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테크5’ 직원 15년 만에 첫 감소... 고용 한계 도달했나?
반기 기준 직원 수 3% 줄어… 비중 70% 아마존 영향
온라인 광고 부문 침체 여파… 알파벳·메타도 감소
보수적 운영·자동화·AI 영향… “채용 억제 지속될 것”
미국 대형 기술 기업 직원 수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5대 빅테크의 고용 흡수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각) 일본경제신문(日本経済新聞, Nikkei)에 따르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아마존닷컴, 메타 다섯 개 기업의 직원 수를 반기별로 추적 집계한 결과 최초로 직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기 기준 직원 수 3% 줄어… 비중 70% 아마존 영향
2023년 6월 기준 5대 빅테크에 종사하는 총직원 수는 209만9200명으로 2022년 6월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5대 빅테크 직원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건 15년 만의 일이다. 직원 수가 최고치에 도달했던 22년 12월과 비교하면 약 10만3000명 급감한 수치다.
특히 5대 빅테크 전체 직원 수의 70%를 차지하는 아마존의 직원 감소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올해 1월 초 1만8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밝혔고, 3월에 9000명, 4월에는 게임 부문에서 100명 이상의 추가 해고를 실시했다. 누적으로 2만7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진행한 것이다.
물류 시설 분야에서의 추가 채용도 억제하면서 2023년 6월 기준 직원 수(146만1000명)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이와 관련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급격한 채용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렸던 전자상거래(ecommerce),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부문이 2022년 대비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란 평가다.
온라인 광고 부문 침체 여파… 알파벳·메타도 감소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개인 소비 둔화로 온라인 광고 시장이 흔들리며 관련 기업들의 해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고 매출 비중이 큰 메타의 올해 6월 기준 직원 수는 약 7만14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2년 12월과 비교할 때 17% 급감했다. 줄어든 직원 숫자는 아마존보다 적었지만, 감소 비율은 메타가 더 컸다. 세계 최대 온라인 광고 업체인 알파벳 역시 같은 기간 직원 수 18만1700명을 기록,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대 빅테크 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직원 수를 유지한 기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월 1만 명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으나 6월 기준 직원 수가 1년 전과 같은 22만1000명으로 유지됐다. 감원한 만큼 고용이 이뤄진 셈이다.
시가총액 1위 빅테크 애플은 2022년 9월 이후 직원 수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해고 현황 정보 제공 사이트 ‘Layoffs.fyi’에 따르면, 전 세계 기술업계의 감원 규모는 올해 1분기(16만7000명) 대비 2분기(4만6000명)에 감소했다. 2분기 들어 구조조정 칼바람이 잦아든 셈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테크업계에서 해고된 인원은 총 22만7591명으로 집계됐다.
보수적 운영·자동화·AI 영향… “채용 억제 지속될 것”
전문가들은 감원 규모가 줄었더라도 미국 빅테크 기업의 채용 억제 추세는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금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자동화 및 AI 기술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CNN, 더버지 등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5월 미국 애플 스토어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최저 시급을 20달러에서 22달러로 인상했다. 아마존 역시 작년 10월 미국 내 물류시설에서 일하는 직원의 평균 임금을 약 6% 인상한 바 있다.
생성 AI 기술의 발전으로 일부 화이트칼라 일자리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로봇 기반 자동화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아마존이 물류 창고 등에서 로봇을 이용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9년 이후 보스턴에 아마존 로보틱스를 확장, 로봇을 이용한 물류 자동화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사옥 확장 등 인력 확충과 관련한 시설 투자에는 신중을 기하는 모양새다. 아마존의 경우 미국 동부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에 건설 중인 제2본사 일부 구획의 착공을 연기했고, 구글도 올해 말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착공할 예정이었던 신사옥 건설 프로젝트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