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크 기업들의 해고 바람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타, 트위터는 물론, 아마존도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는데요. 아마존은 내년에도 많은 인력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사실 미국 국적의 엔지니어는 빅테크에서 해고되더라도 다른 중소 업체로 이직할 가능성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들인데요. 만약 미국에서 취업비자(H1-B)를 발급받은 엔지니어들이 이번 해고로 인해 미국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이민국(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s)의 데이터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리프트, 메타, 세일즈포스, 스트라이프, 트위터 등의 테크 기업들은 지난 3년 동안 최소 4만 5000명의 H-1B 비자를 통해 인력을 충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규모 감원으로 인해 해당 비자를 소유한 직원들이 대거 퇴사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메타와 트위터 등 두 회사에서만 350명의 이민자 직원들이 해고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비자를 소유한 근로자들은 60일 이내 새로운 직장을 찾고, 새로운 회사로부터 비자 스폰서를 받지 못하면 미국을 떠나야만 합니다. 수십만 달러 고연봉을 받던 근로자들이 이번 해고 사태로 인해 한 순간에 추방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60일 카운트다운 시작 개인적으로도 미국에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H-1B 비자를 발급받은 기억이 있는데요. 추첨제이기 때문에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6년 안에 영주권을 취득해야만 미국에서 신분의 제약 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주권 취득 역시 취업한 회사의 스폰서를 통해서만 가능한데요. 그만큼 미국에서 일자리를 얻고 정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자를 적절한 시기에 취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미국 국적의 직원을 채용하는 것보다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를 고용하는 것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실리콘밸리의 한 한국인 엔지니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비자 문제가 언급됐었는데요. 이 엔지니어는 "빅테크에서 해고된 엔지니어들 중 미국인 출신들은 후한 퇴직금을 받고, 비슷한 혹은 더 많은 연봉을 받고 다른 테크 기업으로 이직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비자에 묶인 이민자 출신 엔지니어들은 살아남아도 많은 업무를 떠안아야 하는 것은 물론, 해고당하면 60일 이내에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블룸버그는 "H-1B를 소유한 많은 근로자들이 영주권 취득을 위해 수년간 미국에 거주해왔다"며 "경쟁이 치열한 노동시장에서 수 천명의 다른 기술 분야 종사자들과 함께 미친 듯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연말 연휴 기간 늦은 채용 프로세스도 이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