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위기, 한상경제권으로 돌파"... 한인비즈니스대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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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5.04.18 00:51 PDT
"상호관세 위기, 한상경제권으로 돌파"... 한인비즈니스대회 개막
17일(현지시간) 개막한 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애틀랜타 = 권순우 기자)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트럼프 핵심 켈리 레플러 미 중소기업청장 "지금이 미 투자 최적기"
트럼프 행정부 관세 강화 속 한국 기업들, 한상서 '미국 진출' 본격화"

저는 기아자동차 소유주입니다. 이 훌륭한 차가 미국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켈리 레플러 미국중소기업청장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켈리 레플러 미국 중소기업청(SBA) 청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핀테크 기업 바크(Bakkt)의 창업자이자 CEO 출신인 레플러 청장은 전 조지아주 연방상원의원을 지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정책을 시행한 직후,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오늘은 즐거운 날이자 해방의 날”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레플러 청장은 이날 연설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pro-growth) 정책 기조를 전폭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지난달에만 22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에너지, 인프라, 기술,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6조 달러가 넘는 신규 투자가 유치됐다”며 “이 같은 회복은 우연이 아닌, 정책적 결단이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감세 영구화 추진, 과도한 규제 철폐, 에너지 산업 활성화, 국경 보안 강화,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단호한 대응은 모두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그 결과 미국 제조업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지역 공동체가 경제 회복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경제 협력에 대해서도 그는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 레플러 청장은 “SBA는 미국과 한국 기업 간 국경을 초월한 투자 및 파트너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70년 넘게 이어져온 양국의 경제 동맹은 공정성과 투명성, 상호 번영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그룹, 기아, 현대, 큐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기업들이 최근 5년간 조지아주에만 수만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공정 무역 확대, 장기적이고 투명한 한미 협력은 앞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함께 지속 가능한 번영의 미래를 설계할 최적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켈리 레플러 미 중소기업청장이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출처 : 애틀랜타= 권순우 기자 )

트럼프 행정부 관세 강화 속 한국 기업들, 한상서 '미국 진출' 본격화"

17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세계한상대회는 전 세계 한상(한인 상공인)들과 한국 기업, 정부, 유관 단체 등이 한자리에 모여 교역 확대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다. 대회는 지난 2023년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린 제21차 대회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미국에서 열리게 됐다.

특히 이번 한상대회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 한인 사회의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떠오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려 더욱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과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많은 기업인들과 참관객들은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 진출이 필수”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람회 현장에서는 ‘코리아 투 글로벌(Korea to Global)’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다. 참가 기업들은 미국 내 유통망 확보와 거래처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주방용품 해외 수출 전문 기업 가온통상은 한국식 바비큐 식당을 위한 후드 기술을 선보였다. 손효원 본부장은 “이미 미국 내 여러 요식업체에 제품을 납품 중”이라며 “첫날부터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미국 내 새로운 매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자 기대를 갖고 참가했다”고 전했다.

칼로리를 낮춘 떡볶이를 소개하고 있는 참가기업.
한상대회에서 가장 인기를 끈 라면부스 (출처 : 애틀랜타= 권순우 기자)

K-컬처의 일환으로 한국 음식 문화를 미 현지인들에게 알리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라면 조리 기기, 커피 젤리와 특제 소스를 곁들인 떡볶이, 수제 맥주 등 다양한 먹거리들이 현장에서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참가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미국 현지 시장에 소개하고, 유통 채널 확대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현장 관계자는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화 이후, 미국 진출에 대한 기업들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한미 정부 간(G2G), 정부-산업 간(B2G) 협력 포럼과 공공조달 포럼이 도입돼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시대를 대응하는 하나의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철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장은 “처음 신설된 이 포럼은 한국의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한상 기업인들이 미국의 연방·주·지방정부 관계자들, 상공회의소, 주요 경제기관 등과 직접 만나 투자 촉진, 통상 진출, 제도 협력, 공공조달 시장 진입 전략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된장만들기 행사에 참가한 애틀랜타 한인 교민들.
한상대회에 소개된 충주 소재 수제맥주. (출처 : 애틀랜타= 권순우 기자 )

'한상 경제권으로의 도약' 슬로건 아래 400여개 업체 부스 참가

이번 대회 기업 전시회에는 경기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 도 소재 기업들과 부산시, 인천시, 성남시, 대구시 등 17개 지지방자치단체 산하 기업을 포함한 400여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했다.

기업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바이오 기반 뷰티 제품부터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지역별 전통 식음료를 현대화한 먹거리, 그리고 신소재 건설장비까지 다양한 범주의 제품들이 미국 참관객과 한상들에게 기술력을 뽐냈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이 개회 선언을 했다. 이 청장은 "이번 대회는 '한상경제권으로의 도약'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가 한상경제권으로 도약하는 매우 기념비적인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회장을 맡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우리 기업인들이 전 세계로 경제영토를 넓혀서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 협력사들 뿐 아니라 이제 미국에서 10억 불 이상 투자가 가능한 중소, 중견 기업들도 많아졌다"면서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신뢰를 기반으로 중남미나 유럽 등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회식에는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한덕수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대행의 축사를 대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성 김 사장이 한국 기업을 대표해 참가했고, 서상표 주애틀랜타 대한민국 총영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 네이선 딜 전 조지아 주지사 등 대회가 치러진 조지아주 인사들도 자리했다.

한상대회 박람회장 전경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뷰티업체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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