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금 5000달러 전망...달러 신뢰붕괴에 '킹골드'의 시대 왔다
달러 중심의 금융질서에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폭풍의 중심에는 미국 달러 표시 부채가 있다. 미국 30년 국채 수익률이 5% 근처까지 치솟고 10년물도 4.3%대를 기록하며 2022년 인플레이션 정점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믿음이 점점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시기 금 가격은 온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들어 35% 이상 급등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전후 금융질서의 근본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계속된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국채가 더 이상 '무위험 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의 확산에 있다. 연간 재정적자가 2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국채 발행이 급증했지만 전통적 매입국인 일본과 중국은 구매를 줄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달러를 대폭 줄이고 금으로 갈아탄지 오래다. 이로 인해 국채 입찰이 부진을 보이면서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더 심각한 문제는 시장 심리의 변화다. 과거 위기 때마다 자금이 몰려들던 미국 국채를 이제 투자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 부채 확대와 재정 규율 약화에 대한 우려가 채권 금리를 끌어올리는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위험 자산은 팔고 안전 자산은 사라'는 투자 원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현재 달러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연준의 독립성 문제다. 중앙은행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개입 시도가 달러 신뢰도를 직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인사 해임 가능성을 공개 언급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연준 금리 결정에 대한 의회 감시를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시장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금리 인하나 인상의 문제가 아니다. 통화정책이 경제 데이터가 아닌 정치적 고려에 좌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연준의 결정을 예측하기 어려워지면 달러 기반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시장이 달러를 대신해 선택한 것은 금이다. 실제로 달러 인덱스는 금 대비 지난 5년 동안 무려 50%의 가치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