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공지능(AI)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전병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겸 초거대 AI 개발 플랫폼 ‘프렌들리AI(FriendliAI)’ 대표는 “생성 AI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며 “인간에게 기존보다 10배 이상의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다고 본다면 상당히 큰 혁명”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지난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컴퓨터연구소에서 더밀크와 만나 “미국에는 생성 AI를 다루는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한국은 뤼튼(wrtn), 스캐터랩(ScatterLab) 정도를 제하고는 아직은 생성 AI에 포커스한 회사가 별로 없다”며 “어떤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 등장할 지는 알 수 없지만, 관심있게 보는 분야는 서비스 내용이 틀려도 큰 지장이 없는 곳, 즉 ‘즐거움’과 관련된 일을 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챗GPT와 같은 생성 AI가 거짓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구조적 특징에 기인한다. 전 교수는 “소셜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게임 산업을 관통하는 흐름은 꼭 사실이 아니어도 되고 틀려도 괜찮은 분야라는 것”이라며 “이런 계통의 산업군에서 생성 AI 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판 재스퍼(Jasper)로 작문을 도와주는 뤼튼이나 챗봇 ‘이루다’를 만든 스캐터랩 모두 소위 ‘팩트체크’에서 자유로운 기업이다. 전 교수는 서울대와 스탠포드대, UC버클리에서 전자공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인텔,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업을 거쳐 2013년부터 교편을 잡았다. 2021년에는 초거대 AI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프렌들리AI를 창업했다. 한국과 미국, 학계, 산업계를 두루 경험했다. 그는 현재 불고 있는 챗GPT 열풍에 대해 “알파고는 바둑이라는 특정 게임을 하는 AI였을 뿐이었다. 기존 AI 챗봇은 대중이 만족할만한 대화를 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챗GPT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만족할만한 대화를 제공하고 대중들에게 쉽게 접근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 교수는 생성 AI가 모든 걸 해결해주는 만능열쇠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높은 컴퓨팅 비용과 AI가 생성한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 윤리 문제 등 다양한 한계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비용 감축을 위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적 노력이 이어지고 저작권과 윤리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 생성AI 시장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간 생성 AI 경쟁에 대해서는 “ 챗GPT가 MS 오피스와 결합해 사용되기 시작하면 막대한 사용자 데이터가 모이고 더 좋은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서는 MS가 가장 앞서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병곤 교수와의 일문일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