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 일하라… 로레알·레딧·삼성·LG, 구글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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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4.21 00:22 PDT
AI와 함께 일하라… 로레알·레딧·삼성·LG, 구글 선택한 이유
구글 제미나이 모델이 적용된 삼성전자의 스마트 홈 로봇 ‘볼리(Ballie)’ (출처 : 삼성전자)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구글, 글로벌·한국 기업, AI 적용 사례 소개
개발자 400만 명 이상, 제미나이 활용해 AI 애플리케이션 개발 중
버텍스 AI의 사용량, 지난해 20배 급증… 로레알, 마케팅에 활용
삼성전자, LG, 카카오, 야놀자 등 한국 기업도 적극 도입

“최고의 기업, 정부, 연구자, 스타트업은 이미 구글의 AI 솔루션으로 업무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매트 레너 구글 클라우드 글로벌 영업 총괄은 “AI는 이제 어디에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생산성, 창의성을 높이는 것부터 실질적인 비즈니스 혁신 및 영향력 제공에 이르기까지 AI가 많은 기업의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글 클라우드에 따르면 현재 400만 명 이상의 개발자가 구글의 가장 발전된 AI 모델 제품군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Imagen), 동영상 생성 모델 비오(Veo) 등 다양한 자체 AI 모델 도입에 따라 구글 클라우드의 AI 모델, 앱 개발·배포 플랫폼 ‘버텍스 AI(Vertex AI)’의 사용량은 지난해 20배 급증했으며 구글 워크스페이스(지메일, 캘린더, 드라이브, 미트 등을 묶은 업무 협업 도구)는 매월 20억 건 이상 AI 기능을 제공 중이다.

4월 9일부터 11일(현지시각) 진행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Google Cloud Next 25)’ 행사를 통해 공유된 글로벌·한국 기업의 AI 활용 사례 중 참고할 만한 내용 12개를 골라 정리했다.  

①로레알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은 IT 컨퍼런스 CES 2024의 기조연설에 참여할 정도로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제품 및 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로레알에 따르면 로레알 내부 차세대 AI 뷰티 콘텐츠 연구소 ‘CREAITECH’에서 구글의 이미지 생성 모델 이마젠3(Imagen 3), 비디오 생성 모델 비오2(Veo 2), 제미나이 멀티모달 모델을 사용 중이다.   

AI 모델을 활용, 로레알 마케팅팀의 창작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 강화 및 고유 이미지 생성에도 활용한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충실하기 위해 광고 목적으로 사람 이미지를 생성하지 않는 것이 CREAITECH의 유일한 규칙이다. 

저작권 보호 및 침해 방지에 활용할 수 있는 ‘신스ID’ 기능이 탑재돼 있다는 점도 구글 AI 모델의 장점이다. 토마스 알베스 마차도 로레알 생성형 AI 글로벌 콘텐츠 디렉터는 “AI 기술을 사용하면 마케팅 팀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며 “아이디어 구체화, 새로운 콘셉트 및 스토리보드 생성, 다양한 환경에서의 제품 팩 이미지 테스트 등에 활용,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L’Oréal, Google)

②인튜이트

인튜이트(Intuit)는 미국 1위 세금 신고 앱 ‘터보택스(TurboTax)’로 유명한 기술 기업이다. 인튜이트에 따르면 2024년 4월 진행된 2023년 과세 연도 세금 신고에 생성형 AI 운영 체제 ‘젠OS(GenOS)’를 도입한 결과 4400만 건의 세금 신고와 1070억달러(약 152조4000억원)의 미국 세금 환급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 

인튜이트는 올해 세금 신고 시즌에는 가장 일반적인 미국 세금 양식 10종에 ‘던포유(done-for-you)’라는 AI 기반 세금 신고서 자동 작성 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구글 클라우드의 ‘다큐먼트 AI(Doc AI, 문서 AI)’ 기술과 제미나이 모델을 젠OS에 통합했다고 밝혔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세금 신고 절차를 간편하게 만들어 사용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알렉스 벌라즈 인튜이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구글 Doc AI, 제미나이 기술과 인튜이트의 AI, 데이터, 세무 분야 전문성을 결합해 획기적인 업무 처리 경험을 대규모로 제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③도이치뱅크

도이치뱅크는 투자, 금융 분야에서 어떻게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자사 금융 애널리스트가 리서치 보고서 및 메모를 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AI 기반 리서치 도구 ‘DB 루미나(Lumina)’를 개발한 것이다. 몇 시간 또는 며칠이 걸리던 작업을 단 몇 분 만에 완료할 수 있어 역동적인 시장에 대응하기 좋다는 게 도이치뱅크 측 설명이다. DB 루미나는 규제가 엄격한 금융 분야에서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요건을 준수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크리스티안 제빙(Christian Sewing) 도이치뱅크 CEO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진정한 돌파구를 찾았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의 모든 프로세스에 생성형 AI를 통합, 고객의 기대치를 충족하면서 직원들도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고 했다. 

④시애틀 어린이 병원

의료 분야는 생성형 AI 기술 적용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미국 10위권 어린이 병원인 ‘시애틀 어린이 병원(Seattle Children’s Hospital)’은 앞장서서 이런 변화를 이끄는 병원이다. 시애틀 어린이 병원은 구글 클라우드와 협력해 AI 기반 에이전트(agent, 대리인)인 ‘패스웨이 어시스턴트(Pathway Assistant)’를 임상의에게 제공하고 있다. 

간단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갖춘 패스웨이 어시스턴트는 텍스트, 이미지, 최신 의학 문헌 등 이 병원이 구축한 ‘임상 표준 경로(CSW)’ 정보를 빠르게 종합해 의료진이 정확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고품질 정보 기반의 똑똑한 AI 진단 도우미가 의사를 돕는 것이다. 

클라라 린 시애틀 어린이 병원 부사장 겸 최고 의료 정보 책임자(CMIO)는 “의사의 의사 결정을 개선할 수 있는 최첨단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는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다. CSW를 최대한 활용, 환자에게 최고 품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출처 : Papa John’s)

⑤파파존스

피자 프랜차이즈 파파존스는 고객 주문 처리, 개인화된 마케팅 등 다양한 영역에서 걸쳐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 

구글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빅쿼리(BigQuery), 버텍스 AI(Vertex AI), 제미나이 모델을 활용해 앱에서 고객의 주문을 예측하는 도구, 향상된 로열티 프로그램, 보다 개인화된 마케팅 제안 기능 등을 구축했다. 고객의 주문 처리를 돕기 위한 AI 기반 챗봇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드 페네고어 파파존스 CEO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단순히 주문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맞춤형 추천과 제안을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⑥레딧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은 지난해 말 AI 기반 검색 기능인 ‘레딧 앤서즈(Reddit Answers)’를 출시한 바 있다. 레딧의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 버텍스 AI 플랫폼과 구글 제미나이 모델 기반으로 구축한 기능이다.

팔리 바트(Pali Bhat) 레딧 최고 제품 책임자(CPO)는 이번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5 기조연설 영상에 등장해 “우리는 AI로 구동되지만, 레딧 내 모든 실제 대화에 기반한 고유한 검색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레딧의 기존 게시물에 기반한 강력한 AI를 제공함으로써 자체적으로 실제 사람들의 생각을 더 많이 보여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⑦삼성전자

이번 클라우드 넥스트 25에서 삼성전자는 구글 클라우드와의 파트너십 확장을 발표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 홈 로봇 ‘볼리(Ballie)’에 제미나이 모델을 적용한다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볼리는 롤링 및 로빙 프로젝터, 카메라, 스마트 스피커 기능을 갖췄고, 제미나이 모델 및 구글 AI 기능까지 탑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거나 문자 메시지 답변을 대신 보내주는 식이다.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조명 조절, TV 조작 등 스마트홈 허브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구글 검색 기반의 그라운딩 기술을 사용, 신뢰할 수 있는 맞춤형 조언도 제공할 수 있다.

김용재 삼성전자 VD사업부(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은 “삼성과 구글 클라우드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가정에서 AI의 역할을 재정의했다”며 “제미나이의 강력한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과 볼리 및 삼성 AI 기능을 결합함으로써 개인화된 AI 동반자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했다. 

⑧카카오 & 카카오헬스케어

카카오는 이번 클라우드 넥스트 25에서 ‘잭스(JAX, 구글이 만든 딥러닝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생성형 AI 모델 구축 및 서비스’를 주제로 구글 클라우드의 TPU(텐서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활용, 머신러닝 연구 성능을 최적화한 사례를 소개했다. 카카오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카나나(Kanana)’도 구글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고 배포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더 빠르고, 스마트한 헬스케어: 에이전트 워크플로 및 최신 데이터 플랫폼 수용’을 주제로 헬스케어 기술 및 관련 AI 에이전트 구현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기술 전문 기업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홍락 LG AI 연구원 CSAI(최고AI과학자, 오른쪽)가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세션에서 LG AI 연구원이 개발한 LLM ‘엑사원(EXAON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⑨LG AI 연구원

LG AI 연구원은 ‘AI 하이퍼컴퓨팅 기반 LG AI연구원 엑사원(EXAONE) 생성형 AI 모델 및 경험 구축’이라는 주제로 구글 클라우드의 AI 하이퍼컴퓨터 및 인프라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기업용 에이전트 AI도 개발 소식도 공유했다. 엑사원의 생성형 AI 모델 학습과 운영은 구글 클라우드에서 이뤄진다.

이홍락 LG AI 연구원 CSAI는 “엑사원의 목표는 AI 기술로 더 높은 수준의 전문 능력을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것”이라며 “AI와 인간의 협업으로 놀라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⑩스튜디오리얼라이브

SM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리얼라이브(Studio Realive)는 전 세계 K팝 팬에게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컨셉 시각화 작업, 영상 프로토타입을 구축을 위해 구글 딥마인드 및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 구글의 동영상 생성 모델인 ‘비오2’ 베타 버전을 시범 도입했다. 

⑪위버스컴퍼니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HYBE)의 플랫폼 담당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는 제미나이 기능을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빅쿼리로 완전 이전하는 작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했다. 빅쿼리 머신러닝(BQML)과 제미나이의 AI 기능으로 분석의 차원을 높이고 있다.

(왼쪽부터) 장정식 야놀자클라우드 CTO,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 이준영 야놀자그룹 CTO 겸 기술 총괄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현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⑫야놀자

야놀자는 구글 클라우드와 데이터 기반 AI 파트너십을 체결해 ‘여행업 특화 AI’를 위한 기술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AI 최적화 인프라와 제미나이 등 구글의 생성형 AI 기술을 결합해 여행 AI를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야놀자 서비스에 구글 클라우드 생성형 AI 기술인 ‘그라운딩(grounding, 모델 출력을 확인 가능한 정보 소스에 연결하는 기능)’을 결합, 정보의 출처를 연결한 신뢰성 있는 여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 AI 에이전트를 야놀자의 자체 여행 데이터와 연동, 서비스 사용자에게 초개인화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여행 사업자에게는 고객 서비스의 자동화 및 효율화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준영 야놀자그룹 기술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이제는 개념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와 기업에 연동돼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지기성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구글 클라우드는 고객의 유연성과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개방형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과 상호운용성을 제공한다”며 “지금은 AI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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