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이 '메이드 인 USA' 정책을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주력 노동자의 세대 교체도 급격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중소기업의 미국 진출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를 점검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안착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보상 문제가 해결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애틀랜타 총영사관(총영사 박윤주)과 미 한미 동남부 상공회의소(회장 김재천), 라그란지 드룹 카운티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차세대 인력 개발 포럼(The Next Generation Workforce Development Forum)'이 지난 9일(현지시간) 기아조지아공장 인근의 기아 트레이닝센터에서 개최됐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노동법 전문가 조나단 마틴 파트너(콘스탄지 브룩스, 스미스 앤드 프로펫 법무법인)는 미국의 인사관리 문화와 최근 트렌드 변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국의 달라진 HR 환경에 대해 언급했다. 마틴 파트너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아마존, 스타벅스, 켈로그, 존디어와 같은 대기업들에서 노조 결성이 잇따르고 있고, 새로운 기술의 출현, 노동법, 인력 수급 등 거시적인 노동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많은 기업에서 노조 결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집계한 현황에 따르면 1965년 이후 미국의 노동조합 승인율이 68%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상반기 중 관련 청원이 전년대비 5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주목할만한 점은 노조 설립을 위해 움직인 세대가 주로 20대였다는 점이다. 마틴 파트너는 "스타벅스와 아마존 모두 노조 건립을 움직인 이들은 20대였다"며 "행동주의 문화에서 자란 세대임을 감안할 때 이해가 간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도 한국 기업들의 '소통 부재'는 심각한 상황이다. 마틴 파트너는 조지아주 서부와 동부 앨라배마 지역의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대한 실사 결과를 인용, "감사 대상이었던 기업의 상당수가 '임시 고용직'을 채용하고 었었다"라고 설명했다. 대개 전체 직원의 38~53%가 임시직원이었으며, 대다수는 히스패닉계\다. 한국 기업들이 겪는 소통의 부재는 리더십과 관리자, 생산라인 근무자가 각각 따로 구성 돼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리더십은 한국말을 사용하고, 중간 관리자는 영어를 쓰는 미국인들이 대다수다. 여기에 생산라인 근무자는 히스패닉계가 많다. 마틴 파트너는 "동시에 3개 언어를 거쳐 소통하다 보니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 히스패닉계 직원들의 회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도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된다. 그는 "히스패닉계 직원이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개설된 TN 비자를 통해 '엔지니어'로 고용됐지만, 정작 생산 라인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한다"며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 긴 시간을 일하면서 차별을 받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은 유사한 소송의 대상이 될만한 한국 기업들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마틴 파트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니저와 직원 간의 '동상이몽'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급여, 개인사에 대한 회사의 공감, 성과에 대한 칭찬, 좋은 근무여건, 근로자에 대한 신뢰, 성장의 기회, 고용 안정성 등 사측을 향한 조합의 요구는 한결같기 때문. 다만 이런 요구들 중 매니저와 직원이 바라는 것이 달랐다. 실제 700명의 여러 산업군에 있는 매니저를 대상으로 10가지 항목을 놓고 설문조사 결과, 관리직급에 있는 슈퍼바이저들은 직원들에 대한 우선순위 4가지를 좋은 임금, 직업 안정성, 승진과 성장의 기회, 그리고 좋은 근무 환경으로 꼽았다. 반면 3만 400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같은 10개 항목에 대한 우선순위를 묻자 결과는 크게 달랐다. 직원들은 성과 달성에 대한 회사와 관리자들의 감사(Appreciation), 소속감(Feeling 'in' on things), 개인적으로 겪는 어려운 상황에 대한 공감적인 도움(Sympathetic help), 그리고 고용 안정 등 4가지를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마틴 파트너는 이런 결과를 근거로 "기업은 신중하고 사려 깊은 고용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이 공감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