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포드 "테슬라 로봇은 쇼일뿐... 서비스 로봇이 현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로봇의 미래’에 대해 물으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를까?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밀레니얼 세대, 혹 이보다 앞선 베이비부머 세대는 SF 고전 영화 ‘터미네이터’를 떠올릴 것 같다. 지난 2015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로봇의 부상’의 저자 마틴 포드는 “로봇의 발전과 치명적인 자율 무기에 대한 우려를 ‘터미네이터’와 같은 SF 영화와 결부시키는 것은 언론의 흔한 실수”라고 지적한다. 인간과 로봇의 전쟁은 공상과학(SF)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 보면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의지를 갖고 인간을 공격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미다. 포드는 오히려 2017년에 발표된 단편영화 ‘슬러터봇(Slaughterbots)’이 현실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수백 대의 미니어처 드론이 미국 국회의사당 건물을 공격한다. 폭발물을 탑재한 드론은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특정 인물을 타깃으로 삼고 돌진한다. 사람이 없는 소형 ‘가미카제(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적군의 전함을 향해 전투기와 폭탄을 내던진 일본의 자살 특공대)’인 셈이다. 나중에 표적이 된 의원들은 모두 한 정당 소속임이 밝혀진다.영화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스튜어트 러셀 교수(컴퓨터과학)와 그 팀이 제작했다. 영화에 사용된 기술은 모두 현존하는 기술이다. 영화는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치명적인 살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포드는 이 영화에 대해 “이것은 미래에 국한된 우려가 아니다”라며 “터미네이터에 대한 걱정보다 아이폰보다 똑똑하지는 않지만, 표적을 식별하고 추적하는 데는 망설임이 없는 (드론과 같은) 무기로 인간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해 더 걱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포드의 새 저서 ‘로봇의 지배(Rules of Robots)’는 생각보다 가깝게 다가온 AI의 발전과 로봇의 미래, 그리고 이로 인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설득력 있는 사례로 그려냈다. 더밀크는 마틴 포드와 인터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