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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0월 31일(현지시각) 오버나이트 레포 거래로 294억 달러를 시장에 투입했다. 202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자료를 보면 2020년 10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거의 제로였던 투입액이 하반기 들어 수직 상승했다.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연준이 개입했다는 건 시장이 스스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시중 유동성에 대한 무시할 수 없는 경색 징후로 볼 수 있는 이번 사태가 나타내는 시그널은 무엇일까?
크리스 정 2025.11.03 11:25 PDT
2025년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JP모건(JPM)을 필두로 대형 금융주들이 실적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번 실적은 고용시장의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재상승 사이에서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실제 JP모건의 실적 발표는 미국 경제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실적 자체는 더할 나위 없었다. 순이익은 14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5.07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투자은행 부문이 수수료가 16% 급증하고 트레이딩 수익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던진 한 문장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그는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그 뒤에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모두가 경계해야 하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결국 강력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다이먼의 경고에 더 무게를 두며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4%가 넘게 급락했다.다이먼이 말한 '바퀴벌레'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의 파산이었다. JP모건은 이 사건으로 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는 3분기에 추가 적립한 8억1000만 달러 대손충당금 중 가장 큰 원인이었다. 결과적으로 충당금 규모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대부분이 카드서비스 부문에 집중됐다. JP모건은 이를 대출 증가와 함께 "특정 거시경제 변수의 업데이트"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트라이컬러는 주로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중고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던 핀테크 기반 대출 플랫폼이었다. 빠른 성장과 기술력을 내세우며 고성장을 이뤘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급등, 유동성 고갈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차량 가격 상승과 보험료 및 이자 부담 증가, 실질 소득 정체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약화된 결과였다.다이먼은 이 사태를 "우리의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트라이컬러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또 다른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인 퍼스트 브랜즈 그룹의 최근 파산도 같은 범주에 넣으며 최근 자동차 대출 부문의 신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다이먼은 이 외에도 "비슷한 범주에 속하는 다른 사례들도 몇 개 더 봤다."고 밝히며 소비 신용 부문에 심각한 문제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크리스 정 2025.10.14 13:58 PDT
세계 금융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 확대때문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주요국의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AI 관련 주식 밸류에이션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머징마켓에서는 기업 부실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서도 기업 파산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제에 위험 징후가 동시에 깜빡이고 있다.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9일(현지시각) IMF와 세계은행의 가을 정례회의를 앞두고 진행한 연설에서 "현재 주식 밸류에이션이 25년 전 인터넷 열풍 당시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히며 "급격한 조정이 발생하면 금융 여건 긴축으로 세계 성장이 둔화되고, 특히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번 경고가 의미 있는 이유는 2000년 10월과 비교해도 훨씬 직설적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2000년 당시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불균형이 "무질서하게 풀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러나 몇 달 뒤 시장은 급락했고 연준은 긴급 0.5%포인트의 급격한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했다.문제는 이런 경고가 IMF에서만 나온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외에도 영란은행은 "급격한 시장 조정" 위험을 공식 경고했고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들도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호주중앙은행도 이달 시장 취약성을 지적했다. ECB는 한 달 전 정책회의에서 "갑작스럽고 급격한 가격 조정" 가능성을 논의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 9월 시장이 "고평가 상태"라고 언급했다.
크리스 정 2025.10.13 10:07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