 원가 구조에서 가시화된다.

실제 미국 S&P500 기업들의 40%가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다. 아시아와 유럽이 받는 충격은 결국 미국 기업으로 돌아오는 구조다.

물론 현재 상황을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당시만큼 충격의 크기가 급격하지도 크지도 않다. 하지만 제이컵이 지적한대로 충격의 절대 크기가 당시보다 작다는 것이 시장이 이미 적절한 가격에 그 충격을 모두 반영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누적될수록 점진적으로 커지는 충격이 월가가 가장 놓치기 쉬운 패턴이다. 급격한 충격은 위험 경고 시그널을 발동하지만 완만한 구조적 침식은 아무런 경보도 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유령 합의’: 장관은 사인하고, 군대는 기뢰를 깐다...통제 불능의 이란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시장이 기대고 있는 이란과의 평화 협상 내러티브는 현실과 심각한 수준의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백악관은 쿠슈너와 위트코프가 2차 협상을 위한 이슬라바마드행을 발표했지만 이는 현실을 가리려는 연막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는 내러티브를 선점했고 언론은 이를 평화 진전의 신호로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조여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해협에는 들어가는 것도, 나가는 것도 없다"며 협상 테이블 세팅과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발산했다. 트럼프 역시 트루스소셜에 "해협은 이란이 거래를 할 때까지 봉인된다"며 "해협에 기뢰를 부설하는 선박은 무조건 격침"을 명령했다.

근본적으로 이란 스스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점도 이번 협상의 가장 큰 허들로 지목된다. 가장 심각한 점은 이란 내부의 합의 구축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사실이다.

4월 17일(현지시각) 이란의 아락치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발표했지만 국내 강경파의 반발로 다음 날 번복한 사건은 이란 내부에서 협상 결과를 이행할 확실한 권한을 지닌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을 합의하더라도 이란의 혁명수비대와 초강경 보수파인 파이다리 전선이 거부하면 무효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글로벌 경제의 목줄은 더 조여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충격이 고착화되면 특히 미 연준의 정책 여력은 급격히 축소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이미 3.58%로 상승했고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예측 모델은 4월 들어 가파른 상승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만일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국면을 "전통적인 수요 둔화형 침체가 아닌 에너지 가격 주도의 인플레이션 쇼크"라 규정했다. 수요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의 문제라는 의미다.

파월 연준 의장의 수사 종결은 '연준의 정상화'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케빈 워시 의장의 인준 경로를 여는 사건이기도 하다. 만약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고착되는 국면에서 연준이 조기 금리인하 체제로 돌입한다면 시장은 이를 사실상 '인플레이션 통제를 포기한 연준'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의 리더십 부재를 이유로 협상 약속을 취소한 트럼프 대통령. (출처 : 트럼프 트루스소셜)

더밀크의 시각: 시장은 'V자 반등', 현실은 'L자형 늪'이다

4월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를 포함한 외신은 일제히 트럼프가 이란과의 협상을 위한 파키스탄 일정을 취소했음을 보도했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 내부에 엄청난 혼란이 있다"며 "그들 스스로도 누가 책임자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마지막 발언은 현재 국면에서 누가 더 합의를 간절히 원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대화를 원한다면 전화만 하라!"

금융시장은 평화합의 기대에 젖어있다. 하지만 실제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것 뿐이다. 가장 큰 균열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독립기념일(4월 22일, 현지시각)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휴전 협정에 파열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닫혀 있다는 사실이다.

제이컵이 지적한대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어 해협이 다시 열린다 해도 공급 측면에서 시장 정상화에는 최소 6개월, LNG의 경우 수 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주요 경제권으로의 고통 파동은 이미 시작됐다. 팬데믹의 경우 소비 수요가 급격하게 붕괴되면서 금융시장이 이를 가격에 빠르게 반영했다. 하지만 지금은 공급망의 구조적 손상이 충격을 누적하며 선형적으로 하지만 마지막에는 기하급수적으로 파급 효과를 주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구조의 충격은 결국 공급에서의 파동이 수요로 넘어올때쯤이면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연준은 금리인하를 통해 수요는 촉진할 수 있지만 공급망의 손실은 통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까지 미국의 주요 유력 매체들이 이번 위기를 '코로나 팬데믹' 충격 직전과 비교하며 일제히 경고음을 울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이라는 늪에 빠졌고 시장은 이 의미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의 포트폴리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천히 다가오는 쓰나미와 같은 충격에 대비가 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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