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AI 속도전... "미국은 지금 이렇게 치열하다"
[뷰스레터플러스]
🔎 트럼프式 인텔 지분 인수와 미국형 국가자본주의
🚀 공경록 대표 "AI 시대엔 스피드가 '해자'다"
🚨 실리콘밸리의 경고 “취업난, 100% AI 때문”
돈은 쓸어 담았지만, 활짝 웃지는 못했다.
AI 반도체 제국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시장이 내린 냉정한 평가입니다. 매출 467억 달러, 전년 대비 56% 급증.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월가 기대치를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정작 주가는 흔들렸습니다.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AI 시대의 속도전이 지정학 리스크 앞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중국 고객에게 단 한 개의 H20 칩도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진 매출만 40억 달러에 달합니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국산 칩 구매 자제를 권고하면서 판로는 사실상 막혔습니다. 엔비디아 측도 “미 정부와의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일 뿐”이라며 불확실성을 인정했습니다.
결국 이번 실적은 압도적인 ‘속도의 성과’와 동시에 정치 리스크 앞에서의 한계를 드러낸 셈입니다. 아무리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져도,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서는 언제든 속도가 더뎌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흐름은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트럼프 2.0 시대, 정치는 기술과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치밀한 ‘전략적 아첨’ 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관세 전쟁, 대미 투자 유치,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속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역시 영리한 외교 전략으로 속도를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
“AI 시대의 해자는 자본도 기술도 아닌 속도다.”
실리콘밸리에서 들은 ‘속도의 힘’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AI의 미래를 가르는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속도’라는 해자는 어떻게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있을까요?
트럼프式 인텔 지분 인수와 미국형 국가자본주의
인공지능(AI)은 기술 역사상 가장 빠르고 넓게 확산되는 혁신입니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베이지역 K 그룹 강연에서 이를 “초지능의 산업화가 시작됐다”고 규정했는데요. 실제로 산업 전반에서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텔 창업자 앤디 그로브가 제시했던 ‘전략적 변곡점’의 시대를 우리는 지금 지나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인텔은 정작 이 변곡점의 파고에서 좌초했습니다.
스마트폰 혁명과 AI 혁신에서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파운드리 경쟁력마저 약화되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정치와 경제가 맞물린 이 결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또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공경록 대표 "AI 시대엔 스피드가 '해자'다"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빡세게 일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지난주 출장길에서 만난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전한 실리콘밸리의 분위기입니다. 소위 중국의 ‘996 문화(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가 AI 시대를 맞아 실리콘밸리, 특히 샌프란시스코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10년 넘게 벤처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켜본 공경록 A2G 캐피털 대표는 “스피드의 시대가 데이터 덕분에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분석했습니다. AI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가 클라우드 시대를 거치며 쌓이고 축적되면서, 산업 전반이 ‘빅 점프’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겁니다.
실제 변화의 속도는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세일스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조차 "회사를 다시 창업해야 할 정도”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해 공 대표는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대부분 자동화되고 있어 더 이상 예전만큼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는 스타트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에도 해당된다. 결국 AI 시대의 새로운 해자는 자본도 기술도 아닌 ‘스피드’”라고 강조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경고 "취업난, 100% AI 때문"
“이제는 J커브 성장이 아니라 I커브 성장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최고의 커리어 코치로 꼽히는 한기용 산호세주립대 교수 역시 ‘속도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전북 지역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과거에는 완만한 J커브 성장으로도 충분했지만, 지금은 수직 상승하는 I커브 성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는데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시대가 아니라, 창업 초기부터 폭발적인 속도를 내며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유례없는 속도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자리 지형도 급격히 바뀌고 있습니다. 한 교수는 “최근 주니어들의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단연 AI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학 교육은 이제 단순한 ‘스킬 전달’에 불과하며, 학위만으로 취업이 보장되는 시대는 끝났다는 설명입니다. 한 교수는 “대학 교육만으로 직장을 얻는 건 사실상 운에 가깝다”고 진단했는데요. 그렇다면, 한 교수가 말하는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미국이 이렇게 치열한지 몰랐습니다.
실리콘밸리 출장에 동행했던 전북의 한 대학원생이 글로벌 기술 허브에서 만난 빅테크 종사자의 삶을 들은 뒤 남긴 말입니다.
실리콘밸리를 오래 경험한 지인들의 조언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정학적 위기와 AI 시대가 동시에 밀려오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심과 경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속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학문적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결국 AI 시대에도, 지정학적 격랑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생존 공식은 분명해 보입니다.
멈추지 않고 배우고, 부딪히며, 속도에 맞춰 성장하는 것.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권순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