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시장 7%대 고금리에도 멀티오퍼-가격상승, 왜?
미국 조지아주 스와니시에 거주해 온 크리스타, 마이크 부부는 최근 살던 집을 매각했다. 6년 전 새로 짓는 주택단지에 40만 달러대의 가격에 단독주택을 매입한 부부가 집을 판 가격은 89만 5000달러. 수년 새 미국의 집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두 배 이상 가격이 뛴 것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집을 시장에 내놓자마자 여러 구매자들이 오퍼를 제시하면서 이틀 만에 매각이 이뤄졌다. 고등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둔 부부는 집을 목돈을 챙기게 됐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정작 자신들이 살아야 할 새로운 집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크리스타는 "원하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큰 딸이 다니는 고등학교 근처의 작은 집을 찾아서 이주해야 할 것 같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의 집값이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3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하면서 팬데믹 기간 중 급격하게 오른 주택가격이 다소 진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S&P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작년 7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집값은 올해 2월 들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작년 7월부터 올 1월까지 미국의 중간 주택가격은 2.5% 하락했다.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기존 주택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한 40만 6700달러를 기록했다. 모기지 데이터 및 기술 회사인 블랙나이트에 따르면 8월 전국 50대 도시 중 30개 지역의 집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이런 가격 반등세는 역대급 모기지 이자율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22일(현재시간) 국책은행 프레디맥이 조사한 30년 고정금리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연 7.19%까지 올랐다. 3년 전 2.90%와 비교해 4.29%나 오른 것이다. 반면 주택가격은 지난 6월 기준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월 대비 46%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상승세가 고금리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른 미 주택시장 회복세에 대해 WSJ은 "지난해 모기지 금리가 급등한 후 많은 주택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주거용 부동산 침체가 더 짧고 얕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