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스마트폰, AI 안경이 온다... 구글, 메타 본격 띄우기
구글, TED 컨퍼런스서 AI 기반 스마트 글래스 시제품 공개
메타, 1000불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 연말 선보일 듯
중국 기술 기업도 AI 안경 개발 박차... 바이트댄스도 참전
시어스랩, 한국 최초 AI 안경 '에이아이눈' 사전 판매 시작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 글래스를 중심으로 차세대 디바이스 주도권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생성AI의 등장이 촉발한 AI 에이전트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AI 활용 환경이 기존 모바일 중심에서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마트 안경(스마트 글래스)는 차세대 AI 디바이스의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를 선두로, 애플,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스마트 글래스를 미래 컴퓨팅 인프라의 전환점으로 보고, 관련 기술과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ED 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 확장현실(XR) 글래스를 선보였다. 10일(현지시간) 악시오스에 따르면 제미나이 AI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구글의 스마트 글래스는 애플 비전프로와 유사한 형태의 혼합현실(MR) 헤드셋과 AI안경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날 샤흐람 이자디(Shahram Izadi) 구글 AR 부문 부사장이은 페르시아어를 영어로 실시간 번역하거나, 책을 스캔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자디 부사장은 "휴대전화와 연동되며 화면을 스트리밍할 수도 있다"며 "가벼우면서도 모든 휴대전화 앱에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자디 부사장은 삼성과 함께 개발 중인 혼합현실 헤드셋(프로젝트 무한)의 시연 장면도 공개했다. 애플 비전 프로와 매우 흡사한 외형을 지닌 이 헤드셋은 패스스루(pass-through) 비디오 기술을 활용한다. 프로젝트 무한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25에서도 공개한 바 있다.
이 시연에서는 여러 개의 창을 오버레이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몰입형 뷰를 감상하며, 360도 스노보드 영상도 재생하는 기능 등 현실과 디지털 세계를 융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메타,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 연말 선보일 듯
글래스 기술과 점유율 면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메타도 연내 프리미엄 스마트 글래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메타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 메타가 올해 말 가격 1000달러 이상의 스마트글래스 '하이퍼노바'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타는 2021년부터 명품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협업한 스마트 글래스를 내놓고 있다. 사진 및 동영상 촬영과 음악 재생 등이 가능한데다, 가격도 299달러로 저렴해 호평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에는 새로운 증강현실(AR) 스마트안경 '오라이언(Orion)'의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이퍼노바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오른쪽 렌즈 하단에 디스플레이를 부착해 착용자가 메신저, 지도, 전화 기능 등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 밴드를 함께 제공해 손동작 만드로도 제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타는 이미 2027년 출시 예정인 '하이퍼노바 2' 개발에도 착수했다. 이 제품은 스포츠 브랜드인 오클리와 협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알렉사 탑재 보급형 스마트 글래스 판매
아마존은 자사의 AI 음성비서 ‘알렉사(Alexa)’를 탑재한 '스마트 글래스'를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 에코 프레임(Amazon Echo Frames, 3rd Gen)'이라는 이름의 이 글래스는 현재 아마존에서 약 180달러에 판매되는 보급형 스마트 글래스다.
이 스마트 글래스는 알렉사를 통해 음악 재생, 정보 검색, 스마트홈 기기 제어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아마존에 따르면 선글라스 형태의 디자인에 편광 UV400 렌즈가 적용돼 눈부심을 줄여주며, 내장된 소형 스피커를 통해 음성 안내 및 전화 통화도 가능하다. 또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되고, 음성 명령으로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더 스트릿은 "이어폰을 따로 착용하지 않아도 음악을 듣거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기술 기업들, AI 글래스 개발에 속도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자체 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제품 기능과 기술 사양, 가격, 출시 시점 등을 결정하기 위해 부품 공급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아직 출시 일정이나 판매 지역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AI 챗봇 기술과 이미지·영상 처리 역량이 제품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에서 자체 개발한 AI 모델과 챗봇 앱을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트댄스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내에서는 바이트댄스 외에도 알리바바와 바이두 역시 스마트 글래스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 대화형 AI 기술을 활용한 AI 글래스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바이두는 지난해 11월 AI 글래스 프로토타입 ‘샤오두(Xiaodu)’를 공개하고, 올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어스랩, 한국 최초 AI 안경 '에이아이눈' 사전 판매 시작
국내에서도 미디어 테크 기업 시어스랩(대표 정진욱)이 한국 최초의 AI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시어스랩은 웨어러블 AI 스마트 안경 '에이아이눈(AInoon)'의 사전 예약 판매를 지난달 말부터 시작했다.
‘에이아이눈’은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AI 디바이스로, 실시간 시각 정보 인식과 AI 기반 음성 대화는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거나 명령하면, 기기 내장 카메라가 주변 시각 정보를 분석해 AI가 음성으로 즉각 응답한다.
45g으로 가볍고,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도 가능하다. 고출력 오픈이어 스피커를 통해 음악 감상은 물론 전화 수신 및 통화도 지원한다.
시어스랩의 '에이아이눈'은 다른 빅테크가 내놓은 스마트 클래스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도한국어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더밀크의 시각: 넥스트 스마트폰 혁신, AI 글래스에서 시작된다
스마트폰은 지난 10여 년간 우리의 일상과 디지털 생활을 바꿔놓은 핵심 기기였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다음 디바이스’로 주목하는 것은 다름 아닌 AI 기반 스마트 글래스다. 메타, 구글, 애플, 아마존, 바이트댄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나서는 것은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혁신 플랫폼으로 '스마트 글래스'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왜 하필 ‘안경’일까?
스마트폰은 손으로 조작하고 화면을 바라봐야 하는 방식이라 사용에 제약이 있다. 반면 스마트 글래스는 손을 쓰지 않아도 눈과 귀를 통해 정보를 얻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생성AI 기술 발전으로 안경처럼 작은 기가에서 복잡한 처리가 가능해졌다.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실시간 번역, 길 찾기, 음악 재생, 전화 통화와 같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가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는 사람의 ‘눈’과 ‘귀’를 대신해 정보를 인식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화면을 보는 대신, 현실을 보면서 정보를 얻는 증강현실(AR)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 바로 안경이기 때문이다. 교육이나 업무, 게임,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활용도가 높다는 측면도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AI 웨어러블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17.2%씩 성장해 약 204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부터 AI 스마트 글래스 부문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들어서면서 전체 웨어러블 AI 시장의 약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