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풋 없다"...물가 안정 우선시하며 매파적 신호 강화
미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미중 무역 갈등이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및 고용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월가에 새로운 변동성을 불러일으켰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주식시장은 급락세를 재개한 반면 국채와 금 같은 안전자산은 강세로 전환했다.파월 의장은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연준이 시장 진정을 위해 개입하는 이른바 '연준 풋(Fed put)'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그는 "트럼프 정책의 영향에 대해 너무 많은 의문이 존재한다"며 "우리는 아직 그 영향을 알 수 없고 그것을 알기 전까지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파월 발언 이후 S&P500 지수는 2.2% 하락하고 다우지수는 700포인트가 넘게 무너졌다. 특히 백악관이 엔비디아의 대중국 칩 수출에 신규 제한을 부과하면서 기술주가 직격탄을 맞아 나스닥 100 지수는 3.0% 급락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약 5bp 하락한 4.28%를 기록했다.앞서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 베스 해맥도 파월과 유사한 입장을 취하며 관세 영향에 대한 더 많은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갔다.미 정부는 지난 월요일 엔비디아에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무기한 동안" 라이센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엔비디아는 회사가 현 분기 H20 칩의 재고 및 규제와 관련해 55억 달러 규모의 상각을 경고하며 7% 가까이 폭락했다. 유럽의 또 다른 반도체 업체인 ASML도 예상보다 저조한 주문량을 보고해 시장 우려가 가중됐다. 변동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몰렸고, 금 가격은 온스당 3,34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위스 프랑은 강세를 보인 반면, 심화되는 무역 긴장으로 기축통화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한편 3월 미국 소매판매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1.4%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전 자동차부터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선구매하는 '사재기' 지출 행진에 나선 결과로 인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