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AI 속도전... "미국은 지금 이렇게 치열하다"
AI 반도체 제국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시장이 내린 냉정한 평가입니다. 매출 467억 달러, 전년 대비 56% 급증.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월가 기대치를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정작 주가는 흔들렸습니다.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AI 시대의 속도전이 지정학 리스크 앞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중국 고객에게 단 한 개의 H20 칩도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진 매출만 40억 달러에 달합니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국산 칩 구매 자제를 권고하면서 판로는 사실상 막혔습니다. 엔비디아 측도 “미 정부와의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일 뿐”이라며 불확실성을 인정했습니다.결국 이번 실적은 압도적인 ‘속도의 성과’와 동시에 정치 리스크 앞에서의 한계를 드러낸 셈입니다. 아무리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져도,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서는 언제든 속도가 더뎌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이 흐름은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트럼프 2.0 시대, 정치는 기술과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치밀한 ‘전략적 아첨’ 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관세 전쟁, 대미 투자 유치,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속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역시 영리한 외교 전략으로 속도를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실리콘밸리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AI 시대의 해자는 자본도 기술도 아닌 속도다.”실리콘밸리에서 들은 ‘속도의 힘’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AI의 미래를 가르는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속도’라는 해자는 어떻게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