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이 놓치는 실리콘밸리 성공 방정식: 10대 전략 집중하라
우리 회사가 미국 진출하려면?
성장과 수익성의 균형 전략 중요... AI 시대 카테고리 리더십 확보가 관건
"한국에서의 작은 성공은 착각"... 미국에서는 고객 문제에 집중해야
제품보다 창업자 관점, 의사결정, 조직문화 현지화가 우선
비용 구조는 '현금 3배 게임'으로 접근
'실력'과 '진정성'만이 통한다... 인사·조직 전략 세워야
롯데벤처스가 주최하고 더밀크가 운영한 '엘캠프 실리콘밸리 4기' 프로그램이 막을 내렸다. 2021년부터 매년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행사에는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창업자, 벤처캐피털 관계자, 법조계 인사 등이 강연자로 나섰다.
이번 연수에서는 창업 마인드셋부터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장 전략, 인재 관리, 법률 실무까지 다양한 분야를 망라해 미국 진출을 준비하거나 갓 진출한 스타트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더밀크가 현장에서 나온 스타트업 창업자가 미국 진출을 시도할 때 참고할만한 중요한 내용 10가지를 정리했다.
AI 시대, 카테고리 리더십으로 승부하라
2년 만에 데카콘에 오른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의 황유라 아태 파트너십 리드는 '탑 라인(성장) 중심에서 바텀 라인(수익성) 균형 조정'이라는 이중 축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퍼플렉시티는 빠른 사용자 확보를 위한 스토리텔링, 카테고리 리더십 확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시장 신뢰를 구축했고, 작지만 빠르게 움직이며 '구글 대항마'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황 총괄은 "한국 스타트업은 바텀 라인에 강하나, 탑 라인 성장과 브랜드 설계 역량을 강화해야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조언했다.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는 "AI는 다섯 번째 기술 대전환의 파도"라고 규정하며, 연간 288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 흐름 속에서 AI 애플리케이션과 도구 영역에 기회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는 기존 SaaS 시장을 대체·재편 중이며, 모든 소프트웨어가 AI 중심으로 재작성되는 전환기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유니콘의 핵심 조건은 '카테고리 리더'가 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고객 확보, 인재 채용, 시장 진출 전략 등 예측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성장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작은 성공은 착각… 미국은 완전히 다른 게임
한국 스타트업이 막연히 미국 진출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진출하면 실패 확률이 높아진다.
김성겸 라이너 총괄이사(전 블라인드 공동창업자)는 "한국에서의 작은 성공은 착각"이라고 직격했다. 한국 시장의 초집중, 단일 언어, 빠른 피드백 구조는 미국 시장과 전혀 다른 환경이며, 한국식 직관과 성공 공식은 미국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품보다 창업자의 관점, 의사결정 방식, 조직문화 현지화가 더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넓게'가 아닌 '깊게' 공략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성겸 이사는 "고객을 직접 만나고, 조직 구조를 미국 중심으로 재설계하며, 중간지대 없이 과감한 전환과 집중 전략을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도 "글로벌 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정한 글로벌 영향력은 미국 같은 '표준 시장'에서의 성공으로부터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a16z가 선정한 AI 검색엔진 2위에 오른 김 대표는 "기술보다 신뢰, 기능보다 문제 해결 중심의 메시지가 핵심"이라며 "미국 고객에게는 간결하고 정확한 가치 전달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술보다 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하라
이동희 딥블루닷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하며, 기술보다 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초기에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을 판다'는 철학 아래 100회 이상의 고객 인터뷰를 통해 실질적 문제를 정의하고, 완벽한 제품보다 고객이 기대하는 산출물을 빠르게 제공하는 'Expected Output' 전략을 실현했습니다."
미국 진출 시 운영 리스크와 높은 비용 구조를 감안해 '현금 3배 게임'으로 접근했고, 고객과 같은 시간대에서 일하며 몰입도를 높이는 운영 방식을 선택했다고 한다. 커뮤니티 활동과 밋업 주최 등을 통해 사회적 신뢰자본을 축적하며 브랜드보다 창업자의 진정성과 관계 구축을 중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복적 피봇과 딥러닝 최적화로 성장하라
박세혁 몰로코 공동창업자는 2013년 머신러닝 기반 글로벌 광고 플랫폼을 창업해 성장시킨 경험을 공유했다.
"창업 초기 5년간 수익 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함으로써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찾기 위한 반복적 피봇을 수행했습니다. 이후 딥러닝 최적화를 통해 5년 만에 매출 10배 성장을 이루며 흑자로 전환했죠."
몰로코는 현재 연매출 1조 원 이상, 직원 700여 명 규모로 성장하며 모바일 광고, 커머스, 스트리밍 광고 시장을 전 세계적으로 확장했다. 박 공동창업자는 성장기에는 우수한 인재 채용과 팀 구성,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 머신러닝 기술 고도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박창업자의 역할은 더 나은 사람을 뽑고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위기 상황에서는 투자유치와 내부 결단으로 돌파하고,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문화를 중시함으로써 기술 중심 글로벌 경쟁 기업으로 안착시킬 수 있었습니다."
미국 진출, 법적 전략도 ‘제품’만큼 중요하다
이연수 변호사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에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법적 이슈들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한국 법인의 미국 법인 전환(플립)은 조기에 진행할수록 세금 면에서 유리하며, 주식법·세무·지적재산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 설립 시 C-Corporation 형태가 일반적이며, 독립법인 설립이 가장 유리한 구조입니다."
실리콘밸리 진출 시 주식 구조, 고용계약, 해고 절차에 있어 미국 법과 문화의 차이를 인지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특히 E-2, L-1, H-1B, O-1 등 다양한 비자 옵션과 그 조건을 이해하고, 비자 유지 요건 및 영주권 취득 절차에 대한 이해도 중요함을 강조했다.
인재 전략 없는 확장은 무의미하다
한기용 산호세주립대 교수는 스타트업 실패의 본질을 “자금이 아니라 인사 전략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급성장 시기에는 의사결정 속도와 조직 밀도가 떨어지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증가한다. 그는 창업자가 직접 인재 전략을 설계하고, 빠른 피드백과 명확한 원칙을 통해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리더십은 긴 호흡과 원칙 기반 의사결정에 있고, 폴리보어-유데미 사례를 통해 다양성과 개방성이 장기적 성과를 좌우함을 보여줬다.
실력과 진정성만이 통하는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은 무엇일까? 김진우 라이너 대표는 "실력과 진정성만이 통하는 실리콘밸리에서 끊임없는 실행과 정체성 재정립을 통해 살아남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창업 초기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고객 정의, 메시지 정교화, 미국 시장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임을 체감했다고 한다. "전략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입니다. 의지가 있어야 실력과 진정성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황유라 퍼플렉시티 아태 파트너십 리드도 "한국 스타트업들이 가진 기술력과 효율성은 충분하지만, 탑 라인 성장과 브랜드 설계 역량을 강화해야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이 필수
남태희 스톰벤처스 대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니콘의 핵심 조건은 '카테고리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 확보, 인재 채용, 시장 진출 전략 등 예측 가능하고 반복 가능한 성장을 설계해야 합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기존 SaaS 시장이 재편되는 만큼, 빠르게 카테고리를 선점하고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희 딥블루닷 대표 역시 "빠른 반복보다 깊이 있는 유스케이스 확보를 통해 제품의 실질 가치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단단한 B2B SaaS 성장을 설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문화와 인재 관리가 성공의 열쇠
박세혁 몰로코 공동창업자는 "창업자의 역할은 더 나은 사람을 뽑고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투자유치와 내부 결단으로 돌파하고,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기용 산호세주립대 겸임교수도 "급성장 시 인재 밀도 저하와 의사소통 비용 증가가 성장통의 핵심"이라며, "창업자가 직접 HR을 챙기고 빠른 피드백과 명확한 결정으로 조직 문화를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약: 미국 진출 성공 전략 10가지
성장(탑 라인)과 수익성(바텀 라인)의 균형 전략 수립
AI 시대, 카테고리 리더십 확보에 집중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 맹신하지 않기
기술보다 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
반복적 피봇과 최적화로 제품-시장 적합성 찾기
법률·세무·비자 문제 철저히 준비하기
인사·조직 전략 우선시하기
실력과 진정성 기반의 사업 운영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
직원들과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문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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