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본 한미통상 협상 타결... 핵심은 'MAMG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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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5.08.01 07:17 PDT
美서 본 한미통상 협상 타결... 핵심은 'MAMGA'다
(출처 : Grok)

🔎 FTA 시대는 끝났나... 트럼프식 무역 압박에 韓美 무역협상 타결
📣 '절박함'이 만들어낸 테슬라-삼성 23조원 빅딜... 의미는?
💡 "이제 한미 AI 동맹 강화해야"… UKIS, 미 AI 제조업 진출 플랫폼

지난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협상이 전격 타결됐습니다. 한국이 약 3500억 달러(약 487조원)규모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25%의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번 무역협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력이 이번 협상을 통해 일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 정부 역시 “FTA 체제의 흔들림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상대국이 미국이고 협상의 주체가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두 번째는 의미는 미국의 일명 ‘MAMGA(Make American Manufacturing Great Again)’ 전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한국과 일본, EU와 딜을 성사시키며 그들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딜을 발판삼아 "(남의 돈으로) 미국의 제조업으로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고율 관세는 자국 내 소비자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하는데요. 그래서 '양날의 검'이죠. 그래서 트럼프는 관세 인상의 부담을 해외 직접투자 유치라는 방식으로 상쇄하려 합니다. 한국과 일본처럼 제조 기반 수출에 강점을 둔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 내 생산시설 유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남의 돈으로 자국 산업을 일으키는 전략입니다. 

제가 거주 중인 미국 조지아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사바나 항 인근에 대규모 전기차 메타플랜트를 조성했고, SK온, 한화큐셀 등 주요 한국 기업들도 이차전지와 태양광 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한국 경제 산업에 미칠 후폭풍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트럼프 등장 이후 그동안 아시아에 아웃소싱해왔던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려 놓길 희망합니다. 한국의 조선업에 군침을 흘린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배를 직접 만들기 원하며 이를 그동안 이 분야에서 잘해온 한국이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그동안 강점을 보인 서비스 산업(소프트웨어, AI 등 테크 산업 포함)과 금융(자본) 산업을 등한시 하느냐. 당연히 아닙니다. 오히려 막강한 실력의 서비스와 자본에 제조업을 묶어 1강에서 '슈퍼 1강'으로 도약하려는 것입니다. 

한국이 고민은 이 지점에서 나옵니다. 최근 한국 대구, 부산 등에 출장을 갔었는데 현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젊은 인력이 떠나고 노인만 남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제조업이 GDP의 27.6%를 차지(2023년 기준, 독일 일본보다 높음)할 정도로 강한 반면 서비스와 금융 산업이 취약합니다. 한국 제조업이 재탄생하지 않는 이상 많은 기업의 '미국행'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번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분쟁의 해결을 넘어, 한국의 수출/제조업 주도형 경제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정책적 시그널로 읽힙니다. 앞으로 2~3년이 한국 경제 산업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이 될 것입니다. 

🔎 FTA 시대는 끝났나... 트럼프식 무역 압박에 韓美 무역협상 타결

(출처 : 디자인 김현지 )

이번 무역협상에서 핵심 부문은 단연 조선업입니다. 미국은 전체 수입품의 80%를 해상으로 운송하면서도 자국 국적선 비중이 1.5%에 불과할 만큼 조선 기반이 취약합니다. 반면 중국은 조선 능력에서 미국보다 230배 앞서 있어, 국가 안보와 공급망 측면에서 전략적 열세가 두드러집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H.R.1)’으로 일회성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미국을 위한 선박법(SHIPS Act)’으로 250척 규모의 전략 상업 함대 건설을 구상 중입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제안한 조선업 협력안인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타결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트럼프의 관심이 이 부분에 집중 되고 있습니다. 

협상을 통해 미국은 조선·바이오·2차전지·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할 파트너로 한국을 지목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냈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활용해 한국 기업의 실질적 이익을 극대화할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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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박함'이 만들어낸 테슬라-삼성 23조원 빅딜... 의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 : 디자인 권순우 )

한미 관세 협상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최근 테슬라와 삼성전자의 ‘빅딜’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두 기업은 약 16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AI 칩 수급 경쟁 속에서 서로에게 돌파구를 찾은 결과로 평가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거점을 마련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에 칩을 공급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 더해, 공급망 안정성 면에서 TSMC보다 유리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현재 테슬라는 AI5 칩은 TSMC, AI4 칩은 삼성에 맡기고 있으며, 차세대 AI6 칩 생산도 다시 삼성의 텍사스 공장을 통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병렬화가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하고 공급망을 미국 내로 재편하려는 전략적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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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미 AI 동맹 강화해야"… UKIS, 미 AI 제조업 진출 플랫폼

(출처 : UKIS 2025)

한미간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오는 8월  5~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US-Korea Innovation Summit 2025(UKIS 2025)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UKIS 2025는 한미 과학기술 학술대회 ‘UKC 2025’와 함께 열리는 기술 교류 행사로, 한화큐셀 등 대기업과 스타트업 22개사가 참가해 기술 전시 및 발표를 진행합니다. 미국 정부와 주정부, 투자자, 연구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해 실질적인 협력과 투자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류재현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은 “이제는 과학기술과 혁신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라며 “이번 UKIS는 특히 한미 경제 협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그 첫 신호탄 역할을 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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