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오픈AI 라이벌 앤트로픽에 최대 5.4조 투자... 판도 바뀔까?
“앤트로픽과 생성형 AI 발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
12억5000만달러 투자 후 추가로 27억5000만달러 투자 가능
생성형 AI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흔들어
앤트로픽 CEO, 바이두에서 앤드류 응 교수 만나 AI 입문
아마존이 오픈AI의 라이벌로 불리는 앤트로픽(Anthropic)에 최대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자한다.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 강력한 자체 AI 모델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담 셀립스키(Adam Selipsky) AWS CE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앤트로픽이 AWS를 주요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선택했다”며 “앤트로픽과 협력 관계를 확대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왜 중요한가?... 생성형 AI 전쟁터 된 클라우드
생성형 AI 기술은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지형도를 흔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위, 3위 사업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23%)와 구글 클라우드(10%)의 시장 점유율(iaaS, PaaS, Hosted Private Cloud)이 전년 1분기 대비 각각 1%포인트씩 증가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와 손잡고 생성형 AI 기술을 클라우드에 접목, 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한 게 올해 1분기였다.
2분기의 경우 1위 사업자 AWS(아마존웹서비스)는 유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반면 구글은 점유율이 1%포인트 늘어나며 11%의 역대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2분기인 지난 5월부터 ‘버텍스AI’ 플랫폼에서 생성형 AI 기술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마존, 앤트로픽과 전략적 협업… AWS 인프라 활용
아마존(티커: AMZN)은 25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앤트로픽과 생성형 AI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앤트로픽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을 가속화하고, 이 AI 모델을 AWS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들이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앤트로픽에 최대 40억달러를 투자, 앤트로픽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업계 최고 수준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초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클로드2, 클로드 프로 등을 AWS가 제공하는 완전 관리형 AI 개발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에 제공하고, 차세대 파운데이션 모델에 대한 접근권, AI 모델 미세조정(fine-tuning) 기능 등도 AWS 고객에 먼저 제공하게 된다.
AWS는 또 AI 학습, 추론(inference)에 필요한 클라우드 자원을 앤트로픽에 제공할 예정이다. AWS의 AI 가속기(AI 전용칩)인 트레이니엄(Trainium, 학습용), 인퍼런시아(Inferentia, 추론용)도 하드웨어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의 TPU(텐서처리장치)와 비슷한 컴퓨팅 인프라를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아담 셀립스키 AWS CEO는 “AWS는 자체 AI 모델 타이탄(Titan)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베드록을 통해 고객사들이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더밀크의 시각: 한발 늦은 투자… 이사회 의석 없어
아마존에 따르면 투자 계약에 따라 최초에 12억5000만달러가 투자된다. 이후 추가로 27억5000만달러를 투자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중요한 건 구글 역시 앤트로픽에 투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올해 2월 앤트로픽에 3억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은 이 투자로 앤트로픽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아마존 측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지 않을 것이며 지분은 소수 지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오픈AI 출신들이 설립… 컨스티튜셔널 AI 개발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자들이 2021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겸 CEO는 오픈AI에서 GPT-3까지 개발을 직접 담당했고, GPT의 성능을 놀랍게 향상시킨 인간 피드백형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RLHF)을 발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앤트로픽은 또 일종의 가드레일을 설정해 생성 AI 생성의 오작동을 줄이는 ‘컨스티튜셔널 AI(Constitutional AI)’을 개발, 일찌감치 오픈AI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유명 여행 출판사인 ‘론리 플래닛’은 클로드2를 활용해 여행 일정 생성 비용을 80% 절감하기도 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여행 콘텐츠를 종합해 일관성 있고 매우 정확한 여행 추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AI 혹은 컴퓨터 공학 전공자 출신이 아니라는 점으로도 유명하다. 아모데이 CEO는 2011년 프린스턴 대학에서 생물 물리학 박사를, 2014년 스탠퍼드 의과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 과정을 마친 후 실리콘밸리 바이두 연구소에 입사, 앤드류 응 교수를 만나 AI에 입문했다. 오픈AI에는 2016년 합류, 2020년까지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