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대표 “AI시대, 당신은 과연 몇 살입니까?”... 50년을 더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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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Lee 2025.10.29 12:32 PDT
김미경 대표 “AI시대, 당신은 과연 몇 살입니까?”... 50년을 더 사는 법
김미경 대표가 더밀크 트렌드쇼2026에서 강연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트렌드쇼2026] 김미경 MK유니버스 대표
AI는 기술이 아니라 문명 전환점... 수명 100세 시대, 인생의 중심축 이동
AI 플러스 인간, 노멀 인간을 속도와 리듬에서 압도
문명의 변화는 ‘소수점 공부’로 따라잡을 수 있다
AI는 공공재... 문명 질서는 우리가 만들어야

"당신은 지금 몇 살입니까"
김미경 MK유니버스 대표, 더밀크 트렌드쇼2026에서

김미경 MK유니버스 대표는 28일 코엑스 401호에서 열린 트렌드쇼2026에서 무대에 서자마자 청중에게 물었다. "당신은 몇 살까지 살 것 같습니까?" 대부분이 80-90세라고 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거기가 아닙니다."

김 대표가 트렌드쇼에서 제시한 첫 번째 통찰은 수명 혁명이 가져온 인생 좌표의 재설정이다. 지금 80-90대로 장수하시는 분들은 1930년대 출생자들이다. 건강검진도 없던 시절을 살았다. 반면 우리는 '전 단계'라는 병명이 생긴 시대를 산다. 고혈압 전 단계, 당뇨 전 단계. 질병이 오기 전에 막는다. 여기에 AI 기반 의료기술, 신약 개발, 개인 맞춤 치료가 더해진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이전 세대보다 10년은 더 산다. 95-105세가 보편화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단순히 '더 오래 사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중심축의 이동으로 수명도, 지능도 늘어나게 됐다.

1994년 한국인 중위 연령은 28.8세였다. 50세는 인생의 '저녁 10시'였다. 2025년 현재, 한국인 중위 연령은 47세다. 30년 사이에 18년이 늘었다. 100세 시대에 50세는 정오다. 아직 반도 안 살았다.

"여러분 나이에서 18을 빼세요. 그게 여러분이 실제로 서 있는 인생의 시간입니다."

60세는 42세다. 50세는 32세다. 이건 위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의 재설정이다. 60세에 은퇴해서 이불을 깔면 어떻게 될까? 오후 2시에 이불을 깔고 누우면 미치고 팔딱 뛰게 된다. 40년을 그 엉거주춤한 상태로 살 수는 없다.

김미경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문명은 기술과 다르다. 당신도 예외일 수 없다.

“기술은 실리콘밸리가 만들 수 있지만, 문명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주권자로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설계에서 배제된다”고 했다.

AI가 개인의 수명과 인생 곡선을 바꾸고, 사회의 권력과 구조를 재편한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기술을 얼마나 아느냐가 아니라 이 문명 안에서 어떤 역할로 설계에 참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I는 기술이 아닙니다. 문명입니다." 김미경 대표가 트렌드쇼2026 강연 서두에 던진 이 한 마디는, 우리가 지금 마주한 변화의 본질을 꿰뚫는다. 기술이라면 전공자들만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문명은 다르다. 전기가 발명됐을 때 전기공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의 삶이 바뀌었듯이, AI 문명도 예외 없이 모두의 삶을 재편한다.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우리는 'AI를 할 줄 아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 'AI 문명 속에 들어가는 사람'과 '뒤처지는 사람'으로 나뉜다. 선택지가 없다는 뜻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회사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 회사는 이미 'AI 플러스 인간' 중심으로 일합니다. 속도와 리듬이 다릅니다. 노멀 인간은 따라올 수 없어요."

예전에는 "일주일 후에 보자"고 했던 회의가 이제는 "내일 보자"가 됐다. AI 툴을 5개쯤 오케스트레이션(지휘)할 수 있는 사람과 포토샵 하나만 쓰는 사람이 같은 속도로 일할 수 없다.

더 충격적인 건 니즈 자체가 사라지는 직업이다. 동기부여, 인생 상담, 코칭 - 이런 건 AI가 대체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딸은 이제 인생 상담을 GPT에게 받는다. "엄마한테 물어보면 꼰대 같아서요." GPT가 올해 가장 많이 사용된 기능이 바로 '인생 상담과 위로'다.

문제는 직업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당신이 직업이 없어지는지도 모른 채 없어진다는 것이다.

김미경 대표의 첫번째 질문, 당신은 몇 살까지 살까요? 김대표는 수명 100세 시대, 인생의 중심이 이동한다고 강조했다.

AI 플러스 인간 vs 노멀 인간

김 대표는 지금 이 시대를 ‘AI 플러스 인간’과 ‘노멀 인간’이 갈라지는 문명적 분기점이라고 진단한다.

AI 툴을 활용해 일의 속도와 리듬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과, AI 없이 과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

“우리 회사는 이미 ‘플러스 인간’ 중심으로 일하고 있어요. 속도와 리듬이 다릅니다. 노멀 인간은 따라올 수 없어요.”

AI를 전공하지 않아도 된다. 핵심은 도구를 얼마나 빠르게 내 일상과 업무에 통합하느냐다.

김미경 대표는 AI시대, 노멀 인간은 플러스 인간의 리듬과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며 플러스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수점 공부’… AI 문명을 따라잡는 전략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대표가 제시한 답은 '소수점 공부'다.

"세상이 새로 만들어질 때는 한 겹씩 깔립니다. 기왓장을 쌓아 올라가듯이요. 실리콘밸리가 지금 레이어를 쌓고 있잖아요. 눈에 보여야 합니다."

세상이 1에서 100으로 한 번에 바뀌면 끼어들 수 없다. 하지만 0.1, 0.2, 0.3씩 변할 때는 다르다. 세상을 소수점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느리게 흐른다. 예측할 수 있고, 끼어들 수 있다.

김 대표 자신도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AI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코딩을 전혀 못하지만 커서(Cursor), 클로드(Claude) 같은 AI 코딩 툴로 1시간 반 만에 자신의 GPT 대화 내용을 검색하고 정리하는 웹페이지를 만들었다. "다 입으로 했어요. '없는데요', '못 찾겠는데요' 이게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입니다."

트렌드쇼2026 강연장이 참가자들로 가득 차 있다.

지능에도 계급이 생긴다 - AI는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김 대표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AI는 지능입니다. 초지능에 연결되는 거죠. 그런데 어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아버지가 부자여서 월 40만 원, 100만 원짜리 AI에 연결됩니다. 빠른 속도로 인생을 삽니다. 어떤 아이는 집이 가난해서 무료 AI만 씁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능 격차가 형성되죠. 이런 문명이 열리면 됩니까?"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지능 인프라다. 전기처럼, 수도처럼, 모두가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태어날 때부터 '지능 계급'이 고착화된다.

김 대표는 더 나아간다. 이제 AI가 '넥스트 OS'가 되면서 사람들이 구글 검색을 거치지 않고 AI에게 직접 묻는다. AI가 중간에서 답을 요약해주면 원본 콘텐츠 창작자에게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그러면 AI가 나의 '엔드 유저'가 된다.

"월드코인을 주겠답니다. 일자리 잃는 사람들을 위해서요. 우리가 거지입니까? 내 콘텐츠는 너희가 다 가져가서 장사하면서, 왜 처음부터 내 콘텐츠에 대한 블록체인 기반 웹3 생태계를 설정 안 하고, 기술만 발전시켜놓고 나서 월드코인을 줍니까? 앞뒤가 바뀌었습니다."

김미경 대표의 마지막 메시지는 명확하다.

"소셜 라이센스(social license)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어떤 기술도 사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쓸 수 없습니다. 그 주권을 우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AI 문명을 만드는 건 실리콘밸리가 아니다. 기술은 그들이 만들지만, 문명의 질서는 우리가 만든다. 그러려면 두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문명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뒤로 빠지지 말고 레이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공부하고, 써보고, 만들어봐야 한다.

둘째, 주권자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잘못된 질서가 잡히기 전에, 인간다움이 훼손되기 전에 말해야 한다.

"저도 모릅니다. 나도 나를 설계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 사회가 AI로 인해 잘못된 질서를 잡아서 정말 인간다움이 훼손되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 나는 목소리를 낼 때 내고 싶습니다."

김미경 대표의 강연은 편안한 미래를 그리지 않는다. 대신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몇 살입니까? (진짜 나이를 아십니까?)
당신은 플러스 인간입니까, 노멀 인간입니까?
당신은 AI 문명의 수혜자입니까, 피해자입니까?
당신은 설계자로 살 건가요, 방관자로 살 건가요?

AI 시대의 생존은 기술을 배우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자신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 문명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시민으로서 발언하는 것에서 완성된다.

우리는 다 1학년입니다. AI가 나온 지 2년밖에 안 됐어요. 27살도, 50살도, 60살도 다 똑같습니다.
김미경 MK유니버스 대표, 더밀크 트렌드쇼2026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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