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래 “AI 도시의 핵심은 절제의 미학”... 6대 핵심 요건은?
이나래 소장은 강연에서 'AI 도시'의 근간이 된 역사적 사례들을 소개했다.논의의 시작점은 무려 128년 전이었다. 최초 사례는 1897년 독일 지멘스앤할스케(Siemens & Halske)가 만든 '지멘스슈타트(Siemensstadt)'다. 이곳은 전기라는 신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공장과 노동자 주택, 가전제품 테스트 공간을 함께 설계한 도시였다. 이 소장은 "산업혁명 시대, 전기 기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며 "기술이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을 실험한 도시 실험실이었다"고 설명했다.오늘날 그 실험은 '지멘스슈타트 2.0'으로 부활했다. 이번엔 전기 대신 AI와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핵심이다. 이 소장에 따르면 현재 약 70헥타르 규모 부지에 데이터·에너지·모빌리티가 통합된 '지능형 산업도시'가 조성되고 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통합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AI 기업 구글의 야심찬 시도도 있었다. 구글은 2017년 캐나다 토론토의 '퀘이사이드(Quayside)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당시 구글은 'AI가 도시를 운영한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이 소장은 "모든 것이 센서로 연결되고 AI가 도시를 최적화하는 구조였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2020년 프로젝트는 취소됐다. 이유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였다. '구글이 시민들의 삶을 감시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 소장은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신뢰 없는 기술은 도시를 지속시킬 수 없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