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억제의 힘이 세상에 없던 창의력 만든다
2025년 추석 연휴는 특별하다. 최장 10일까지 휴식을 취할 수 잇는 황금연휴이기도 하지만 최근 오픈AI의 '소라2' 등이 나오면서 AI에 대한 얘기가 테이블에 올랐다. 예년엔 '어떻게 돈을 잘 벌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올해는 "챗GPT가 우리 아이 숙제를 다 해준다", "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 같다", "이제 뭘 공부해야 하나" 이런 고민들이 식탁 위에 오르내린다. AI가 이미지를 만들고, 코드를 짜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특히 창의력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과 AI는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을까? 더밀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세계적 뇌과학자로 떠오르고 있는 정누리 조지아공대 박사를 만났다. 정 박사는 지난 4월 과학계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Nature)지에 "목표 특정적 해마 억제가 학습을 조절한다(Goal-specific hippocampal inhibition gates learning)"는 논문을 발표, 큰 주목을 받았다.네이처지는 "그의 연구가 뇌가 중요한 정보를 어떻게 선택적으로 기억하는지 그 메커니즘을 밝혀냈다"고 주목했다. 정 박사가 밝혀낸 뇌가 정보를 선택적으로 기억하는 기재의 핵심은 '억제'다. 뇌의 억제성 뉴런이 중요한 순간에 활동을 감소시키면서 오히려 그 순간에 대한 강한 기억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마치 음악에서 쉼표가 다음 악절을 더 돋보이게 하듯, 뇌는 '멈춤'을 통해 중요한 것을 선택한다. 이 발견은 단순히 쥐의 학습 메커니즘을 밝힌 것을 넘어, AI 시대 인간 고유의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 통찰을 제공, 주목을 받고 있다. 더밀크와 정누리 교수와의 대담은 뇌과학 연구실을 넘어 AI 시대의 교육, 한국 사회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한 대안까지 폭넓게 다뤘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검색하지만, 인간의 뇌는 무엇이 중요한지를 선택한다. 그리고 이 선택 능력의 핵심이 바로 '억제의 힘'이다. 익숙한 것을 억제하고, 당연한 것에 질문을 던지며, 다른 관점으로 전환하는 능력, 이것이 AI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창의성이다.하지만 챗GPT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이 억제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질문하지 않는 한국의 교육 문화와 AI 의존성이 결합될 때, 그 위험성은 배가된다. 순천에서 태어나 단신으로 미국 유학을 떠나 네이처급 과학자가 된 정누리 교수는 이제 '스파이 훈련소'라는 독특한 워크샵을 통해 억제의 힘을 훈련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추석 연휴,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AI 시대 생존 전략을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