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세금 폭탄... 그런데 미국인들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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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8.13 07:37 PDT
엔비디아에 세금 폭탄... 그런데 미국인들은 웃는다?
(출처 : Grok, 백악관 유튜브 캡처 / 편집: 더밀크)

[위클리AI브리핑] 2025년 8월 06일~8월 12일: 무역 전쟁 생존법
🗣️젠슨 황 엔비디아 CEO: 中 수출 재개
🍏팀 쿡 애플 CEO: 치밀한 공급망 재편
🐎한국은? 특화 AI가 경쟁력: 트웰브랩스
💡인사이트: 우리 회사 AX 실행 어떻게?
➕더밀크가 주목한 뉴스

안녕하세요, 더밀크 구독자 여러분을 위한 AI 포커스 뉴스레터 박원익의 AI인사이트입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벌였습니다. 중국에 H20 AI 칩 수출을 허가해달라는 것. 그는 중국에 AI 칩 수출을 통제하는 것이 중국의 자립력을 키워, 슈퍼파워를 오히려 키워주는 것이라고 설득했죠.
3일 뒤 미국 정부는 중국의 H20 AI 칩 구매를 허용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를 “수개월간 워싱턴과 베이징을 오가며 벌인 황 CEO의 물밑 협상이 마침내 결실을 본 순간”이라고 전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은 놀라운 결정을 내립니다. 지난 6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트럼프가 ‘수출 허가의 대가로 칩 매출의 20%를 정부에 지급하라’는 새로운 조건이 등장한 것입니다. 

충격적인 아이디어입니다. 수출한 제품 매출의 20%를 세금으로 내라는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젠슨 황 CEO는 중요한 시장에 장기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고 결국 15%라는 조정안을 제시, 미국 정부의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매출 일부를 사실상 세금처럼 내야 하는 전례 없던 조치입니다. 

이 조치에 대해 “트럼프의 또 다른 폭거(?)”라고 비웃는 평론가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웃을 일이 결코 아닙니다. 

세계 최초(?)의 AI Tax(세금)이 등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中 수출 재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신년 행사에서 동북 민속 복장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 (출처 : Andy Wilkerson X 캡처)

팩트 요약: 엔비디아의 고육지책… 판로는 열었다

1. WSJ의 집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연방 로비 지출 내역은 2025년 6월 기준 156만달러(약 21억6200만원)로 전년(64만달러, 약 8.8억원)의 2배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2. 여기에 중국 매출의 15%라는 추가 비용이 더해졌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엔비디아가 올해 중국용 AI 반도체 ‘H20’로 약 230억달러(약 31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 경우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로부터 약 34억5000만달러(4조7800억원)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왜 중요한가: 

특정 물품을 수입할 때 관세를 매겨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에 사실상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강화된 미국의 수출 통제가 ‘AI 세금’의 형태로 바뀐 것이죠. 

그럼에도 황 CEO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던 것은 새로운 질서에 맞춰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해야했기 때문입니다. 전례 없는 세금 폭탄에 반발해서 수출을 아예 못하는 것보다 판매를 재개하는 게 이익이라는 계산입니다. 지난 4년 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로 중국 내 엔비디아 시장 점유율은 95%에서 50%로 떨어졌습니다. 

이 거래의 진정한 의미는 진행 중인 AI 혁명에 대한 정부의 대응 전략에 있습니다. AI는 거대한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대규모 실업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최근 몇 달간 채용을 사실상 중단했으며, 이는 AI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AI가 실업에 영향을 준다면 정부는 이에 대응해야 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AI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시민들에게 분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관련 수익에 5% 세금을 부과해 모든 미국인에게 월 2000달러의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방안을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국가 부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새롭게 확보한 세수를 재정 건전성 개선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AI의 최대 수혜자들은 세계 최대 기업 10곳에 집중돼 있습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AI 기업과 이들에 투자한 소수의 자본가만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엔비디아가 중요해집니다. AI 1위 기업인 엔비디아에 부과된 이번 ‘기업세’는 본격적인 AI 세금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정치 리스크는 이제 ‘뉴 스탠다드’

🍏팀 쿡 애플 CEO: 공급망 재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 팀 쿡 애플 CEO(오른쪽)이 6일(현지시각) 애플 투자 및 반도체 관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 백악관 Youtube 캡처)

팩트 요약: 애플 “1000억달러 추가 투자”... 공급망 재편 중

1. 엔비디아가 중국 매출 15% 납부를 약속했다면 애플은 치밀한 공급망 재편 전략으로 무역 전쟁을 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 팀 쿡 애플 CEO는 6일(현지시각) 워싱턴 D.C. 백악관의 오벌 오피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등장, 기존 5000억달러 투자에 더해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 6000억달러(약 831조원) 규모입니다. 

왜 중요한가: 

중요한 건 팀 쿡 CEO가 투자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는 점입니다. 핵심은 중요 부품 공급망의 미국 내 재구축에 있습니다. ‘미국 제조 프로그램(American Manufacturing Program, AMP)’으로 명명된 계획의 세부 내용 역시 매우 구체적이고 전략적이었죠. 커버 글라스 제조사 코닝(Corning)의 켄터키주 해러즈버그 공장을 대대적으로 확장, 전 세계에 판매하는 아이폰 및 애플워치 커버 글라스 100%를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발표가 대표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미국에서 만든 아이폰’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정치적 성과를 선물로 제공하면서 실질적인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구도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100% 관세? K-반도체 생존 방정식은

🐎한국은? 특화 AI가 경쟁력: 트웰브랩스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 (출처: SK텔레콤, Twelve Labs / 편집: 더밀크)

팩트 요약: 오픈AI·구글도 안 무섭다… 영상 AI로 갖춘 경쟁력

1.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경쟁, 이에 따른 무역 전쟁의 높은 파고를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까요? 한국 AI 스타트업 트웰브랩스의 사례에서 한 가지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2021년 설립된 트웰브랩스는 엔비디아, 인텔,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삼성넥스트, SK텔레콤 등에서 투자를 유치한 ‘영상 특화 AI’ 선두 기업입니다. 지난 7월 AWS의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배포 플랫폼 ‘베드록(Bedrock)’에 AI 모델을 공식 탑재, 국내 기업 최초로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에 파운데이션(foundation, 기반) 모델을 공급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왜 중요한가: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는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언어 모델에서 시작, 범용 모델로 확장하고 있는 오픈AI, 구글 등과 달리 트웰브랩스는 ‘영상 이해’ 한 영역에 집중해 성과를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 세계가 사용하길 원하는 제품을 만들면 AWS 사례처럼 글로벌 파트너들이 먼저 손을 내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한국은 제조, 엔터테인먼트, 국방 등의 영역에서 훌륭한 AI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버티컬 AI 솔루션을 만드는 게 유리한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더 알아보기: NFL도 사용… ‘영상 AI’ 표준 노린다

💡위클리 인사이트: 우리 회사 AX 실행 어떻게?

(출처 : ChatGPT 이미지 생성기, 박원익)

오늘의 레터에서 다룬 세 가지 이슈에서 한발 더 나아가 더밀크만의 뷰(view)를 제공해 드리는 위클리 인사이트 코너입니다. 

이번 주는 무역 전쟁 심화, 구조적 노동력 부족 등의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에 대한 인식 전환 및 방향성 설정 방법과 실제 성공 사례를 확인하세요!

💡위클리 인사이트: AI+사람 동반자 모델로 증강하라

➕더밀크가 주목한 뉴스

질문에 답변하는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 (출처 : 더밀크)
  • 메타 FAIR팀, 두뇌 모델링 대회 1위메타 FAIR(Fundamental AI Research)팀은 12일(현지시각) “권위 있는 ‘Algonauts 2025’ 두뇌 모델링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 1B(1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TRIBE(트리모달 브레인 인코더)는 여러 양식, 피질 영역, 개인에 걸쳐 자극에 대한 뇌 반응을 예측하도록 훈련된 최초의 심층 신경망.

  • 퍼플렉시티, 크롬 입찰에 345억달러 제안12일 WSJ에 따르면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가 구글의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Chrome)’을 345억달러(약 47조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 이는 퍼플렉시티의 기업 가치(180억달러)보다 더 큰 금액. 미국 법원은 구글의 지배력 약화를 위해 크롬의 강제 판매 여부를 검토 중.  

  • 일론 머스크, 애플 상대로 법적 조치 예고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1일 X를 통해 “애플이 명백한 반독점법 위반으로 ‘오픈AI(OpenAI)’를 제외한 어떤 AI 회사도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밝힘. 자신이 설립한 AI 기업 xAI와 모델 그록(Grok)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구독자 여러분들의 성공과 꾸준한 성장을 위해 더밀크는 계속해서 혁신의 현장, 미래가 바뀌는 순간을 목격하고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에서
박원익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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