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네이버 빅딜의 의미: 넥스트 비즈니스 ‘금융 슈퍼앱’ 온다
2025년 11월, 국내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한 뉴스가 전해졌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확보하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단순한 업무협약 수준을 넘어,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로, 하이테크 플랫폼과 디지털화폐 생태계가 한 지붕 아래 통합되는 국내 최초 사례다.이번 거래의 핵심은 단순한 사업 시너지 수준을 넘는다. 사실상 국내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려는 실질적인 시도이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연간 결제액 72조원, 가입자 3,400만 명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이지만, 낮은 수수료 마진 탓에 영업이익률은 6%대(2024년 6.3%)에 불과한 반면, 두나무는 매출의 96%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오며 영업이익률이 무려 72%(2025년 3분기 기준)에 달하는 캐시카우(Cash Cow)다. 또한 네이버와 두나무가 합쳐지면 통합 법인의 매출액은 약 13.7조 원, 영업이익은 단숨에 3.5조 원 규모로 폭증한다. 이는 일개 핀테크 기업이 시중 은행의 영업이익을 넘볼 수 있는 체급으로 성장함을 의미한다.네이버는 이번 거래를 통해 보유 현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고도 두나무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금 유출 없이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기존 주주들과 주식 교환을 완료하는 구조다.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5.1조 원,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4.9조 원으로 책정되었다. 기업가치 기준 1:3.06이라는 비율로 산정되나, 실제 발행주식 수 차이를 반영한 주당 교환 비율은 1:2.54(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결정되었다. 거래 완료 후 네이버는 통합 법인의 최대 주주가 되며, 기존 주요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사실상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한다. 이는 네이버가 미래 성장의 핵심 인프라를 현금 유출 없이 확보한 정교한 전략적 설계다.결합 이후 양사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중심으로 새로운 금융 플랫폼 구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두나무가 이를 유통·거래·환전하는 구조다. 사용자는 네이버페이 내에서 원화를 예치하면 '네이버코인(가칭)'을 발행받고, 이 코인을 업비트에서 거래하거나 다시 원화로 환전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카드 결제망을 우회한 독립적인 디지털 머니 생태계이자,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의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