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각)은 팀 쿡(Tim Cook)이 스티브 잡스(Steve Jobs) 타계 후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지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과연 쿡이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혁명을 개척한 선각자인 잡스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가득했는데요. 10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과거보다 더 발전한 팀 쿡표 거대 기술회사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로빈후드 산하 경제뉴스 플랫폼 스낵스(Sancks)는 10년 전과 현재의 애플을 비교분석했는데요. 먼저 2011년 아이폰 판매량은 7200만대인 반면 2021년에는 2억4000만~2억5000만대의 아이폰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앱스토어 수는 2011년보다 4배 증가한 200만개에 달합니다. 2011년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SII였고 아이폰4는 4위에 올랐는데요. 올해는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아이폰입니다. 시가총액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2011년 3370억달러의 시총을 기록, 엑손(Exxon)을 제치고 지구에서 가장 가치있는 회사에 오른 애플은 오늘날 무려 2조5000억달러로 여전히 전세계 1위 시총을 달리고 있습니다.👉팀 쿡이 애플에서 세운 가장 혁혁한 공로는 애플을 '시스템'이 지배하고 예측가능한 회사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 시대의 애플은 '시대의 인물'인 잡스의 개인기에 의존하고 철저히 비밀주의 회사였다면 팀 쿡은 개인보다 '시스템'과 '문화'가 지배하고 제품과 서비스 출시를 예측 가능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1년의 애플은 아이튠즈와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만 했다면 2021년의 애플은 스트리밍, 피트니스, 게임, 서비스 번들까지 애플의 먹거리 생태계가 확대됐습니다. 여전히 애플은 아이폰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독주를 이어가면서도 인접 시장을 개척한 것을 쿡 CEO의 경영능력이라는 평가입니다. 또 애플은 페이스ID부터 앱추적 투명성 기능, 아동 포르노 금지조치까지 개인정보 보호 부문에서도 선두가 됐습니다. 애플이 유난히 뛰어나기도 했지만 테크 기업들이 전체 산업의 중심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10년전인 2011년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의 1~5위는 엑손모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쉐브론, 버크셔해서웨이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장 가치있는 상위 5개 회사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까지 모두 테크 기업입니다. 잡스가 빅테크의 태동기를 만들었다면 쿡 CEO는 빅테크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온 주연배우 정도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제 빅테크들은 엄청난 규모와 권력으로 규제당국의 칼 끝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 빅테크들이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지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