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의 마법사를 1만5000㎡ 화면에... 구글 AI, 꿈을 확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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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4.08 23:12 PDT
오즈의 마법사를 1만5000㎡ 화면에... 구글 AI, 꿈을 확장하다
8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의 초대형 공연장 스피어 무대에 오른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출처 : 더밀크 박원익)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세계 최대 스크린에
AI가 만들어 낸 마법… 구글 AI 모델 미세조정해 구현
아웃페인팅·퍼포먼스 제너레이션 활용... 압도적 몰입감
더밀크의 시각: 창작자와 함께… “AI 활용 감독에 프리미엄”

“우리의 목표는 도로시를 비롯한 모든 캐릭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16K x 16K’ 초고해상도로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도전은 진정한 역사가 될 것입니다.”

4월 8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초대형 구(球)형 공연장 ‘스피어(Sphere)’에 등장한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구글은 엔지니어, 문제 해결사, 영화 같은 아이디어로 가득한 회사”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 구글 클라우드, 스피어 스튜디오, VFX 회사 매그노퍼스,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힘을 합쳐 진행한 초대형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것이다.

스피어 외관을 장식한 ‘스피어의 오즈 마법사(The Wizard of Oz at Sphere)’ 광고 (출처 : 더밀크 박원익)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세계 최대 스크린에

이날 피차이 CEO가 소개한 프로젝트는 1939년 개봉한 고전 영화 ‘오즈의 마법사’를 축구장 두 개 크기와 맞먹는 1만5000㎡ 규모의 내부 스크린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35mm 셀룰로이드 필름에 담긴 4×3 크기의 저화질 원본 영화 이미지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상도의 16K LED 스크린에 확대하는 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초고화질(Super Resolution)’ 이미지를 만들어 내야 했고, 원본 화면 이상을 사실적으로 확장해 표현하는 ‘아웃페인팅(Outpainting)’ 기술도 필요했다. 예컨대 도로시의 얼굴만 있는 원본 영화 이미지를 스크린 규모에 맞게 확장해 몸과 배경까지 표현하는 식이다. 

원본 영화 화면 너머에 있는 다른 피사체의 움직임을 구현해 내는 ‘퍼포먼스 제너레이션(Performance Generation)’ 기술도 필요하다. 도로시만 보였던 원본 영화와 달리 그녀의 옆을 걷는 허수아비까지 표현해야 스피어 화면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퍼포먼스 제너레이션(Performance Generation)’ 기술 설명 (출처 : 더밀크 박원익)

AI가 만들어 낸 마법… 구글 AI 모델 미세조정해 구현

구글이 보유한 최첨단 AI 기술이 이런 작업을 가능케 했다. 구글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 비오(Veo), 이마젠(Imagen), 멀티모달(multimodal, 다중모드) 모델 제미나이가 총동원됐고, 워너 브라더스의 원본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 이 프로젝트만을 위한 미세조정(fine-tuning)을 거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스피어 내부 화면에 작게 영사된 원본 영상이 1만5000㎡ 화면 크기로 확장되는 순간이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영화의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흘러나오며 도로시와 도로시가 살던 캔자스 시골 마을의 목가적 풍경이 초대형 화면을 가득 덮자 현장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초록의 서쪽 마녀를 만나는 장면에서는 천정까지 이어진 화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마녀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했다. 기존의 특수 효과,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자연스러운 제스처, 섬세한 디테일도 느낄 수 있었다.  

피차이 CEO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AI로 구현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영화 제작은 기술이 스스로 복제할 수 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노력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피어의 오즈 마법사(The Wizard of Oz at Sphere)’는 오는 8월 28일 공식 개봉한다.

구글 딥마인드, 구글 클라우드, 스피어 스튜디오, VFX 회사 매그노퍼스,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힘을 합쳐 만든 ‘스피어의 오즈 마법사(The Wizard of Oz at Sphere)’ 영상이 스피어 내부 화면을 가득 채웠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더밀크의 시각: 창작자와 함께… “AI 활용 감독에 프리미엄”

이날 행사는 9일 개막하는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의 사전 행사로 치러졌다. 구글의 AI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 및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글 클라우드의 강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인간을 위한 AI’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할리우드 배우, 작가 파업에서 보듯 AI 확대에 따른 창작자 일자리 감소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AI를 활용해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계층에 인간성을 불어넣으며 AI를 활용하는 감독에게는 프리미엄이 붙게 될 것”이라며 “구글은 영화 제작자, 음악가, 유튜브 크리에이터, 개발자 등 뛰어난 크리에이티브 인재들이 AI를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연레 클라우드 기술 컨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는 9일 개막,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사흘간 진행된다. 기조연설과 서비스 데모 등 총 920여 개의 세션, 최신 AI 칩을 비롯한 구글 클라우드의 차세대 기술과 500여 기업 혁신 사례가 발표될 예정이다.

AI 기술로 재창조된 클래식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한 장면. 도로시가 영화 주제곡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르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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