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경유차 아웃!' GM, 2035년까지 생산중단 선언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네럴모터스(GM)가 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지 않고 배출가스 제로 차량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GM은 14년 내로 모든 가솔린·디젤 승용차, 트럭, SUV 생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GM의 2040년 탄소중립화 목표의 일부로 자동차 업계 중에서는 가장 야심찬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 2030년까지 미국 공장 등 시설에서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2035년까지는 전 세계 모든 GM 시설에서 재생 에너지를 쓰기로 했다. 이는 애초 제시했던 목표에서 5년 앞당겨진 것이다. 한편 GM은 비영리 환경보호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와 협력해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고 전기차로 바꾸도록 운전자들을 설득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이같은 발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 연방 소유의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린지 하루 만에 나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전 세계 정부·기업들과 함께 더 안전하고, 푸르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동참해 우리 산업과 경제 전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GM은 이달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 기조연설에서도 전기차 전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바 있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270억달러를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 30여 종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긴 하지만 여전히 신차 판매의 3% 수준에 그친다. 전기차는 차량에 동력을 공급하는 배터리와 연료 전지를 장착해야 해 내연기관 차량보다 생산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완만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제조업체 다임러는 2022년까지 각 모델의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폴크스바겐은 2030년까지 각 모델의 전기 버전을 약속했다. 전기차는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틈새시장에 불과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 세계 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GM도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완성차 업계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 정부기관의 관용차를 미국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GM 주가는 이같은 발표 직후 4%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 사이에 전기차가 미래를 대표하고 자동차 산업을 장악할 것이며 반면 전기차로 전환을 하지 않는 기업은 부진할 것이란 공감대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는 "GM과 같은 대형 완성차업체가 구체적인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하면서 지난 1세기 이상 세계 경제를 지탱해온 화석 연료로부터 실질적으로 벗어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프레드 크룹(Fred Krupp) EDF 회장은 "과거 GM과 우리는 어떤 부분에서는 의견차이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늘 GM의 결정은) 미국에서 새로운 날이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운송수단의 전기화, 과학 기반의 기후발전, 공평하게 공유된 경제적 기회를 달성하기 위한 진지한 협력이 우리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날"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