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가득했던 테슬라 기가팩토리... 제조업 미래가 보였다
[뷰스레터 플러스]
[단독] 테슬라 오스틴 기가팩토리 가보니...
●美서 베트남산 '반값 전기차' 나왔다
●BYD와 GM의 테슬라 추격전
안녕하세요. 뷰스레터 독자 여러분.
미 텍사스주 오스틴을 아십니까?
텍사스주는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백인 중심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죠. 그런데 오스틴만큼은 다릅니다. 테크 기업들이 몰려 있고, 젊은 프로페셔널들이 밀집하면서 다채로운 색깔을 내고 있습니다.
이 도시를 더욱 힙(Hip)하게 만드는 요인이 또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입니다. 오스틴은 테슬라의 새로운 본사가 들어선 곳입니다. 지난해부터 거대한 기가팩토리에서 모델 Y를 생산 중입니다.
저는 지난 11일~16일 직접 오스틴에 다녀왔습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를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스틴-버그스톰 국제공항에서 차로 12분쯤 달리니 오른편으로 ‘테슬라 로드(Tesla Road)’가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45번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기가팩토리의 거대한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일반 완성차 제조시설과는 달리, 창문이 사방에 둘러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창문 틈 사이로 무엇인가가 보였습니다. 포장이 뜯기지도 않은 로봇 팔이었습니다. 테슬라의 생산 공정에 들어가는 ‘쿠카(KUKA) 로봇’이었습니다. 족히 수십 대에서 수백 대는 될 정도의 로봇 팔이 기가팩토리의 긴 창문 틈 사이로 쭈욱 늘어서 있었습니다.
“혁신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오스틴 기가팩토리는 일론 머스크가 꿈꾸는 테슬라의 ‘제조 혁신’을 이뤄낼 핵심 거점입니다. 이달 초 테슬라는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생산 과정에서의 단가를 낮추기 위한 ‘혁신’을 언급했습니다. 그 장소가 바로 오스틴 기가팩토리였죠.
테슬라 제조 혁신의 중심에는 ‘로봇’이 있습니다. 기가텍사스에서 확인한 로봇은 테슬라의 로봇 활용이 단순히 일부를 자동화하는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단서입니다.
머스크가 머릿속에 그리는 기가팩토리는 ‘기계를 만드는 기계(Machine)’, 공장이 곧 로봇이되는 그림이고 이 구상을 실현하는 현장이었습니다.
테슬라 오스틴 기가팩토리 가보니...
눈으로 확인한 오스틴 기가팩토리는 어땠을까요. 세련된 공장 모습을 기대했지만, 그야말로 '공사판' 이었습니다. 바닥에는 흙먼지가 날리고 있었고, 공사가 다 마무리되지 않은 듯 트럭과 공사 차량이 쉴 새 없이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공장 맞은편 주차장에 충전시설과 함께 출고된 테슬라가 주차 돼 있었습니다. ‘모델 Y’ 였습니다. 그런데 기존 완성차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수백, 수천 대의 차량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것과는 다른 초라한(?) 모습이었는데요. EV업계가 공통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느린 생산속도와 공급망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습니다.
로봇을 생산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생산속도와 인력난.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인사문제 등등. 이 모든 것에 질려버린 머스크가 EV를 만드는 로봇으로 가득한 기가팩토리를 만들려는 것이었습니다. 제조혁신 거점이 된 오스틴 기가팩토리에서는 어떤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었을까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모델 Y’에 대한 단서도 기사에 담았습니다.
美서 베트남산 '반값 전기차' 나왔다
반값 전기차.
이달 초 테슬라 투자자의 날에서 대중과 업계의 이목은 ‘반값 전기차’에 쏠렸습니다. 2023년이 머스크가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한 그 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날 투자자의 날에서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대신 생산 공정 혁신이 내용을 채웠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기업이 미국에서 ‘반값 전기차’를 먼저 내놨습니다. 이름도 생소한 빈페스트(VinFast)입니다. 심지어 이 회사는 베트남 기업입니다.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빈(Vin)그룹 계열사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2년간 가전 테크 전시회 CES에서 이 회사의 전기차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결국 지난 3일 캘리포니아 지역에 45대의 SUV ‘VF8’을 고객에게 인도했습니다.
가격이 시장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미국 내 첫 EV 고객들의 리스 가격을 월 599달러에서 399달러로 인하했습니다. 필라테스를 배우거나 좀 비싼 월 체육관 이용료를 내고 EV를 타는 셈입니다. 빈페스트의 미국 진출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중국이 미국과의 기술패권 전쟁으로 한발 뒤로 물러선 틈을 타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서 ‘반값 전기차’를 선보였다는 점입니다. 같은 조건에 서 있는 우리 현대차그룹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의미일 텐데요. 빈페스트의 미국 진출 전략 확인해 보세요.
BYD와 GM의 테슬라 추격전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분야 선두 주자이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죠. 그런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비야디(BYD)라는 중국 회사에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점유율은 2020년 15%에서 지난해 10%까지 추락했습니다.
경쟁은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미국에서도 테슬라를 잡기 위한 완성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주력인 모델 Y 경쟁 부문 차종에서부터 사이버트럭 등 상용차 분야에서도 경쟁이 불붙고 있습니다. 테슬라를 쫓고 있는 강력한 경쟁사는 어디였을까요. 테슬라가 중국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요?
테슬라는 결국 업계 최고 수준의 두 자릿수 마진을 유지하면서 (머스크가 공언한 반값 테슬라) 2만 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세상에 내놓을 것이다.
테슬라의 ‘반값 전기차’에 대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평가입니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EV전환을 모색하고 있죠. 모두가 테슬라를 뛰어넘겠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대량생산 체제와 수익성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실제 포드는 올해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30억달러의 적자를 예상한다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밝혔는데요. 전기차를 만들 때마다 손해가 난다는 의미입니다. 테슬라 역시 생산단가를 낮추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델 3의 생산비용과 복잡성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는 작은 전기차를 만들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있다.”
일론 머스크의 말입니다. EV 대중화의 일등공신인 머스크는 지금까지 불가능한 일에 도전해 왔고, 그 일을 실현했죠.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혁신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목표 달성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머스크는 또 그 일을 해낼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한 머스크의 기가팩토리가 확신을 갖게 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번 오스틴 출장길에서 최초로 일론 머스크가 구상하고 있는 ‘머스크 유토피아’도 현장 취재했는데요. 더밀크닷컴과 뷰스레터를 통해 ‘머스크 유토피아’ 소식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애틀랜타에서
더밀크 권순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