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가 또다시 8% 선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지수가 전달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물가 상승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 행보도 이어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8.2% 올랐다. 1년 전 100달러였던 상품이 현재 108.20달러에 판매된다는 의미다. 이는 전월 8.3% 보다는 소폭 낮은 수치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8.1% 보다는 0.1% 포인트 상회하는 기록이다. 근원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 가격과 에너지 가격을 뺀 근원물가는 지난 198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CNBC는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9월 CPI 증가율이 전월의 8.3%보다 소폭 감소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러 소비자 범주에서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밍 마 콜럼비아대 경영학과 조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가 여전히 매우 높은 속도로 오르고 있다"며 "모든 분야에 걸쳐 가격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9월 CPI 지수를 항목별로 살펴봤다.물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연준의 또 다른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이 나올 가능성은 99%에 달한다.전문가들의 예상도 이와 비슷하다. 하인혁 웨스턴캐롤라이나대학 교수(경제학)는 이날 더밀크와의 통화에서 "시기적으로 연준의 액션이 늦었다. 인상 폭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이 중요했는데, 연준이 초반 대응을 잘못한 것이 현 인플레 급등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그는 "연준이 아주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명분이 생겼다. 1% 까지는 아니겠지만, 2회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마이클 달다 MKM 파트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7개월 동안 정책 금리는 300bp 상승했다. 그리고 실제 3월 이후 하락하고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400bp 상승했다"며 "이는 1980년대 초반 매우 깊고 긴 불황에 빠진 이후 단기 금리가 가장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긴축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줄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은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겠지만, 노동시장도 함께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경기침체 우려와 관련, 하 교수는 "공식적인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마이너스 성장 추세로 볼 때 이미 리세션이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펀더먼털 측면이 흔들리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연착륙은 힘들겠지만, 얕은 수준에서 침체가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예측했다.하 교수는 한국 경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한국은 더 문제다. 외환위기라고 부르기는 섣부르지만 계속 이자율을 인상하면서 따라갈 수밖에 없다"라며 "기업과 가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한국이 정치적인 이슈에 경제 문제가 덮여있는 것 같다"며 "심각하게 경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