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머지' 이더리움, 비트코인 넘어설까? 솔라나는 어떻게?
머지가 비트코인, 솔라나에 미칠 영향
더머지가 끝이 아니다
‘이더리움 PoW에서 PoS로 전환 중’…무슨 뜻?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김세진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준비한 파워포인트(PPT) 파일이 열리지 않을까, 첨부한 동영상이 잘 재생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인 적이 있나요?
저는 다행히 아직까진 큰 오류가 난 적이 없지만, 발표에 앞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수도 없이 많이 봐왔습니다. 심지어 최첨단(?) 기술을 표방하는 블록체인 기술 컨퍼런스에서도 준비한 파일이 열리지 않거나, 갑자기 윈도우가 업데이트를 시작해서 아무것도 열 수 없는 등 각종 이유로 발표가 지연되죠.
‘프로 걱정러’로서 발표 전날 이런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상상하면 몹시 불안합니다. 가뜩이나 신경 쓸게 많은 발표인데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는 정적 분위기까지 더해진다면 ‘아, 이 분위기 어떻게 풀어야 하나’ 아득하죠. 물론 투자의 격언 ‘예측보다 대응’처럼 뒤에 발표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겠지만요.
이번 주부터 어제까지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가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15일 이더리움은 ‘머지(Merge)’라는 대규모 업데이트를 했는데요.
이더리움이 가장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는 블록체인이라는 점, 머지는 ETH코인 발행 메커니즘을 완전히 바꾼다는 점 때문에 업계 최대 업데이트로 꼽혀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혹시 오류가 날까 불안해했죠.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우리 다 준비됐다”고 말했지만, 하다못해 PPT도 오류가 나는데 이런 대형 업데이트가 잘 될지 어떻게 믿나요. 이번 주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던 것 같습니다.
더머지? 코인 가격은 어떻게..
그렇다면 15일 한다던 이더리움 머지는 성공했을까요? 네 맞습니다. 머지는 기존 작업증명(PoW) 메인넷과 미리 만들어 뒀던 지분증명(PoS) 테스트넷을 합치는 작업인데, 어제 무사히 합쳤습니다. 머지로 이더리움은 본격적으로 PoS 기반으로 작동하게 됐습니다.
그럼 머지로 우리에게 닥칠 변화는 무엇일까요? 한국은행이 원화를 갑자기 적게 찍겠다고 상상해보면 쉽습니다. 머지는 다양한 부문에서 영향을 끼치지만 투자자들은 무엇보다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ETH 코인의 공급량이 변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격에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은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이 발행되는 대형 블록체인이자 수많은 디파이(DeFi, 탈중앙 금융) 서비스가 구동되는 체인입니다. 여기에 각종 레이어2 블록체인과도 연결돼 있어 이더리움의 변화는 다른 코인들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더밀크가 국내외 암호화폐 트레이딩 전문가와 애널리스트에게 머지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각 암호화폐 가격에 미칠 영향을 물어봤습니다.
더머지가 끝이 아니다
그럼 머지로 이더리움 업데이트 이벤트는 끝난 걸까요? 아직은 아닙니다. 이더리움이 본격 PoS로 가동되게 됐지만, 아직은 높은 수수료와 느린 속도라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그럼 이건 어떻게 해결할까요? 머지 이후 이더리움은 서지(Surge, 급증), 버지(Verge, 경계), 퍼지(Purge, 제거), 스플러지(Splurge, 탕진)이라는 네 단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중 머지와 함께 중요한 과정으로 꼽히는 ‘서지’가 꼽힙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이벤트죠.
서지에서는 기본 레이어1 블록체인에 레이어2 확장 솔루션인 샤딩, 지케이 롤업(zk-Roll up)이라는 기술을 덧대는 작업을 합니다. 더밀크가 머지가 불러오는 변화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 머지 이후의 단계들을 정리했습니다.
‘이더리움 PoW에서 PoS로 전환 중’…무슨 뜻?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로 전환한다는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이 말을 알려면 먼저 블록체인 거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이뤄지는 트랜잭션(거래)은 일반 금융거래처럼 중앙은행이 관할하지 않습니다. 중앙 서버가 없죠. 이 대신 블록체인 데이터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개인용 컴퓨터, 즉 노드(Node)들이 보관합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거래는 각각의 노드들이 블록에 기록한 데이터가 위변조되지 않은 원본인지 아닌지 서로 확인하고 합의(Consensus)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노드들에게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블록을 생성한 대가로 코인을 줍니다.
이때 이 합의 과정과 노드(채굴자 혹은 검증인) 선정 방식을 ‘합의알고리즘’이라고 하고, 작업증명(PoW), 지분증명(PoS)은 대표적인 합의알고리즘 종류입니다.더밀크가 PoW와 PoS 등 어려운 블록체인 용어들을 풀어봤습니다.
암호화폐 산업의 초창기를 관찰하고 기록해오고 있는 저는 ‘아, 내가 역사를 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는데요, 어제가 딱 그런 하루였습니다. 테라 사건 이후로 마음을 졸인 것은 오랜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머지 업데이트에서 PPT가 열리지 않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아직 이더리움의 수수료와 속도 문제는 해결 중에 있습니다. 그간 이더리움의 약점을 파고들어 성장한 솔라나, 바이낸스체인, 아발란체 등 레이어1 프로젝트들은 이더리움이 PoS로 완전 전환하기 전에 더 많은 댑(Dapp, 탈중앙앱)과 사용자를 끌어들일 전략을 펼칠 것입니다. 이더리움 속도와 수수료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폴리곤 등 레이어2도 독자적 체인을 만드는 등 경쟁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더리움의 향후 행보에 따라 비트코인과의 역학관계도 변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언제나 1위였지만 최근 이더리움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이더리움 1위설이 솔솔 나오는 중입니다.
암호화폐 투자 시장은 주말 없이 24시간 굴러갑니다. 단순 계산해도 주식시장보다 4배 이상 많이 움직입니다. 혹자는 너무 빠르다고 불평하지만, 혹자는 역전할 기회가 많다고 평합니다. 더밀크는 시장의 수많은 노이즈 속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선별해 전달하겠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더밀크 김세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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