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AI스타트업... Why를 기억하라
[뷰스레터플러스]
오픈AI, 초격차… 3대 키포인트
AI스타트업 '종말의 날' 왔다?
아마존 '올림푸스' AI 경쟁 불 지핀다
최근 미국 기술 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벤트는 챗GPT를 세상에 내놓은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DevDay) 였습니다. 챗GPT 공개 1주년을 맞은 이날 오픈AI는 성능을 한층 강화한 대규모언어모델(LLM) 'GPT-4 터보'를 발표했죠.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가 이를 반영합니다. 오픈AI에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자 다음날인 7일(현지시간)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인 360.53달러를 찍었습니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애플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정 반대의 반응도 나옵니다. 스타트업씬의 한 관계자는 "오픈AI나 빅테크 업데이트 때문에 스타트업 1000개씩 망하는 시대인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기술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 개발자 회의에서 나온 새로운 기술 업데이트와 관련 "AI 스타트업 종말의 날(doomsday)"이라는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오픈AI의 어떤 기술이 이렇게 세상을 놀라게 했을까요. 갈수록 격차를 벌리는 빅테크의 AI 경쟁 속에서 AI스타트업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까요.
오픈AI, 초격차… 뭐가 달라졌나?
2022년 11월 30일 오픈AI는 AI챗봇 ‘챗GPT’를 세상에 내놨습니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모두 챗GPT 기술의 기반이 된 생성AI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챗GPT와 관련된 숫자가 이를 반영합니다.
'200만, 92%, 그리고 1억'
200만 명의 개발자가 오픈AI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하고 있고, 포춘 500대 기업 92%가 오픈AI의 고객이며,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1억 명에 달했습니다.
사실 이번 개발자 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는 않았는데요. 새로운 것이 나올 게 없다는 예상 때문이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밖이었는데요. 업데이트된 GPT-4 터보는 300페이지가 넘는 글을 입력할 수 있고, 이미지를 불러오거나, 텍스트 음성변환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여기에 맞춤형 챗GPT를 만들 수 있는 GPT’s, GPT를 거래할 수 있는 'GPT 스토어' 오픈까지 ‘플랫폼’을 통해 해자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었는데요.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를 통해 나온 3대 키포인트와 의미를 기사에서 확인하세요.
AI스타트업 '종말의 날' 왔다?
오픈AI가 개발자회의에서 선보인 새로운 기술들은 얼마나 빅테크 기업들이 빠르게 생성AI 분야에서 ‘초격차’를 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특히 강력한 개발 능력과 펀드로 무장한 오픈AI는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개선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을만한 업데이트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AI스타트업계에서는 곡소리가 나올 지경입니다. 그간 틈새시장에서 나름의 상품성을 가진 생성AI 기반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의 진출로 생존에 위기를 맞았기 때문인데요. "골목상권에 프랜차이즈가 등장한 격"이라는 지인의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디인포메이션은 초격차를 벌리려는 오픈AI의 시도가 "일레븐랩스(ElevenLabs)와 같은 스타트업과 Y콤비네이터의 최신 배치에 포함된 여러 AI스타트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독자적인 고객층을 구축한 AI스타트업들은 선전하고 있었는데요. 비결이 무엇이었을까요?
아마존 '올림푸스' AI 경쟁 불 지핀다
오픈AI의 첫 개발자 회의는 단순히 스타트업에만 영향을 미친것이 아닙니다. 업계에서는 빅테크 간 AI경쟁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GPT스토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세일즈포스를 포함한 일부 오픈AI 주요 고객과 파트너사의 엔터프라이즈 앱 스토어와 경쟁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 강력한 '해자'를 구축한 애플의 '앱 스토어'도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아마존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아마존은 생성AI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간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중심으로 한 생성AI 모델을 선보여왔습니다. 이런 아마존이 오픈AI와 구글에 직접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아마존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올림푸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GPT-4 보다 더 큰 매개변수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직접 경쟁에 나선 이유는 클라우드 경쟁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자체 언어모델과 인프라를 갖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경쟁하기 위해 자체 LLM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보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토트넘의 1위 수성과 리그 득점 2위 손흥민의 골을 기대한 분을 많으셨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2명이 퇴장하고, 주전들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토트넘은 1대 4로 참패했죠.
흥미로웠던 점은 토트넘의 경기 스타일이었습니다. 2명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라인을 내리지 않고, 끝까지 수비 라인을 중앙선 부근까지 올리면서 첼시를 상대로 골을 노렸죠. 이런 시도는 후반 33분 에릭 다이어가 골망을 흔들고, 손흥민이 3명의 수비수를 제치면서 골 찬스를 만드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비록 두 번의 기회 모두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5명만 남아있었더라도 계속 골을 향해 도전했을 것"이라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철학을 그대로 반영했던 용감한 도전이었습니다. 참패하고도 홈팬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은 뭘 느끼셨나요?
'공격축구'라는 확실한 철학을 가진 수장, 감독의 철학을 100% 이행하려고 노력하는 선수들, 그리고 위기 속에서도 ‘철학’을 갖고 기회를 만들어내려는 용감하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모습.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타트업 씬이 배워야 할 모습이 아닐까요?.
이금룡 ‘도전과 나눔’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면서 레터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Why'다. 왜 이 사업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논리가 있어야 한다. 모든 일에 'Why'를 먼저 정립하고, 'Who'와 'How'를 찾아나간다면 흔들리지 않고 목적한 일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