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같은 ‘증강 군인’ 온다… 메타-안두릴, 군용 XR 기기 개발
이글아이, 드론 탐지 및 은폐된 목표물 포착 가능
마이크로소프트 이어 메타, 방산 산업으로 영역 확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방산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 이하 안두릴)와 손잡고 군사용 확장현실(XR) 기기 개발에 나선다.
메타와 안두릴은 29일(현지시각) “전장에서 향상된 인지 능력을 제공하고 자율 플랫폼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통합 XR 제품을 설계, 제작 및 배치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군용으로 AI 기술,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인터페이스 등이 적용된 헬멧, 고글 등 신체 착용형 기기(body-worn devices,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장비를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메타와 안두릴의 조인트 MR(joint mixed reality) 기능에는 수천 개의 데이터 원천으로부터 데이터를 통합해 실시간 전장 정보를 제공하는 안두릴의 AI 기반 지휘 및 제어 시스템 ‘래티스 플랫폼’이 통합된다.
이글아이, 드론 탐지 및 은폐된 목표물 포착 가능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장비는 야간 투시 및 열 감지 등의 기능이 기본 탑재될 ‘이글아이(Eagle Eye)’다.
팟캐스트 ‘코어 메모리(Core memory)’에 출연한 팔머 럭키 안두릴 창업자에 따르면 이글아이는 SF 영화 스타일의 군용 헬멧이다. 이 장비를 사용하는 군인은 청각과 시각 능력을 향상시키는 센서를 활용, 수 ㎞ 밖에서 날아오는 드론을 탐지하거나 은폐된 목표물을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안두릴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메타의 AI 모델이 적용된다. 첨단 기술을 활용, 인간의 능력을 극도로 강화한 증강 군인이 탄생하는 셈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메타는 지난 10년 동안 미래의 컴퓨팅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AI와 AR(증강현실)을 구축해 왔다”며 “미군 장병들에게 이러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안두릴과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안두릴 측은 “AI와 신체 착용형 기기(body-worn devices,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컴퓨팅 시대가 도래했다. 메타와 안두릴은 미국의 기술 우위 유지,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원래 상업용으로 제작된 고성능 기기, 기술을 활용해 미군이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어 메타, 방산 산업으로 영역 확대
미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된 소셜미디어 빅테크 기업과 미국 국방부가 주목하는 신흥 방산 기업이 손을 잡았다는 점도 이목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위산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빅테크의 행보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도 홀로그램 기술을 앞세워 비슷한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메타는 최근 미국 국방부 출신 인사를 잇달아 채용, 방위 산업 진출을 준비해 왔고, 지난해 11월에는 자사 AI 모델을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미국 국방부가 최첨단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상황에 대응,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해 군과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와 안두릴은 최대 약 1억달러(약 1380억원) 규모의 VR 하드웨어 장비 관련 미 육군 계약에도 공동으로 입찰했다.
럭키 창업자는 2014년 페이스북이 인수한 VR 기기 업체 오큘러스 VR의 창업자 출신이다. 페이스북에서 VR 부문장을 맡아 관련 기술 및 기기 개발을 주도했으나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극우 성향 단체에 기부했다는 이유로 이듬해 해고됐다. 메타는 2024년 미 대선을 앞두고 과거에 럭키 창업자를 해고한 데 대해 사과했다.
럭키 창업자는 “군인들을 ‘기술 전사(technomancer)’로 만드는 것은 내 오랜 미션이었다”며 “메타와 함께 만드는 제품들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