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진입했는데... 학교와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이유

reporter-profile
손재권 2025.09.01 02:13 PDT
AI 시대에 진입했는데... 학교와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이유
(출처 : 제미나이2.5, 더밀크)

[시론] AI와 교육
‘구글 플렉스’에서 발견한 AI 시대 엔지니어의 새로운 일하는 방식
AI 혁명 속에서 살아남는 힘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 정의와 주인의식.
스탠퍼드 연구가 밝힌 진실: AI는 지식을 대체해도 경험에서 오는 ‘암묵지’는 대체하지 못해
한국 교육은 여전히 정답 맞히기에 매몰… 우리 아이들은 실패할 권리와 질문할 용기를 얻고 있는가?

구글 플렉스. 지난달(8월) 구글의 본사 중 본사 '구글 플렉스'에서 엔지니어를 만났다. 구글은 제미나이 2.5 등 지속적인 생성AI 혁신 서비스를 내놓고 혁신의 본가 위치를 되찾고 있다. 구글 내부에서 어떤 문화가 있을까 궁금했다.

엔지니어 A씨는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건 챗GPT가 아니라 내 문제 정의 능력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코드만 작성하지 않았다. 제품 기획부터 데이터 분석, 서비스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풀스택 사고'를 하고 있었다.

구글의 엔터테인먼트 검색팀은 마치 하나의 작은 스타트업처럼 운영된다. 각자가 PM이자 데이터 애널리스트이며 동시에 개발자다. 주간 보고서나 형식적 프로세스는 없다. 대신 스스로 성과를 증명하고 동료들에게 임팩트를 어필해야 살아남는다. "절대적 자유에는 절대적 책임이 따른다"는 실리콘밸리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AI에 대한 그들의 태도다. AI를 맹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AI가 내놓은 결과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확인한다. 그래서 AI가 모든 걸 대체할 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결국 판단은 사람이 해야 한다. AI가 맞다고 해도 근거를 따져봐야한다"고 확신에 찬 얘기를 했다. AI가 제시한 답안조차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도구에 휘둘리지 않고 도구를 부리는 주인의식이 뚜렷했다.

구글의 본사 중 본사 '구글 플렉스'. 회사의 경계를 무너트리며 21세기 최고 지식 기술 회사로 부상한데는 구글 플렉스란 공간 역할이 컸다. 한때 북적거리던 구글 플렉스는 보안이 철저했고 2025년 8월엔 대낮임에도 직원들도 많이 없어보였다. (출처 : 더밀크)

스탠퍼드가 발견한 충격적 진실

때마침 발표된 스탠퍼드대 연구 결과는 AI가 일자리에 미친 영향과 함께 '주인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미국 최대 급여 처리업체 ADP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 도입 이후 22-25세 초급 개발자들의 고용이 13% 감소했다. 하지만 30대 이상 숙련 개발자들의 고용은 오히려 늘어났다. 언론에서는 이렇게 '20대 고용 불황'에 대해서만 기사화했다.

그러나 이 논문을 깊게 보면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AI가 작업을 '보완'하는 분야에서는 고용 감소가 없었다는 것. AI가 작업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고객 서비스 같은 영역에서만 고용이 줄었다. 연구진은 이를 "AI는 책에서 배우는 일반 지식(codified knowledge)는 대체할 수 있지만, 경험을 통해 축적되는 암묵지(tacit knowledge)는 대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대학에서 배운 이론적 지식만으로 무장한 신입사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장에서 체득한 판단력과 문제해결 경험을 가진 숙련자들은 AI 시대에도 여전히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있다.

2025년 기준 고객 서비스 직군에서도 젊은 연령대(특히 22~30세)의 인력 감소가 두드러지며, 고령층 및 중년층(35세 이상)은 오히려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AI 챗봇과 자동화 기술이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층이 고용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 WSJ)

한국 교육이 놓치고 있는 것

여기서 한국 교육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에게 이런 '경험적 지혜'를 쌓을 기회를 주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정반대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계획을 세워주고 진로를 정해주며 심지어 과제까지 도와준다.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패를 경험할 기회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이는 선의에서 출발한 과보호지만, 결과적으로는 AI 시대에 가장 취약한 인재를 양산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정답 맞히기'에 매몰되어 있다. 객관식 문제를 빨리 푸는 능력보다는 문제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능력이 중요해진 시대인데도 말이다. 대학 역시 'AI 개발' 중심 커리큘럼에만 매달리며, 정작 현업에서 필요한 'AI 활용' 능력은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구글 엔지니어가 자신의 아들에게 해준 조언이 의미심장하다. "보이는 것만 보면 희망은 없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훈련을 하라"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은 바로 이런 통찰력이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능력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부모부터 변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실패할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 완벽한 계획보다는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이 더 값지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교육 시스템도 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정해진 답을 찾는 훈련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며 검증하는 과정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 전달 중심에서 사고력 배양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대학은 더욱 실용적이어야 한다. 기술 자체를 가르치기보다는 그 기술을 도구로 활용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산업 현장과의 간극을 줄이고, 학생들이 현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AI와의 경쟁 하지 말고 협력하라

AI는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자리 지형을 바꾸고 있다. 스탠퍼드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단순 반복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기로만 볼 필요는 없다.

구글 엔지니어들의 사례에서 보듯,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판단력에 있다. 문제를 정의하고, 가치를 판단하며, 창의적 솔루션을 모색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중요한 건 AI와 경쟁하려 들지 말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AI가 잘하는 일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영역을 찾고 키우는 것이 바로 교육의 역할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훈련하는 것' 이것이 AI 시대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정해진 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던지는 용기를 길러줘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도전정신을 키워줘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치며 터득한 한 번의 깨달음이 부모가 준비해준 완벽한 이력서보다 훨씬 값지다. 그런 경험들이 쌓여야 진짜 판단력이 생긴다.

그리고 그런 판단력이야말로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고유한 자산이다.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그 미래를 결정하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더 정확히는 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판단하는 사람의 능력이다. 우리 아이들이 AI 시대의 주인공이 되려면, 지금부터라도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출처 : 미드저니, 유호현)

AI 시대, 인간의 역할을 다시 묻다

더밀크 트렌드쇼 2026, 10월 28일 코엑스 개최

AI 기술이 인간의 사고, 업무, 교육, 경제 구조까지 뒤흔들고 있다. 초지능과 자율형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본질을 다시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실리콘밸리 기반의 테크-비즈니스 전문 미디어 더밀크는 오는 10월 28일(화)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401호)에서 ‘트렌드쇼 2026’을 개최한다.

올해로 창간 5주년을 맞는 더밀크는 이번 트렌드쇼를 통해 ‘AI와의 경쟁(Race Against AI)’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AI에 대한 단순한 기술 논의가 아닌,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 책임, 협업 능력 같은 본질적 가치를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기획됐다.

트렌드쇼는 다음 세 가지 목적에 방점을 찍고 있다.

  1. 인간-AI 융합 역량 조명
    인간 고유의 창의성과 AI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슈퍼인재의 요건을 제시한다.

  2. 글로벌 트렌드 연결
    실리콘밸리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AI 혁신 사례와 인재 전략을 국내 의사결정자들에게 전달한다.

  3. 미래 준비 플랫폼
    교육, 채용, 협업 방식 등 인간 중심의 시스템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액션플랜을 논의한다.

이번 행사에는 실리콘밸리·한국의 리더들이 직접 참여해 AI 시대 인간의 역할과 비즈니스 전략을 제시한다.

1차 공개된 주요 연사는 다음과 같다.

  • 윤송이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PVP 대표)

  • 김대식 (KAIST 교수, <AGI, 천사인가 악마인가> 저자)

  • 송길영 (빅데이터 전문가, 전 다음소프트 부사장)

  • 김미경 (MKTV 대표, 교육 혁신가)

  • 오건영 (신한은행 패스파인더 단장)

  •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 글로벌 뷰티 플랫폼 창업자)

  • 손재권 (더밀크 대표, 실리콘밸리 미디어 전문가)

※ 2차 연사는 순차 공개 예정

트렌드쇼는 단순 컨퍼런스가 아니다.매년 더밀크 트렌드쇼에는 기업 전략기획팀, 스타트업 대표, 벤처캐피털, 공공기관 실무자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실질적 결정권자들이 몰린다.
작년 기준 약 465명의 현장 참석자 대부분이 상위 5% 연봉자로, 실제 변화에 반응하는 고밀도 타깃층이다.

행사 개요

  • 행사명: 트렌드쇼 2026

  • 주제: AI와의 경쟁 (Race Against AI)

  • 일시: 2025년 10월 28일(화) 오전 10시 – 오후 6시

  • 장소: 코엑스 4층 컨퍼런스룸 401호

  • 규모: 465명 이상 오프라인 참관

  • 주최/주관: 더밀크

  • 등록 페이지: https://event-us.kr/ITwkuIC3lSfi/event/111267

티켓 안내

  • 얼리버드 일반 티켓: 100,000원 (선착순 할인)

  • 일반 티켓: 130,000원

  • 세미나 + 더밀크 3개월 구독 패키지: 150,000원

더밀크는 행사에 맞춰 ‘2026년을 지배할 기술 및 경영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할 예정이며, AI, 헬스케어, K-뷰티, 스마트시티, 웹3, 사이버보안 등 30여 개의 미래 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 분석 리포트도 현장에서 배포된다.

회원가입 후 뷰스레터를
주 3회 무료로 받아보세요!

단순 뉴스 서비스가 아닌 세상과 산업의 종합적인 관점(Viewpoints)을 전달드립니다. 뷰스레터는 주 3회(월, 수, 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