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변곡점 왔나..."집값 더 떨어진다" 우세
끝없이 상승하던 미국 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CNBC는 모기지데이터 분석 회사인 블랙나이트(Black Knight)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달 미국의 주택 가격이 전월인 6월보다 0.77% 하락했다고 전했다. 블랙나이트 조사에서 미국의 집값이 전월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0.77% 하락은 지난 2011년 1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또 7월 기록만 보면 1991년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월 집값이 올해만큼 떨어졌던 시기는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7월 집값이 전월 대비로는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2021년 7월과 비교해서는14.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과거 연간 가격 상승률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CNBC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집값 상승세는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하기 전인 올해 첫 5개월 동안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주택 가격은 자녀들의 방학기간인 여름 시즌에 이사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 6월과 7월 사이에 평균 0.4% 상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미국 주택가격은 대공황 기간에도 시장의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해 3월부터 5월까지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집값 하락은 7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이뤄졌다. 주택시장 성수기로 꼽히는 7월 집값이 전월보다 떨어진 것이 이례적인 상황이라는 의미다. 지역별로 팬데믹 기간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일부 지역의 집값은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는 최근 몇 달 동안 집값이 10% 급락했다. 이어 시애틀(-7.7%), 샌프란시스코(-7.4%), 샌디에이고(-5.6%), 로스앤젤레스(-4.3), 덴버(-4.2%) 등의 집값 하락폭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집값이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모기지 이자율이 급등 때문이다. 모기지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올해 초 3%대를 기록했으나 지난 6월 6%를 넘어섰다. 현재는 5.55%대를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의 주택 구입 능력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집을 사려면 20%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나머지를 30년 고정 모기지를 대출받는다는 가정하에 평균 가계소득의 32.7%를 지불해야 한다. 이는 팬데믹에 막 진입했을 당시인 2020년 초보다 약 13% 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대공황 전후보다도 높은 것으로 지난 25년 평균은 23.5%였다. 앤디 월든 엔터프라이즈 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7월 데이터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중요한 변곡점에 이르렀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중립적인 계절로 이동하면서 추가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