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창업자 샘 알트만 축출... 오픈AI에 무슨 일이?
오픈AI 이사회 “샘 알트만, 솔직하지 못해... 이사회 수행 능력 저해”
임시 CEO에 미라 무라티 CTO... “임시 CEO 맡을 충분한 자격 있다”
샘 알트만 “함께 일해서 좋았다”… 지배구조 관련 실수 저질렀나
그렉 브록만도 사임... “발표 직전 통보” 안전성 관련 이견에 충돌 관측
오픈AI, 독특한 구조 재조명... 효과적 이타주의 연관?
챗GPT(ChatGPT) 개발사 오픈AI(OpenAI)의 설립자 샘 알트만이 CEO 자리에서 쫓겨났다.
오픈AI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각) 현 CEO인 샘 알트만의 사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후임 임시 CEO로는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미라 무라티(Mira Murati)가 내정됐다.
오픈AI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그가 일관되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판단, 이사회 수행 능력을 저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가 오픈AI를 계속 이끌게 둘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사회는 “알트만의 사임은 이사회의 신중한 검토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후임 CEO를 찾기 위한 검색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사회는 이어 “오픈AI는 AGI(범용인공지능)로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준다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사회는 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오픈AI의 설립과 성장에 기여한 샘 알트만의 공헌에는 감사하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사회는 또 “미라 무라티는 회사의 연구, 제품, 안전 부서를 이끌고 있는 리더로서 임시 CEO를 맡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며 “그녀가 전환기에 오픈AI를 잘 끌어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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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알트만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추후 계획 밝힐 것”
오픈AI는 2015년 샘 알트만, 그렉 브록만(Greg Brockman),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등에 의해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재정적으로 설립을 지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오픈AI는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투자가 필요해지자 산하에 영리법인인 오픈AI 글로벌(OpenAI Global, LLC)를 설립했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와 결별 후 지난 7월 별도의 AI 회사 ‘xAI’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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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멤버는 총 여섯 명이다. 샘 알트만 전 CEO, 그렉 브록만 사장(president),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수석 과학자는 사내이사이며 쿠오라(Quora)의 CEO인 애덤 디엔젤로(Adam D’Angelo), 기술 기업가 타샤 매카울리(Tasha McCauley), 조지타운대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Helen Toner)는 사외이사다.
이번 이사회의 결정으로 그렉 브록만 역시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샘 알트만 오픈AI 창업자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오픈AI에서 일했던 시간을 사랑한다. 나 자신을, 그리고 세상 역시 조금이나마 변화시킨 시간이었다”며 “무엇보다도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 계획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의 언급으로 미뤄볼 때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샘 알트만은 오픈AI를 완전히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렉 브록만도 사임 “충격과 슬픔”... 에릭 슈미트, 샘 알트만 지지
AI 업계는 샘 알트만의 갑작스러운 해고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불과 10일 전인 6일 진행된 오픈AI 데브데이에서 그가 기조연설을 맡아 행사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현재 샘 알트만의 축출 이유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샘 알트만이 오픈AI의 비전에 어긋나는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가 별도로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시작하려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샘 알트만이 AI 칩 설계, 하드웨어 제조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오픈AI CEO로서의 역할과 그의 이런 움직임이 이해상충을 일으켰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편 샘 알트만을 지지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회장은 X에 올린 글에서 “샘 알트만은 내 영웅이다. 무일푼으로 시작한 회사를 900억달러 가치로 키웠고, 세상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우리 모두를 위해 한 모든 일에 감사한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역시 “샘 알트만은 이 시대 최고의 창업가 중 한 명이다. 업계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며 샘 알트만을 두둔했다.
이날 오픈AI의 창업자 중 한 명인 그렉 브록만이 이사회 발표 후 “그만두겠다”고 밝히자 내부 권력 다툼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브록만은 “8년 전 내 아파트에서 오픈AI를 시작한 이래로 우리가 이룩한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인류에 혜택을 줄 ‘안전한 AGI’라는 미션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쿠데타? 적대적 인수합병?... 일리야 수츠케버가 주도
업계에서는 AGI를 둘러싼 이견이 내부 권력 다툼의 불씨가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츠케버 진영과, 빠른 속도 및 성능을 강조한 샘 알트만 진영이 충돌했고, 샘 알트만이 밀려났을 것이란 추측이다. 오픈AI는 이사회 발표 후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전 직원 회의(all hands meeting)를 열었다.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한 전 직원 회의(all hands meeting) 녹취록에 따르면 최소 두 명의 직원이 수츠케버 공동창업자에게 “샘 알트만의 해임이 쿠데타인지, 아니면 적대적 인수합병인지 알려달라”고 물었고, 수츠케버는 “쿠데타라고 불러도 된다”고 답했다.
알트만이 안전 문제를 희생하면서까지 챗GPT 상용화를 위해 너무 서두르고 있다고 판단, 수츠케버가 과감한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츠케버는 과거부터 AGI의 위험성을 수차례 언급해 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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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발표 5시간 후인 오후 8시 42분에 그렉 브록만이 공개한 글에 따르면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은 이사회 발표 직전에 샘 알트만의 해임 사실을 전달받았다.
샘 알트만과 그렉 브록만을 제외한 이사회 멤버 네 명(수츠케버와 사외이사 3인)이 샘 알트만의 축출을 결정한 것으로, 수츠케버가 이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픈AI, 독특한 구조 재조명... 효과적 이타주의 연관?
오픈AI의 독특한 지배구조도 재차 주목받고 있다. 회사 블로그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오픈AI를 지배하는 이사회는 비영리법인의 이사회이며 “각 이사는 공익을 추구를 위한 AGI 사명 달성을 위해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영리법인(OpenAI Global, LLC)의 수익 창출과 분배는 허용되지만, 이 사명에 따라야 한다. 주요 수혜자는 오픈AI 투자자가 아닌 인류”라고 못박았다.
오픈AI 영리법인에 약 110억달러(14조3000억원)를 투자한 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오픈AI의 경영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다. 투자에 따른 수익 상한도 투자금의 100배로 고정, 이를 초과할 수 없도록 돼있다. CEO였던 샘 알트만 역시 비영리법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사회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통제권을 유지할 방법이 없었다.
샘 알트만의 축출을 의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사회 멤버 타샤 맥컬리, 헬렌 토너가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운동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타당한 근거에 기반해 이타주의를 실현한다는 사회운동으로 지속해서 AI의 안전한 연구·개발을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