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맞선 한국의 '전략적 아첨' 외교… 가장 큰 성과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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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2025.08.25 21:14 PDT
트럼프에 맞선 한국의 '전략적 아첨' 외교… 가장 큰 성과는 이것
이재명 대통령(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출처 : 백악관 X)

[한미정상회담 집중 분석]
트럼프의 관세 엄포 속에서 한국은 ‘전략적 아첨’으로 국익을 지켜내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데뷔전은 위기 관리와 실리적 성과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평가
개인적 찬사와 구체적 투자 약속을 결합한 접근법... 트럼프 시대 외교의 새 현실
정치적 혼란기에도 한미동맹의 예측가능성을 확보한 중요한 회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에 남을 '협상가'다. 주고 받는 것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으며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엄포'를 놓고 불합리한 조건을 내걸어 '협박'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세계 각국과 벌인 '관세' 전쟁이 대표적 사례였다. 50% 관세폭탄을 내걸고 협상과정에서 25~15%로 낮춰주면 상대방 입장에서 "이득인데?"라고 생각하게끔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같은 '플레이북'을 돌렸다. 한국에 관세 협정 조건을 바꾸지 않는 내용을 관철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리고 그날 아침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을 '숙청(Purge)이나 혁명' 같은 상황으로 묘사하며, 그토록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동맹국과 미국이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다. 정상회담 당일 아침에 맥락없이 올린 메시지이기에 다분히 '전략적'인 제스쳐로 해석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매복 공격 (일부 외국 정상에게 트럼프가 불시에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곤란한 질문을 던지는 ‘비외교적 방식’을 일컫는 표현)'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에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 협상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언론과 기자들, 관계자들은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결과는 한국 입장에서는 '해피엔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악수를 나눌 즈음에는 분위기가 상호 찬사와 전략적 협력의 무드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한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칭찬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며 “우리는 당신과 100% 함께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워싱턴DC 외교가 데뷔'를 무사히 마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포즈를 취했다. (출처 : 백악관 X)

한국 외교의 영리한 전략

하루새 벌어진 이 같은 반전은 단순한 즉흥적 외교술의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한국이 지난 7년간 두 정부에 걸쳐 정교하게 발전시켜온 '트럼프 대응 매뉴얼'의 최신 진화 버전을 보여준다. 일명 '전략적 아첨(Strategic Flattery)'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시작된 이른바 "트럼프에게 공을 돌리기" 전략이 이재명 정부에서 더욱 정교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트럼프가 실제로 기여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트럼프에게 공을 돌리라는 것이 핵심이다.

이 전략의 원형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을 드리고 우리는 평화를 가지겠다"고 말했다. 단순한 겸손의 표현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적 선택이었다. 미국 언론에도 이 발언이 해드라인으로 뽑혔다. 이를 두고 당시 정치 학자들은 "한국 정부가 찾아낸 최고의 답"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가 아첨을 좋아한다는 점을 평창 올림픽 당시 빠르게 학습했다. 트럼프가 올림픽 외교에서 자신의 역할을 자랑하기 시작하자 한국 정부는 이를 적극 활용했다.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이 김정은의 정상회담 제안을 전달할 때도 "트럼프의 리더십과 최대 압박 정책" 덕분에 긴장 완화의 기회가 왔다고 공을 돌렸다.

한국의 이 전략은 세 가지 목표를 달성했다. 첫째, 트럼프의 자존심을 외교와 연결시켜 그를 평화 협상의 이해관계자로 만들었다. 둘째, 한국이 북한과의 외교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셋째, 트럼프가 김정은과 협상할 때 필요한 국내 정치적 자본을 제공했다.

당시 전략이 효과가 컸다는 사실은 이번 트럼프-이재명 정상회담에서도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언급한 것. 그는 “평창 올림픽 당시 처음에는 다들 북한 때문에 올림픽에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느날 김정은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대화를 시작했고 북한도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아주 성공적인 올림픽이 됐다. “당시 우리도 기여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7년이 지난 지금, 이재명 정부는 이 전략을 한층 더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7월 한미 무역협상 당시 한국 협상단의 준비 과정은 이를 잘 보여준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협상 후 기자들에게 놀라운 뒷이야기를 공개했다."우리는 트럼프를 '위대한 사람'이라고 부르고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말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협상단은 심지어 역할극까지 했다. 각자 돌아가며 트럼프 역할을 맡아 연습했고 "트럼프 대통령처럼 말하려고 노력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말하기 방식은 매우 간결하고 직설적이다"라고 분석했다.

구윤철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는 "상대방이 사용하는 협상 전략을 미리 많이 수집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많이 생각해서 협상이 매우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가 국가 원수가 아닌 관료들과 직접 만나는 것은 드문 일이며 이는 "한국을 매우 존중하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라고 트럼프의 말을 인용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광우병 우려로 인한 30개월 이상 소 수입 제한 문제를 다룬 방식이었다. 여한구 장관은 과거 광우병 관련 대규모 시위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의 상황을 설명했고, 이것이 미국 측의 이해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의 트럼프 대응 전략을 비교해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정부 모두 트럼프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부풀려주는 전략을 사용했다.

문재인은 "노벨평화상을 드리고 우리는 평화를 가지겠다"고 했고 이재명은 "북한에 트럼프 타워를 지을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비전까지 제시했다. 두 경우 모두 트럼프의 개인적 영광과 실질적 성과를 연결시켰다.

하지만 두 정부가 처한 상황은 달랐다. 문재인 정부는 북핵 위기라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다뤘다면 이재명 정부는 정치적 혼란이라는 즉각적 위기와 무역 분쟁이라는 경제적 압박을 동시에 관리해야 했다.

문재인 정부의 전략은 "트럼프를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전쟁 옵션을 봉쇄하자"는 장기적 접근이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의 돌발 발언을 즉석에서 무력화하고 기존 합의를 지켜내자"는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재명 정부의 접근법에서 주목할 점은 감정적 아첨과 구체적 데이터를 결합했다는 것이다. 집무실 장식 칭찬 같은 개인적 터치와 함께 다우존스 지수 언급, 3,500억 달러 투자 약속 같은 구체적 숫자를 제시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때보다 더 정교하고 체계적인 접근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모든 칭찬 뒤에는 냉혹한 현실적 계산이 있었다. 트럼프의 아침 소셜미디어 폭탄 발언은 회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 트럼프는 한국 교회와 미군 기지에 대한 "급습"을 언급하며, 새 한국 정부가 "아마도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암시했다.

이재명은 이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트럼프가 기자들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는 전임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 쿠데타"를 조사하기 위해 국회에서 임명한 특검이 진행한 수사라고 차분히 설명했다. 트럼프는 즉시 "혹시 이름이 미친 잭 스미스(Deranged Jack Smith)인가?"라고 농담으로 응답했다. 이는 자신을 기소했던 특검을 지칭하는 것이었고, 순간 긴장이 해소됐다.

외교적 수사 뒤에서 실제 거래는 훨씬 더 복잡한 양상을 보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국이 많은 것을 양보한 것처럼 보인다.

7월 합의된 15% 관세율은 그대로 유지됐고 트럼프는 "우리는 굽히지 않았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야 했고, 조선업 분야에서만 1,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해야 했다. 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한국이 얻은 것도 적지 않다. 트럼프가 당초 위협했던 25% 관세가 15%로 제한됐다. 유럽,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설정돼 이를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15%가 아닌 대만처럼 32% 상호관세를 물렸다면 대내외 비판 여론으로 지금 이재명 대통령이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을지 조차 의심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한국이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도 한미동맹의 기본 틀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회담 후 "우리는 100% 당신을 지지한다"며 이재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는 국내 정치적 정당성 측면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 메시지였다. 한국의 정치 및 외교적 안정에 기여하면서 저성장 경제, 주요 산업 위기, AI 전환, 저출산 문제 해결 등 한국의 현안에 집중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

트럼프에 아첨하기... 한국과 일본은 어떻게 달랐나?

'아첨(Flattery'은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긍정적인 말은 아니다. 용기없는 사람이 자신의 뜻이나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권력에 굴복하고 비굴한 행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한순간의 말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정상외교' 특히 미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국익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타협하지 않고 대쪽같은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며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것은 아마추어 같은 행동으로 비춰질 수도 있기에 '전략적 아첨'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손자병법에도 나온다. 손자병법에서 손자는 전장에서는 명예나 감정 대신 ‘결과’와 ‘생존’을 우선시되며 필요하다면 유연함과 속임수(즉, 전략적 언행)를 통해 주도권을 쥐라고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권력자를 상대로 한 외교적 아첨도 실용적 ‘비전투 승리’(부전승)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전략적 아첨'은 한국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트럼프의 복귀 이후 전 세계 지도자들이 유사한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접근법을 비교해보면 흥미로운 차이점과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2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와의 회담에서 한국과는 다른 방식의 아첨을 구사했다. "텔레비전에서 본 유명인을 만나서 너무 흥분했다"며 시작한 그의 발언은 마치 팬이 스타를 만난 듯한 느낌을 연출했다.

이시바 총리는 "텔레비전에서는 무섭게 보이고 매우 강한 성격을 가진 것 같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매우 진실하고 강력했으며, 미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중성을 인정하면서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교묘함을 보여줬다.

이시바는 자신의 발언이 "아첨이 아니라 세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사전에 방어막까지 쳤다. 누가보더라도 '아첨'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에 대해 미리 합리화하고 진정성을 드러내려 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 이재명 대통령은 더 구체적이고 개인화된 특징을 보였다. 집무실 인테리어에 대한 구체적인 칭찬, 다우존스 지수 언급, 그리고 결정적으로 "북한에 트럼프 타워 건설"이라는 매우 구체적으로 비전을 제시했다. 단순한 칭찬을 넘어 트럼프의 개인적 브랜드와 비즈니스 이익까지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었다.

특히 한국은정치적 위기 상황(트럼프의 아침 소셜미디어 공격)을 즉석에서 관리해야 하는 추가적인 과제가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기 쿠데타" 수사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트럼프의 농담("혹시 이름이 미친 잭 스미스인가?")을 자연스럽게 받아내는 모습은 즉흥적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두 나라의 접근법 차이는 각국의 문화적 배경과도 연결된다.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혼네와 다테마에'(본심과 겉모습) 문화가 있어 공식적인 찬사 뒤에 진짜 의도를 숨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한국은 더 직접적이고 감정적인 문화적 특성을 보인다. 이재명의 "북한 트럼프 타워" 제안은 한국 특유의 직설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접근법을 나타낸 것이다. 또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의 빠른 대응능력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반영한다.

흥미롭게도 두 나라 모두 트럼프로부터 관세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했다. 일본은 이시바 총리가 "이론적인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며 관세 보복 가능성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고 트럼프는 이를 "매우 좋은 답변"이라고 칭찬했다.

한국은 이미 15% 관세율에 합의한 상태에서 이를 변경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대신 3,500억 달러 투자 약속과 조선업 협력을 통해 관계를 안정화시키는 방향을 택했다.

더 깊이 분석해보면, 두 나라의 전략적 목표도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파트너십 유지가 핵심 관심사다. 따라서 이시바의 아첨은 군사안보 동맹의 연속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한국은 북한 문제 해결과 경제적 이익 보호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이재명의 "트럼프 타워" 제안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의 트럼프 역할 강조는 이런 복합적 목표를 반영한다.

이 같은 차이는 양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와 국내 정치적 제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본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치 환경에서 장기적 전략을 추진할 수 있지만, 한국은 정치적 혼란 속에서 단기적 위기 관리와 장기적 국익 보호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일본의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 '앨범' 선물을 하고 있다 (출처 : 사진/ 이시바 총리실)

전략적 아첨의 한계와 위험성. 그리고 새로운 현실

하지만 이런 전략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 트럼프 1기 시절을 돌이켜보면 초기의 아첨이 항상 지속적인 우호관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처음에는 트럼프와의 '우정'과 '친족관계'를 강조했지만 결국 나토(NATO)를 둘러싼 공개적 불화로 발전했다.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매력 공세를 펼쳤지만 2018년에는 트럼프로부터 "부정직하고 약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접근법은 성공적이었는가?

단기적으로는 분명히 그렇다. 그는 트럼프의 충동적인 공격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켰고 최악의 시나리오(25% 관세와 동맹 관계의 근본적 손상)를 피했다. 3,500억 달러 투자 약속은 부담스럽지만, 이는 대부분 이미 계획 중이던 민간 투자를 포장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이 정치적 혼란기에도 미국과의 관계에서 예측가능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고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한국의 역할을 인정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재명과 트럼프의 회담은 21세기 외교의 새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외교 프로토콜과 다자주의적 접근법은 개인적 관계와 전략적 아첨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외교 정책 수립자들에게 불편한 진실일 수 있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한국의 이번 경험은 트럼프 시대를 헤쳐나가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다.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 결과를 달성하는 것. 개인적 아첨을 통해 국가적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전략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한국이 위험한 상황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결국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것은 현대 외교에서 개인적 차원의 관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때로는 국가의 존엄성을 잠시 접어두고라도 실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냉혹한 교훈이다. 트럼프 시대 외교의 새로운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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