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거나 사라지거나"... 대전환 시대의 생존 전략 '피봇'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의 항구도시 사바나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첫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HMGMA)의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약 76억달러가 투입된 이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85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집니다. 조지아주 역대 최대규모의 경제 개발 사업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기술과 자동차 뿐 아니라 관계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과 함께 만들어갈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성조기가 가운데 걸린 현장 연출은 단순한 준공식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시점도 절묘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지난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 규모의 매머드급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며칠 안에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마침 준공식이 열린 26일 백악관은 아예 "미국 밖에서 만드는 자동차에 대해 예외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관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과연 그것만이었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EV 전동화가 한창이었던 바이든 정권 당시, 현대차그룹은 사바나 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현지에서는 "미국이 등에 칼을 꽂은 기분"이라는 반응도 나왔죠. 이후 현대차 그룹은 EV 캐즘에 따른 전략 변화와 함께 공장 완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 시장을 잡으려면 현지 생산 밖에 다른 방도는 없다고 느꼈을 겁니다. 바이든 정부로부터 배운 학습효과입니다.현재 미국 판매량은 170만대. 70만대 수준인 미국 내 생산 규모를 향후 120만대까지 끌어올리면서 현지화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관세나 지역주의 등 거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길은 현지화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취임과 함께 시작된 관세전쟁. 관세 장벽으로 인한 거시경제 변화. AI 등장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까지. 이 모든 변화들이 맞물린 가운데 진행된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저는 지난 CES2025에서 무료로 받은 게리 샤피로 CTA CEO겸 부회장의 저서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피봇 하거나 죽거나(Pivot or Die).