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의 미래도 AI에 달렸다... 성공 브랜드의 공통 DNA는?
K 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낸 전문가가 있다. 골드하우스 벤처스의 다니엘 서 파트너. 서 파트너는 지난달 28일 GS타워에서 스탠포드 이노베이션 & 디자인 연구센터 (SCIDR)가 주최한 스탠포드 소비자 심포지엄에서 한국과 미국 브랜딩 전략의 근본적 차이를 분석했다. 서 파트너는 "K뷰티 제품이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린다면 미국에선 한국의 전략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스토리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의 진단은 단순한 마케팅 기법의 차이를 넘어, 두 사회의 문화적 DNA와 시장 구조의 본질적 차이에서 비롯된다.한국 뷰티 브랜드들의 강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사진, 영상, 스타일링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비주얼 퀄리티를 자랑한다. 젠틀몬스터의 아트 필름 같은 광고나 아모레퍼시픽의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을 보면, 한국 브랜드들이 얼마나 뛰어난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완벽한 비주얼로도 미국 시장에서는 한계에 부딪힐까?다니엘 서 파트너는 이를 시장 구조의 근본적 차이로 설명한다. 미국은 완전히 다른 게임 룰을 가지고 있다.서 파트너는 "미국은 거대한 단일 시장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시장들의 집합체다. 3억 3000 명이지만 인종, 종교, 문화적 배경이 천차만별이다. 한 집단에게 통하는 메시지가 다른 집단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런 차이는 브랜딩 접근법의 근본적 차이를 만든다. 한국에서는 '제품 우선, 디자인 우선, 대중성 추구'가 효과적이지만, 미국에서는 '스토리 우선, 커뮤니티 우선, 초니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신뢰를 얻는 방법부터 다르다가장 흥미로운 차이점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신뢰하는 방식이다. 다니엘 서 파트너는 K뷰티 브랜드 멜릭서(melixir)를 모범 사례로 꼽았다. 멜릭서는 한국과 미국 웹사이트를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한국 사이트는 제품의 기능과 약속을 앞세운다. "2018년 한국 최초 비건 스킨케어, 멜릭서"라는 헤드라인 아래 구체적인 제품 정보가 이어진다. "고품질 제품주의 원칙", "안심성 피부를 위한 처방", "지속 가능한 요소 사용" 같은 기능적 약속들이 나열된다. 제품 사진과 함께 "이것이 우리 제품이고, 이런 효과를 줄 것"이라는 직접적 메시지다.미국 사이트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한다. 창립자의 개인적 스토리부터 시작한다. 왜 이런 브랜드를 만들었는지 부터 시작한다. "한국에서 자란 저는 아플 때 할머니와 함께 녹차를 우려 마시며 치료받았고, 녹차로 팩을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음식과 약이 같은 뿌리를 가진다고 믿죠"라는 따뜻한 개인사가 먼저 나온다. 제품보다 사람이, 기능보다 동기가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