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 문제없다?"...시장이 간과하는 장기 재정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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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5.05.19 18:31 PDT
"신용등급 강등, 문제없다?"...시장이 간과하는 장기 재정 리스크
(출처 : 미드저니 / 크리스 정 )

[투자전략] 무디스의 미 신용등급 강등 영향과 전망 분석
미국 신용등급 'AAA'서 'Aa1'로 하락...부채 증가 추세 '지속불가능' 경고
감세안 연장하면 10년간 누적 적자 20조 달러...탈달러화 가속화되나?
경기침체 가능성을 간과하는 월가...위험에 대비하는 전략 세워야

미국 신용등급 'AAA'서 'Aa1'로 하락...부채 증가 추세 '지속불가능' 경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무디스, S&P, 피치) 모두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강등한 상황이 됐다.

무디스는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정부 부채 비율과 이자지급 비율이 지난 10여년간 유사한 등급의 국가들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을 반영했다"고 강등 이유를 밝혔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대규모 연간 재정 적자와 이자 비용 증가 추세를 되돌리기 위한 조치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재정 적자와 부채가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도 현저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이번 강등 결정은 미국 재정건전성이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24년 GDP 대비 6.4%에서 2035년경에는 9%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GDP 대비 부채 비율도 현재 94% 수준에서 10년 후 134%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직후 기록한 1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이자 지급액이 전체 정부 수입의 30%까지 증가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상황이 현실화되면 미국 정부의 재정운용에 심각한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출처 : 뉴욕시그널 )

감세안 연장하면 10년간 누적 적자 20조 달러...탈달러화 가속화되나?

특히 주목할 점은 무디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한 시점이다. 무디스는 미국의 감세안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의 감세안 승인이 불발된 직후 신용등급 강등을 발표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감세안은 2017년 트럼프 정부 당시 시행된 감세안을 연장하는 내용으로 이 감세안은 법인세 감면 등을 포함해 10년간 1조 달러의 적자를 초래하고 있다.

미국 예산위원회 전망에 따르면 이 감세안이 연장될 경우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가 20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사실상 미 정부에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로 월가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많은 보험사들은 장기 자산 관리 규정상 최고등급(AAA)의 국채만을 매입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 국채가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일부 기관투자자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더불어 브릭스(BRICS)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탈달러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하락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이들 국가는 달러 대신 유로화와 금을 중심으로 외환보유고를 재편하고 있어 미국채 수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출처 : 뉴욕시그널 )

경기침체 가능성을 간과하는 월가...위험에 대비하는 전략 세워야

과거 신용등급 강등 사례를 살펴보면 시장 반응은 당시의 거시경제 환경에 따라 상이했다.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당시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오히려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금리는 하락했다. 주식시장도 2% 정도 하락한 후 빠르게 회복했다.

반면 2023년 피치의 강등 이후에는 주가가 3개월 동안 10% 하락했고 금리는 23%나 상승했다. 이는 당시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과 시장의 초기 회복 국면이라는 거시적 환경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였다. 2011년 S&P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강등의 원인으로 제시한 반면 2023년 피치는 재정적자를 이유로 들었다.

무엇보다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위험 요소는 경기침체 가능성이다. 현재 소비자심리지수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경기침체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은 금리 인하와 추가 재정부양책을 통해 부채를 더욱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현재 미 장기채 금리는 주식시장 조정을 유발했던 5%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식시장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어, 감세안과 경기침체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시에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 장기채는 현재 역사적 저점에 있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상황 악화와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시장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근본적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후 재정정책 방향과 경기지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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