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탄생 90주년/ 10대 페북∙카톡 안쓴다/ 전쟁의 미래
덴마크의 한 목수 공방에서 탄생한 레고가 10일(현지시각) 설립 90주년을 맞았습니다. 레고는 플라스틱 블록 장난감의 대명사가 됐을 정도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친구인데요. 레고는 지난 90년 내내 지금과 같은 명성을 가진 기업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모닝브루에 따르면, 레고 설립자 올레 커크 크리스티안센(Ole Kirk Kristiansen)은 1932년 목수인 자신이 만든 나무 장난감을 팔면서 레고를 시작했습니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잘 놀다(Leg godt)’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스타워즈나 디즈니 캐릭터 등 유명 지적재산권(IP)과 협업한 다양한 레고 세트를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레고는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사의 IP 제품만을 판매했던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1998년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후 생각을 바꿨습니다. 가족기업으로만 이어오던 레고는 처음으로 외부 전문경영인인 폴 플루그만(Poul Plougmann)을 영입했고 그는 오늘날의 레고의 초석을 다졌습니다.👉 아집 버린 레고, 세계적 브랜드로플루그만 CEO는 가족기업이던 창업자와 아들, 손자가 고집하던 반(反) 협업 원칙을 백지화했습니다. 이후 냉대를 받던 스타워즈 팀과 함께 700개가 넘는 레고세트를 출시했죠. 이 계획이 대성공을 거두자 라이선스 계약이 물밀듯이 들어왔습니다. 디즈니와 함께 미키마우스 세트를 만들었고 해리포터와의 협업은 정점을 찍었지요.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은 레고엔 또다른 기회였습니다. 지난해 레고 매출은 80억달러가 넘어 전년비 27% 증가했지요. 지금도 레고는 끊임없이 외부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어린 시절 레고에 빠져 식사도 거른 채 레고조립에 몰두하던 경험이 다들 한번씩은 있으실텐데요. 세대를 넘나드는 장난감이나 캐릭터가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인 듯 합니다. 할머니와 손자가 같은 캐릭터로 저마다의 경험을 나눌 수 있으니깐요. 제가 미국에서 지내던 때 저희 집 앞에는 레고랜드가 있었는데요. 연간회원권을 구입해 아이들과 매일같이 레고랜드에서 놀이기구도 타고 레고 조립도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처럼 레고는 외부와의 협력으로 폭발적 성장을 거뒀고 세대를 아우르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습니다. 오늘날 레고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부디 전 세계인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레고가 100년, 200년 후에도 건재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