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AI의 두 얼굴... 누구에겐 '도둑', 누구에겐 '희망'
“이젠 거부한다. 노출 필요없다"
두뇌와 AI의 협업…’ 뇌 임플란트’
안녕하세요, 오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주목할 세상의 흐름입니다.
이제 여행은 ‘이벤트케이션’입니다. 이른바 경험경제죠.
택배 배송의 방정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로보택시는 점점 일상에 침투하고 있죠.
‘혁명’은 사후적인 평가입니다. 큰 변화, 결정이 발생할 당시에는 이게 혁명인지, 쿠데타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치열한 논쟁과 함께 그 변화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뿐이죠.
오펜하이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파괴할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핵무기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플랜에서 원자폭탄 개발을 주도했죠. 그는 사후에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됐다(Now I am become death, the destroyer of worlds)"고 말했습니다. 핵무기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사람들을 살상하는데 사용되면서 자신의 작업을 ‘쿠데타’로 자평한거죠.
변화가 이뤄질 당시에는 흑과 백으로 명료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펜하이머도 사건이 벌어진 후에야 자신을 평가할 수 있었죠. 생성인공지능(Generative AI)이 일으키고 있는 사회적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생성AI를 두고 인간의 삶을 바꿀 혁명이냐, 다수 인간의 생존권을 뺏을 악의 축이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거부한다. 노출 필요없다" AI 거부
AI에 반대하는 움직임은 언론사, 콘텐츠 업계에서 눈에 띄게 일어납니다. 지적재산권(IP)을 둘러싼 신경전입니다.
장면1 8월 뉴욕타임스, 씨엔엔(CNN), 로이터스, 호주브로드캐스팅코퍼레이션(ABC), 시카코 트리뷴, 캔버라타임스, 뉴캐슬헤럴드, 호주커뮤니티미디어(ACM) 등 미디어들은 자사 사이트에 챗GPT의 웹 크롤러인 GPTBot 접근을 금지했습니다.
장면2 유료 이미지 사이트인 게티이미지를 비롯해 AP통신, 유럽언론사진사협회, 유럽출판인협회, AFP(Agence France-Presse), 가넷, 전국언론사진기자협회, 전국작가연맹, 뉴스미디어연합, 작가조합 등도 ‘AI 모델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모든 훈련 세트’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저작권 자료 사용에 대한 동의를 받는 내용의 AI 규제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죠.
중간결과 그러자 데이터를 발생시킨 원작자, 사용자의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여론을 반영해 AI를 비롯한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커졌죠. 유럽연합(EU) 사용자들은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등 관련성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피드를 거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간 두뇌와 AI의 협업 ’ 뇌 임플란트’
이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AI는 쿠데타로 보입니다. 인간의 데이터, 나아가 생종권을 뺏을 악의 축인거죠. 그런데 다른 장면도 있습니다. 바로 의료 분야입니다.
어떤 일이? 뇌졸중으로 마비된 여성이 인공지능(AI) 기반 뇌 임플란트를 통해 다시 말할 수 있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보낸 뇌 신호를 디지털 아바타에 합성해 음성으로 소통에 성공한 것입니다.
실험 성공 요인 핵심 기술은 환자의 뇌 표면에 심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와 AI입니다. BCI는 종이처럼 얇은 253개의 전극층으로 일종의 뇌 임플란트로, 뇌가 언어를 생성하기 위해 사람의 혀, 턱, 후두 근육으로 신호를 전달할 때 이를 가로채는 역할을 했죠.
AI는 핵심이었다 BCI가 신호를 뇌와 연결된 컴퓨터로 보내면 연구진은 이 신호를 AI 알고리즘으로 훈련, 음성으로 구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 뇌 임플란트는 얼굴 표정까지 해석해 디지털 아바타가 음성뿐만 아니라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이과정에서 얼굴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도 AI가 공을 세웠죠.
👉 어떻게 가능했나
뉴욕 길거리에서 걷다가 파업하는 사람들을 봤습니다. 자세히 보니 스크린연기자조합-미국텔레비전라디오예술가연맹(SAG-AFTRA)이였죠. 할리우드 배우 16만명의 조합입니다. 이들 SAG-AFTRA과 시나리오작가조합(WGA)은 한 팀입니다. 이 팀의 적은 AI와 넷플릭스, 디즈니를 위시한 영화·TV제작자연합(AMPTP)이죠.
이들의 파업도 생성AI 발 '일자리 변화'와 관계 있습니다. OTT가 등장하면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됐지만, 재상영과 재판매에 대한 수익이 창작자에게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OTT 사업자들이 배우들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AI에 활용하거나 AI가 작가들의 대본을 학습해 대본을 쓰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AI가 일자리를 앗아갈 조짐을 보이자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
AI와 업계의 갈등은 소비자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영화 "듄2"의 개봉일은 내년 3월로 미뤄졌습니다. "미션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2", "블레이드" 제작도 중단된 상태죠. CJ ENM의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피프스시즌"의 제작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실적,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수많은 변화와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AI가 삶을 일정 정도 바꿀 기술인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AI는 인간의 삶을 돕는 혁명일까요, 위협하는 쿠데타일까요? 평가는 독자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뉴욕 이스트빌리지에서
김세진 드림
더밀크의 인공지능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